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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영웅' 유남규-기대주 유예린 '부녀 세계 제패'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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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예린이가 결승에서 이기고 우승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중국과 준결승에서 혼자 2승을 올리고 최선을 다했으니 오늘 하루는 우승 기쁨을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충분히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25일(한국시간) 스웨덴의 헬싱보리에서 열린 2024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서 한국 여자주니어 대표팀 선수들이 대만을 3-1로 꺾고 우승하는 장면을 인터넷 중계로 지켜본 유남규(56) 한국거래소 감독은 누구보다 우승 기쁨이 특별했다.
여자주니어 대표팀 멤버로 출전한 딸 예린(16)의 경기를 마음 졸이며 지켜봤기 때문이다.
예린은 첫 단식에서 대만의 예위티안에 1-3(4-11 11-9 9-11 7-11)으로 패했다.
세트 스코어 1-1로 맞선 3세트에 4-0, 8-6으로 앞서고도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공격 범실이 나오면서 결국 9-11로 세트를 내줘 1단식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유 감독은 "3세트에서 리드를 잡고도 이기고 싶은 마음에 소극적인 플레이를 하다 보니 상대 선수의 기세가 살아나고, 오히려 범실이 많이 나왔던 것 같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 우승의 디딤돌이 된 중국과의 준결승 3-2 승리에서는 유예린의 활약이 눈부셨다.
유예린은 톱시드를 받은 세계 최강 중국을 맞아 1단식에서 친위시안에게 3-2 역전승을 거두며 첫 단추를 잘 끼웠다.
이어 게임 스코어 2-2에서 나선 최종 5단식에서도 올해 아시아선수권 챔피언 종게만을 3-1(11-9 2-11 11-8 11-9)로 돌려세우며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은 중국전 승리의 여세를 몰아 결승에서 대만을 3-1로 꺾고 이 대회 출전 사상 첫 우승 쾌거를 이룰 수 있었다.
유예린이 세계청소년선수권에서 우승하면서 유남규 감독과 '부녀(父女) 세계대회 우승'을 완성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남자단식 금메달리스트인 유 감독은 세계선수권에서 한 차례 우승했다.
1989년 도르트문트 대회에서 '탁구여왕'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과 혼합복식에서 호흡을 맞춰 우승을 일궜다.
유 감독은 남북단일팀 멤버로 출전한 1991년 지바 대회에서는 단체전 8강에서 스웨덴에 덜미를 잡혔고, 현정화 감독을 앞세운 여자 단일팀이 중국을 꺾고 우승했다.
현정화 감독은 1993년 예테보리 세계선수권에서 여자단식 정상에 오르는 역사를 썼다.
유 감독은 한국 대표팀으로는 세계선수권 단체전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딸 예린이 단체전 세계 제패 꿈을 대신 이뤄준 셈이 됐다.
유 감독은 "예린에게 '경기에서 져봐야 이기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면서 "부담감을 덜고 대신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하면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대회 우승이 예린이가 '유남규의 딸'이 아닌 '선수 유예린'으로 홀로 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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