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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주 한인인구 급증, 전국 2위 도약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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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 가정 중심으로 ‘더 나은 삶의 질’ 찾아 이주, 미국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 자리매김
2024년 아메리칸커뮤니티서베이(ACS) 최신 자료 분석 결과, 텍사스 한인사회가 미국 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한인 집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방 센서스국이 지난 9월 11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현재 텍사스 내 한인 인구는 14만4,971명으로, 전년 대비 11.4%라는 가파른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한인 인구 증가율(9.3%)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텍사스의 위상이 단순한 ‘이주지’에서 ‘성장 중심지’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가장 주목할 점은 텍사스와 전통적인 한인 밀집 지역인 뉴욕과의 격차가 불과 2,577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뉴욕주는 한인 인구가 14만7,548명으로 집계되며 여전히 2위를 지켰지만, 인구가 감소세(-4.27%)를 보인 반면 텍사스는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25년 현재 이미 텍사스가 뉴욕을 제치고 미국 내 한인 인구 2위 주로 올라섰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텍사스, 새로운 기회의 땅
텍사스 한인 인구가 급격히 늘어난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한다. 우선, 주 소득세가 없는데다 상대적으로 낮은 주거비와 생활비가 한인 가정의 안정적인 정착을 가능하게 했다.
텍사스 한인 세입자의 월세 중간값은 1,771달러로, 뉴욕(2,401달러)이나 뉴저지(2,461달러)에 비해 월등히 낮다. 중산층 가정을 중심으로 ‘더 나은 삶의 질’을 찾아 텍사스로 이동하는 흐름이 가속화된 것이다.
또한 달라스-포트워스, 휴스턴, 어스틴 등 주요 도시권은 미국 남부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IT, 에너지, 헬스케어, 물류 등 다양한 산업에서 새로운 일자리와 투자 기회가 창출되며, 젊은 세대 한인들이 취업과 창업을 위해 이곳에 모여들고 있다.
◈젊고 역동적인 한인사회
통계는 텍사스 한인사회의 또 다른 특징을 보여준다.
텍사스 한인 인구는 전국 평균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층이 두드러지며, 이로 인해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37.1세)과 뉴저지(39.3세)의 한인 중간 연령이 전국 평균(36.9세)보다 높아 고령화 현상이 뚜렷한 것과 달리, 텍사스는 2세·3세를 포함한 젊은 세대 중심의 인구 구성이 활발하다.
특히 교육과 직업적 기회를 잡아 이주해온 젊은 전문직 한인들과 유학생들이 지역 사회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달라스의 한 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이 모 씨는 “캘리포니아보다 학비와 생활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교육과 연구 환경은 뒤지지 않는다”며 “졸업 후에도 이곳에 남아 커리어를 쌓고 싶다”고 말했다.
이러한 젊은 세대의 유입은 단순히 인구 증가에 그치지 않고, 지역 사회 전반에 새로운 문화와 가치관을 불어넣고 있다. 영어와 한국어 모두에 능숙한 이들이 늘어나면서, 언어 장벽 문제 역시 다른 주들에 비해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 가구의 소득 수준을 살펴보면, 뉴욕과 뉴저지의 한인 가구당 중간소득(각각 10만9,193달러, 11만5,022달러)이 전국 평균을 웃도는 반면, 높은 생활비로 인해 실질적인 삶의 질 개선에는 한계가 있다.
반대로 텍사스는 가구당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더라도 주거비·생활비 부담이 적어, 정착 여건이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이는 특히 가족 단위 이주자와 신혼부부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하며, 한인 인구 증가의 견인차가 되고 있다.
◈정치·경제적 영향력 확대 가능성
한인 인구의 규모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 정치적·경제적 영향력과 직결된다. 텍사스가 뉴욕을 제치고 전국 2위 한인 거주 주가 될 경우, 한인사회가 향후 지역 정치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실제로 텍사스 내 한인 단체들은 이미 활발한 커뮤니티 활동을 전개하며 정치 참여를 늘려가고 있다. 최근에는 달라스와 휴스턴 지역에서 한인 출신 정치인의 선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주류 사회와의 협력도 강화되는 추세다. 경제적으로도 한인 투자자들과 기업들이 현지 경제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목소리를 키워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는 존재한다.
여전히 일부 1세대 이민자들 사이에서는 언어 장벽과 문화적 차이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뉴욕과 뉴저지가 언어 문제 비율에서 가장 높지만, 텍사스 역시 세대 간 단절을 막고 지역사회 통합을 위해 언어·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급격한 인구 증가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나 인프라 부족 문제도 주의 깊게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광진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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