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TN 칼럼

[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트레비스 호수 오아시스에서의 휴식

페이지 정보

작성자 DKNET
문학 댓글 0건 조회 2,688회 작성일 23-01-13 11:19

본문

뭔가를 시작하는 것보다 내려놓는 것이 무엇보다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26년간의 나의 작은 손안에서 떠나지 않았던 지휘봉을 내려놓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인 줄을 몰랐습니다. 

막상 마음을 정하고 이제 본연의 길로 들어가 그 동안 밀렸던 작품을 하나 둘 오선지에 써 내려갈 구상을 해보고 바쁜 시간을 쪼개어 글을 정성스럽게 원고지에 담으려는 계획들을 하고 나니 한편으론 커다란 위로가 되었지만, 그래도 수십 년을 같이해온 정들었던 일을 내려 놓는다는 것은 마치 금단 증세와 같이 나의 삶을 흔들어 놓고 있습니다.

저는 가끔 힘들 때에 아름다운 석양을 보기 위해서 가끔 석양이 텍사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주의 하나인 트레비스 호수(Lake Travis)에 있는 오아시스 레스토랑을 찾아갑니다. 

왜냐하면 거기에서 아름다운 석양과 물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곳에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위로의 기도가 나오고 흐트러져가는 구름 사이로 비쳐진 한 줄기의 빛 속에서 내일을 기약할 수 있는 희망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글거리는 하늘에 희망을 불었던 일출이 아름답다고 느꼈지만, 석양 또한 이렇게 아름다울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호수 저 멀리서 각자의 처소를 찾아 힘껏 노를 저어가는 카약 사이로 길게 드린 희망의 그림자는 진한 에스프레소 한 잔에 비쳐진 나의 소박한 소망이 거품이 아닌 진정한 향기임을 발견하게 됩니다. 

트레비스 호수는 어스틴(Austin) 다운타운에서 서쪽으로 15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아름다운 호수입니다. 

호수 주위로 지어진 아름다운 주택가와 요트, 그리고 여름이면 각종 수상스포츠의 메카가 되는 어스틴의 명소입니다. 특히 호수 동쪽 끝자락에 위치한 오아시스 레스토랑(Oasis Restaurant)은 2005년의 대 화재로 모든 것이 파괴되었던 아픈 기억을 딛고 새로이 일어선 어스틴의 명소로 어스틴의 아이콘이 되었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텍사스의 멋진 석양을 보기 위해 찾는 곳입니다. 

서쪽을 향한 복층 다선형 구조로 트레비스 호수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게 설계되어 있고, 형형색색의 파라솔들이 야외를 가득 메우고 있어 무엇보다도 카페분위기를 느끼게 해줍니다. 

특히 저녁으로 이어지는 석양의 아름다움이란 호숫가로 길게 드린 그림자와 파라솔의 조화, 그리고 언덕 위로 줄지어 놓여있는 고급 주택가와 어우러지는 특별한 텍사스의 석양은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게 됩니다. 

달라스에서 35번 하이웨이를 타고 어스틴 쪽으로 운전을 하여 라우드 락(Round Rock)을 지나자 마자 45번 도로를 만나게 됩니다. 

여기에서 오른쪽으로 45번 도로를 따라 15분 정도 운전을 하면 45번 도로가 620번 로컬로 바뀌고 10분 정도 서쪽으로 운전을 더하면 오른쪽으로Comanche Trail를 만나 오른쪽으로 조금만 운전을 하면 왼쪽으로 오아시스를 만나게 됩니다. 레스토랑 입구에 이색적인 동상과 조형물들이 장식되어 있고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Lakeview Winery도 있습니다. 레스토랑은 예약이 안되며, 음식은 20불대의 저렴한 멕시칸 음식이지만 이곳에서 만날 수 있는 트레비스 호수의 정경과 석양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풍경은 어스틴 최고의 절경이라고 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주말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기 때문에 좋은 자리에서 석양을 감상하고 싶다면, 주중 저녁을 선택하는 편이 좋을 듯싶습니다. 

 어떤 아름다운 영화의 한편보다도 실감나게 아름다운 저녁노을의 장편 드라마를 보고 있노라면, 돈 없이 가질 수 있는 소중한 자산들이 주위에 너무 많이 있음을 감사하게 됩니다. 

어둠을 헤치고 힘차게 떠오르는 이른 아침의 정열적인 태양도 아름답지만 온갖 사연을 뒤로 한 채로 황홀하고 신비하게 마무리하는 석양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됩니다. 그리고 석양은 구름을 만나야 붉은 노을이 곱게 빛나 보인다는 사실 속에서 지난 날 동안 수없이 만났던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게 됩니다.

 

오종찬

·작곡가

·KCCD원장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RSS
KTN 칼럼 목록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오늘은 어린이 간식으로 또는, 어른들은 술안주로 종종 찾게되는 별미 천하장사 소세지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우선 천하장사 소세지를 이야기 하기전에 옛날 분홍 소세지라는 큰 원통형의 소세지를 먼저 말씀드려야 할것 같습니다. 최초 이 옛날…
    문학 2023-02-10 
    창가너머로 잠시 정차한 긴 열차의 기적을 들으며 2023년 시작의 새로운 기대와 소박한 꿈을 창가에 새겨보고 있습니다. 하루를 시작할 때는 사랑으로 하고, 일주일을 시작할 때는 웃음으로 하며, 한 달을 시작할 때는 믿음, 일년을 시작할 때는 새로운 꿈을 생각하라는 정용…
    문학 2023-02-03 
    이곳 미국 경제 성장률이 2022년 4분기에 2.9%로 바로 전 3분기의 3.2%에서 소폭 내려 갔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예상치 2.6%를 넘어선 수치로 연준(미국중앙은행)이 희망 하는대로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공격적 긴축에도 경제가 완만히 둔화되면서 나름의 연착륙…
    회계 2023-02-03 
    모두가 아시다시피 칼슘은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되는 영양소 중 하나입니다. 많은 사람이 칼슘이 뼈를 구성하는 성분이며 뼈를 튼튼하게 하려면 칼슘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많이 먹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칼슘이 뼈를 건강하게 해주는 것 이외에도 아…
    리빙 2023-02-03 
    냉장고 문 스크린 앞에 서자 눈 덮인 산과 흐린 하늘이 열렸다. 모든 게 얼어버린 듯한 그곳에 희뿌연 구름이 한 방향을 고집하며 쉼 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을씨년스럽고 쓸쓸한 겨울 풍경이었다. 뭘 꺼내려 했는지도 잊은 채 한참을 바라보았다. 문득 조금 전 페이스북에서 …
    문학 2023-02-03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오늘의 주제는 ‘뉴질랜드 그린(초록)홍합’이란 상품입니다. 보통 중국집 짬뽕에 많이 들어가기도 합니다. 뉴질랜드 그린홍합은 마트 수산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상품입니다만 그 효능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이 있어서 이 자리를 통해 …
    문학 2023-02-03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모든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투자시점 판단이 중요하다. 투자자가 가장 고민하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투자 시점과 어떤 자산에 투자를 해야 하고, 투자한 자산의 매도는 언제 할 것이며, 또 다른 자산은 언제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을 아는 것이 투자자…
    부동산 2023-02-03 
    1986년 10월9일 영국 런던의 웨스트 엔드에서 초연하여 현재까지 롱런을 하고 있는 뮤지컬인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은 저가 가장 사랑하는 뮤지컬 ‘레미제라블’과 더불어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입니다. 런던의 웨스트 엔드를 시작으로…
    문학 2023-01-27 
    흔히 보험을 비 오는 날의 우산으로 비유한다. 갑자기 쏟아지는 비속에 우산이야 말로 정말 고마운 존재인 것처럼, 갑자기 당한 사고 보상 책임 앞에 보험이 바로 그런 것이라는 말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크든지 작든지  문제가 생기면 상대방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상대를 고…
    리빙 2023-01-27 
    “모든 소득에는 세금이 부과된다 “는 것이 세계 모든 국가의 조세원칙이다.반면 한편으로는 소득이 발생했는데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거나 다음으로 세금 내는 것을 유예할 수 있다면 누구나 그렇게 하고 싶어할 것이다.  미 조세원칙 1조에 예외가 있는데 이것이 연방세법 1…
    회계 2023-01-27 
    287프리웨이에서 내려 집으로 오는 길은 한적하다. 예전엔 농장 길이었던 듯 FM718 이란 사인이 붙어있는데, 이 길의 초입 왼쪽엔 인도사람이 운영하는 개스 스테이션이 하나 있고, 오른 쪽엔 최근에 지은 몇 층짜리 스토리지 빌딩이 위세당당하게 들어서있다. 아주 한가한…
    문학 2023-01-27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밥 위에 떡’이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좋은 일에 더욱 좋은 일이 겹침을 비유하는 말을 의미하는데요. 우리 조상들의 떡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습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떡은 명절이나 잔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먹거리였습니다. 특히 설날 아침…
    문학 2023-01-27 
    후~ 할머니라니. 요즘 나는 할머니 노릇 하느라 바쁘다. 엊그제는 고모할머니 어제는 이모할머니 오늘은 작은할머니다. 영원히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았는데 어느새 할머니 소리에 익숙해지고 말았다. 난 엄마 노릇도 제대로 못 하는 거 같아 ‘엄마’ 소리에도 어색해서 진정 엄…
    문학 2023-01-20 
    텍사스 주의 북서쪽으로 자리잡은 인구 20만의 카우보이 도시 아마릴로(Amarillo)는 콜로라도나 뉴멕시코를 자동차로 가려면 꼭 거쳐야 하는 도시입니다. 달라스에서 약 6시간 정도에 위치한 도시로 카우보이로 유명한 도시이며 72온즈 프리 스테이크로 유명한 레스토랑 ‘…
    문학 2023-01-20 
    이제 2022년도분 세무보고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즈음이다. 개인 세무보고 전자 접수는 오는 1월23일 월요일부터 시작된다. 이보다 며칠 빠르게 비즈니스 세무보고 전자 접수는 지난 목요일 1월 12일부터 시작 되었다. 새해부터 중국 정부의 빅테크 길들이는 것으로 …
    회계 2023-01-20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