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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 바둑 황제' 대국 결과는 아무도 예상 못 한 '3패' 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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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에서 흑이 백에 주는 덤을 6집반으로 규정한 것은 무승부를 막기 위해서다.
반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반집을 계가에 적용해 무승부가 되는 결과를 봉쇄한 것이다.
그런데도 바둑에는 무승부가 존재한다.
'3패 혹은 4패'와 '장생' 등이 발생하면 승부를 가릴 수 없다.
맞물려 있는 흑백 간에 패가 3개 이상 발생하면 서로 돌아가면서 따내기 때문에 더 이상 진행을 할 수 없다.
장생은 서로 맞물린 흑백이 2점씩 따내는 모양인데 이 또한 계속 반복되면서 진행이 안 된다.
이런 희귀한 무승부가 한국을 대표하는 '신구 바둑황제' 대결에서 발생했다.
1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판교 K바둑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47기 SG배 명인전 8강에서는 57개월째 한국 랭킹 1위를 지키는 신진서(24) 9단과 '살아있는 전설' 이창호(49) 9단이 맞붙었다.
이창호 9단은 신진서가 최근 발간한 에세이에서도 밝혔을 만큼 존경하는 프로기사다.
현재 객관적인 실력은 자타 공인 세계 최강자인 신진서가 당연히 앞서지만 둘의 만남 자체로 화제를 모았다.
그런데 대국 결과 예상치 못한 판정이 내려졌다.
신진서가 인공지능(AI) 예상 승률로 90%가량 앞선 상황에서 207수 만에 좌상귀에서 '3패'가 발생해 무승부가 선언된 것이다.
이 대국은 규정에 따라 각자 남은 시간에서 곧바로 재대국에 들어갔다.
이창호는 1분 초읽기 1회, 신진서는 1분 초읽기 3회를 사용하며 재대국을 벌인 결과 신진서가 103수 만에 불계승했다.
통산 상대 전적은 신진서가 3승 1무 1패로 앞섰다.
대국 후 신진서는 첫판에서 '3패빅'이 난 상황에 대해 "처음에는 당연히 그냥 패인 줄 알았는데, 조이다 보니까 그런 모양(3패)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굉장히 존경하는 사범님과 두 판까지 대국하면서 좀 많이 배운 것 같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이창호 9단은 "둘 때는 잘 몰랐는데 계속 두다 보니까 3패빅 비슷한 모양인 것 같았다"라고 밝혔다.
이 9단은 신진서에 대해서는 "워낙 세계 대회에서 잘해주고 있어서 뿌듯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격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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