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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변신한 현빈 "몽골서 영하 40도에 촬영, '잘 왔다'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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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의 꽁꽁 언 호수에 도착했는데 그때 기온이 영하 40도였어요. 그 위에 덩그러니 누웠더니 몰입이 되기 시작하더라고요. '참 잘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하얼빈'으로 안중근 의사 역에 도전한 배우 현빈은 27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몽골 로케이션 촬영 당시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우민호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독립투사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추적과 의심을 그린 첩보 드라마로 다음 달 25일 극장에 걸린다.
현빈은 "안중근 의사의 상징성과 존재감이 큰 만큼 (연기에 대한) 압박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며 "촬영하는 동안 동작 하나, 대사 하나에 진심을 다해야겠다는 의지가 점점 커졌다"고 돌아봤다.
이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는) 거사를 치르기 전까지 그도 우리와 같은 한 인간으로서 고뇌, 좌절, 슬픔이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걸어가야 했던 신념과 의지가 표현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우 감독 역시 '하얼빈'은 그간 다른 영화와 드라마에서 조명한 '영웅 안중근'보다는 '인간 안중근'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웅) 이미지 너머에 안중근 장군이 느꼈을 두려움, 동지애에 중점을 뒀다"며 "광활한 땅과 대자연 속에서 피어난 장군의 마음이 숭고하게 가닿기를 바랐다"고 했다.
우 감독은 박정희 전 대통령 저격 사건을 다룬 영화 '남산의 부장들'(2020)을 끝내고 "다시는 시대극을 하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우연히 '하얼빈' 시나리오를 본 뒤 안중근 의사와 독립투사의 이야기에 마음이 움직여 연출을 맡게 됐다.
그는 "지금까지 제 작품 중에 가장 힘들 거라고 직감했지만, 각오하고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배우들과 제작진은 우리나라와 몽골, 라트비아 등을 오가며 험난한 촬영을 이어갔다. 해외에서는 인프라가 부족한 와중에 강추위와도 싸워야 했다.
우 감독은 그러나 "안중근 장군과 독립투사들 마음을 담는데, 우리 몸이 편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비교는 안 되겠지만, 조금이나마 그 노고를 느끼려면 우리도 힘들게 고생해야 했다"고 힘줘 말했다.
독립군 공부인 역의 전여빈은 "몽골 사막 한가운데서 느낄 수 있었던 감정이 있었다"며 "끝없이 펼쳐진 땅 위에서 오롯이 서 있는 인간이 느끼는 고독과 외로움이 잘 담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촬영지가 서울이었다면 끈끈한 동지애와 연대감을 느낄 수 있었을까 싶었다"며 "(로케이션 촬영 기간) 만주 벌판을 달린 독립군들의 마음을 떠올리게 됐다. 그들이 한 고생에 비하면 이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덧붙였다.
'하얼빈'에는 이 밖에도 안중근의 동지 우덕순 역의 박정민, 대한의군의 통역을 담당하는 김상현 역의 조우진, 독립운동가 최재형 역의 유재명, 일본 육군 소령 모리 다쓰오 역의 박훈, 안중근과 갈등을 빚는 동지 이창섭 역의 이동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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