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포츠/연예

'카지노' 최민식 "인간의 다중성 표현…서양 누아르 흉내 안 내"

페이지 정보

작성자 NEWS
연예 댓글 0건 작성일 23-03-24 12:15

본문

배우 최민식 (사진 출처: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 연합뉴스)
배우 최민식 (사진 출처: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 연합뉴스)

배우 최민식이 디즈니+ 드라마 '카지노'에서 배 나온 옆집 아저씨 같지만, 두둑한 배짱 하나로 필리핀 카지노 업계를 접수하는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2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만난 최민식은 인터뷰 내내 '카지노'에서 연기한 차무식처럼 사람 좋아 보이는 너털웃음을 지으면서도 작품 이야기에는 베테랑 연기자의 내공이 느껴지는 묵직한 대답을 내놨다.

지난 22일 마지막 회가 공개된 '카지노'는 필리핀에서 카지노 왕이 된 남자 차무식의 연대기를 그린다.

차무식은 늦은 밤 돈을 갚으라며 총까지 들고 집에 찾아온 이들 앞에서 전혀 위축되지 않고 "너 나 감당할 수 있겠냐"라고 역으로 몰아세우고, 자신이 모시는 민회장이 우사장에게 봉변당하자 우사장에게 달려가 묵직한 경고를 날리고는 우사장이 내민 양주 1병을 원샷으로 마셔버린다.

최민식은 이런 비범해 보이는 차무식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할 때 의외로 '평범함'에 포인트를 뒀다고 했다.

그는 "선과 악의 경계를 명확하게 구분 짓지 않았다. 평범한 사람도 악행을 저지를 수 있다"며 "인간 내면에 욕망을 좇다 보니 그런 부류의 사람을 만나고 그렇게 늪에 빠지듯 흘러갔다고 생각했다. 인간의 다중성이 표현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 차무식은 고문, 살인교사 등의 중범죄를 저지르는데도 겉보기에는 신사적이고 의리도 강해 보인다. 심각한 상황도 대수롭지 않게 척척 해결하는 데다 호방한 성격도 호감을 산다. 고함을 치거나 화려한 액션을 내세우지 않지만 잔잔하게 카리스마를 폭발시킨다.

상대방을 협박할 때는 나긋나긋한 말투로 살살 어르고 달래지만, 내뱉는 말들은 순간 사람을 얼어붙게 할 만큼 살벌하다. "내가 너한테 허락받아야 해요?", "그럼 싸가지 있게 부탁을 하셔야지" 등 존댓말과 반말을 섞어 쓰는 '반존대'와 공손한 막말을 툭툭 내뱉으면서 상대방의 기를 확 죽인다.

최민식은 "차무식은 본인을 비즈니스맨으로 생각하는데 이름 그대로 '무식'한 놈이다"라며 "거래할 때도 아주 논리적이고 합법적으로 원하는 것을 얻는 게 아니라 무식하게 밀어붙이지만, 자기 나름대로 비즈니스맨이라고 생각하니 감정을 최대한 절제할 것이라는 설정을 입혀봤다"고 말했다.

최민식은 무엇보다 '카지노'는 연출자와 배우들이 시험공부 하듯이 현장에서 머리를 맞대고 함께 만들어낸 작품이라는 점에서 애착이 크다고 했다. 필리핀 촬영 현장은 연일 회의의 연속이었다고 전했다.

마지막 회에서 차무식이 시든 빨간 꽃을 꽃병에 꽂는 장면도 최민식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졌다. 극초반에 나온 '화무십일홍'(열흘 붉은 꽃은 없음)이란 대사처럼 차무식의 마지막을 암시하는 장면이다.

최민식은 결국 믿었던 이에게 배신당해 죽음을 맞는 차무식의 결말에 대해 "우리 집사람부터 '왜 죽냐'고 엄청나게 항의했다"며 "욕망으로 치닫던 사람의 결말이니 꽃잎이 떨어지듯 차무식이 퇴장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 화무십일홍이란걸 뻔히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게 바로 사람의 욕망이란 게 느껴진 결말이라 좋다"고 말했다.

차무식이 죽기 직전 바닷가에 가서 생각에 잠겨 눈물을 흘린 장면도 명장면으로 꼽힌다. 최민식은 이 장면에 대해 "그동안의 회한이 밀려온 거다. 절대 권력을 행사하며 기고만장하게 살았던 사람의 어쩔 수 없는 나약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사랑과 이별'(1997) 이후 오랜만에 도전한 드라마 촬영은 어땠을까. 최민식은 드라마는 영화와 달리 촬영 분량이 많은 데다 비용 문제 등으로 제작 기간이 짧을 수밖에 없는 해외 촬영의 특수성 때문에 아쉬움도 남는다고 했다. 게다가 필리핀 출국 직전 코로나19에 걸려 후유증을 겪으며 더위 속에서 촬영하다 보니 힘에 부쳤다고 했다.

최민식은 "상상도 못 할 분량을 하루에 찍었다. 1차적으로 아쉬운 건 나다. 연기를 보니 '내가 너무 힘겨워했구나'라고 느껴졌다"며 "서사도 너무 많이 부딪쳐서 좀 더 다이어트를 해야 했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가 과욕을 부린 것도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해외에서 '카지노'가 호평받은 데 대해서는 "한가지 자부하는 건 서양의 누아르를 흉내 내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총을 쏴도 순식간에 쏘고, 총격전 같은 건 하지 않는다. 원래 사고는 순식간에 나지 않나. 이런 면에서 외국 사람들도 리얼리티가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민식은 '카지노'를 계기로 OTT 시대로 들어서면서 바뀐 시청 형태 등을 체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화인으로서 극장에 대한 애정도 숨김 없이 드러냈다.

그는 "팬데믹으로 플랫폼 형태가 자연스럽게 바뀌었다는 것을 느꼈다. 몰아보기 같이 영화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장점이 있다"며 "그래도 난 극장이 좋다. 이건(OTT는) 정지시키고 화장실에 갔다 오고, 재미없으면 꺼버린다. 극장은 돈도 아깝고 나가기가 쉽지 않다. 콘텐츠를 보겠다고 모인 사람들이 교감하는 극장 냄새가 좋다"며 웃었다.

1989년 드라마 '야망의 세월'로 데뷔한 최민식은 올해로 연기 인생 35년 차다. 누구나 인정하는 한국을 대표하는 '대배우'지만, 그에게도 여전히 배우로서 욕망이 있다고 했다.

최민식은 "아직도 욕심이 많다. 로맨스, 중년의 멜로를 하고 싶다"며 "젊은 남녀의 상큼한 사랑도 있지만, 어떤 중년들의 사그라지는 사랑. 절제해서 더 짠하고 아픈 그런 어른스러운 것들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너무 자극적인 이야기가 많다. 찔러 죽이고 쏴 죽이는 이런 것은 지겹다. 서로를 포용하고 아픔을 보듬어주는 휴먼 스토리가 필요한 때다. 단편소설 같은 영화들이 활성화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Copyright ⓒ 달라스 코리안 라디오 www.dalkor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스포츠/연예 카테고리

스포츠/연예 목록
    세계적으로 화제 몰이를 한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의 김은숙 작가가 복수를 끝마친 학교폭력 피해자 문동은 캐릭터를 향해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김 작가는 29일 넷플릭스를 통해 '더 글로리' 흥행에 대한 소감을 밝히며 "사랑하는 동은아, 뚜벅뚜벅 여기까지…
    연예 2023-03-29 
    한국 수영의 아시안게임 사상 첫 단체전 금메달 꿈이 영글고 있다.한국 수영은 29일 오후 경북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KB금융 코리아 스위밍 챔피언십(2023 경영 국가대표 선발대회) 닷새째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또 한 번 희망을 키웠다.이미 세계 정상급 선수…
    스포츠 2023-03-29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정규리그 개막을 사흘 앞둔 29일 장정석 전 단장의 '뒷돈 요구' 파문이라는 날벼락을 맞았다.KIA는 29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포수 박동원(LG 트윈스)과의 협상 과정에서 '뒷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장정석…
    스포츠 2023-03-29 
    클린스만호가 출범 두 번째 경기에서 우루과이에 패해 첫 승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평가전에서 1-2로 졌다.전반 10분 만에 페데리코 발베르데의 코너킥에 이은 세바스티안 코…
    스포츠 2023-03-28 
    한화 이글스가 프로야구 시범경기를 2년 만에 1위로 마치고 올 시즌 기대감을 부풀렸다.한화는 2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방문 경기에서 경기 초반 대량 득점해 14-3으로 크게 이겼다.팀당 14경기씩 편성한 올해 시범경기에서 한화는 비 때문에…
    스포츠 2023-03-28 
    마약류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배우 유아인(37)이 2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과문을 올리고 "모든 질타와 법 심판을 달게 받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전날 약 12시간 동안 경찰 조사를 받고 귀가한 유아인은 "어제 경찰 조사 …
    연예 2023-03-28 
    홍콩 스타 량차오웨이(양조위·토니 렁·61)가 중국인 배우 최초로 베니스국제영화제 평생공로상을 수상한다.28일 더스탠더드 등 홍콩 언론에 따르면 베니스영화제 조직위는 성명을 통해 올해 8월 30일 개막하는 제80회 베니스영화제에서 량차오웨이와 이탈리아 영화감독 릴리아나…
    연예 2023-03-28 
    배우 최민식이 디즈니+ 드라마 '카지노'에서 배 나온 옆집 아저씨 같지만, 두둑한 배짱 하나로 필리핀 카지노 업계를 접수하는 카리스마를 뿜어냈다.2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만난 최민식은 인터뷰 내내 '카지노'에서 연기한 차무식처럼 사람 좋…
    연예 2023-03-24 
    명실상부 최고의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로 꼽히는 나이키는 40여년 전, 컨버스와 아디다스에 한참 뒤처지는 업계 후발주자였다.1984년 나이키 농구화 부서의 스카우터 소니(맷 데이먼 분)는 당시 한 번도 미국프로농구(NBA) 코트를 밟아본 적 없는 신인 선수 마이클 조던에…
    연예 2023-03-24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룬 뒤 새 사령탑과 함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 한국 축구 대표팀이 주장 손흥민(토트넘)의 '클린스만호 1호골'을 포함한 멀티 득점에도 남미 콜롬비아와 아쉽게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4일 오후 울…
    스포츠 2023-03-24 
    한국 피겨 여자 싱글의 간판으로 떠오른 이해인(17·세화여고)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피겨퀸' 김연아 이후 10년 만에 메달 사냥에 성공했다.이해인은 24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
    스포츠 2023-03-24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미성년자 대상 범법 행위를 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투수 서준원을 방출했다.롯데 구단은 23일 "서준원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범법행위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현재 검찰로 이관되었음을 확인했다"며 "이를 확인하…
    스포츠 2023-03-23 
    여자프로농구를 대표하는 포워드 김단비가 결국 아산 우리은행에 5년 만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안기며 자신이 '우리은행 왕조'의 마지막 퍼즐임을 증명했다.23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부산 BNK에 챔피언결정전 3승째를 거둔 아산 우리은행은 3연승으로 2022-2023시즌 왕좌…
    스포츠 2023-03-23 
    가족드라마 명맥을 잊고 있는 KBS 일일드라마가 이번에는 싱글대디의 부성애를 내세웠다.최지영 PD는 23일 온라인으로 열린 KBS 1TV 새 일일드라마 '금이야 옥이야' 제작발표회에서 "하나의 가족이 단단하게 뭉치고, 다른 가족과 함께 더 큰 울타리를 만들어가…
    연예 2023-03-23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23일 동부간선도로에서 오토바이를 탄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가수 정동원(16)을 불구속 입건했다.경찰에 따르면 정동원은 이날 오전 0시16분께 동부간선도로 성수 방향 군자교 인근에서 오토바이를 불법 주행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자동차 전용도로…
    연예 2023-03-23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