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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데스크칼럼

한국 선거, 이긴 게 이긴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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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오피니언 댓글 0건 조회 2,745회 작성일 21-04-0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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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묵은 ‘그람시(Antonio Gramsci) 전략’ 파쇄가 답이다  

 

이번 4.7 서울 부산 보궐선거가 끝났다. 투표 마감 후 KBS 등 공중파 방송 3사의 출구 조사에 의하면 야당인 ‘국민의 힘’ 오세훈 박형준이 압도적 승리를 예견했다. 모르긴 해도 아마 본 개표가 끝나도 그 승패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이번 선거에서 정부 여당은 막강한 집권당 프레미엄을 가졌으면서도 당당한 정책 대결보다는 시종일관 흑색선전으로 야당 후보를 깎아 내리다가 자멸했다. 야당 후보에게 구태의연한 선전 선동으로 무슨 ‘내곡동 땅 셀프 보상’이 어쩌네, ‘생태탕’ 집엘 갔네 안 갔네, 백 바지에 흰색 ‘페라가모’ 신발을 신었네 안 신었네 등…서울 시정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헛소리로 천금 같은 시간을 다 까먹고 유권자들에게 전혀 어필되지 못한 채 완패하고 말았다. 

 

결국 이번 선거는 기획된 ‘촛불 난동’으로 어물쩡하게 나라를 거머쥔 현 정부 여당이 우리 국민들의 의식수준을 얼마나 깔보고 있었는지를 여실하게 알게 해주었다. 그들은 지금의 우리 국민의식을 마치 1950년대의 ‘고무신’ 민심처럼 얕보고 있었나 싶을 정도로 깔보았다. 용돈 좀 풀어주고  억지 네가티브 전술로 선전 선동하면 씨가 먹힐 줄 알았는지 착각한 것 같았다. 

 

그러나 사실 이제부터가 문제다. 야당이 이번 나라의 절반인 서울 부산 보궐 선거에 이겼다고 해서 섣불리 승리의 축제에 빠지면 안 될 것이다. 이번 선거의 승리가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대한 국민 분노에 힘입어 보수·우파가 정치권력을 되찾아 오는 실마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앞날은 산 넘어 산이다. 결코 보수 지향의·우파가 이 나라를 다시금 본 궤도에 올리게 됐다고 절대로 자만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왜냐하면 이번 선거는 말 그대로 보궐선거이고, 임기 또한 1년 남짓이기에 내년에는 또다시 좌파 권력에 탈환 당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들 좌파 주변에는 이른바 30년 전부터 구축된 ‘안토니오 그람시’ 식 ‘진지전’에 동원된 각종 사회단체 좌파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어, 그들의 무차별적인 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무슨 소리냐구? 요약하면 이렇다. ‘진지전’이란 1930년대에 활동한 이태리 공산당 창설자 안토니오 그람시(Antonio Gramsci)라는 인물이 제시한 전략으로 정치, 역사, 언론, 교육, 영화, 예술, 문학, 법조, 노동, 환경, 정치 등 각 분야에 진지(참호)를 구축하여 그 분야에서 상대를 제압하면 사회주의 혁명은 성공한다는 이론을 말한다. 따라서 노동단체, 교육기관, 사회·시민단체 등 사회권력의 이동이 수반하지 않은 정치권력만의 회복으로는 명실상부한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고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왜냐면 이들이 그리 쉽게 자기들이 꽂은 빨대를 다른 권력에 빼앗기려 하지 않을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잠깐만 눈여겨보면, 현재 문재인 정권 주변에 포진한 좌파단체 세력은 정치권력뿐 아니라 사회권력까지 거의 100% 장악하고 있다. 586운동권 일색인 청와대와 180석의 국회 등을 정치권력이라 한다면, 민노총, 전교조, 참여연대, 민변 등으로 대표되는 언필칭 ‘사회참여조직’이 권력화 되어 국가 기간 조직 밑바닥의 모든 분야를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현 정권을 탄생시키는 ‘촛불 사태’를 주도했고, 따라서 그들의 지원이 없었다면 문재인 정권은 탄생부터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들은 당시의 논공행상으로 그야말로 신나는 나날을 보냈는데…쉽게 그 단물 빨기를 포기하겠는가. 

 

뿐만 아니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들의 조직적 동원력은 대단했다고 한다. 정부가 예산을 주고 수장의 임명권을 쥔 단체들이 여기저기서 여당 후보를 지지하거나 현 시국의 정당성을 옹호하고 친북 . 탈미 등 좌파 이념을 전파하는 측면 지원 사격을 담당했다. 여당 후보들이 열세에 몰리면서 이들은 심지어 선거관리위원회까지 나서 여당에 유리한 해석으로 도와 주는가 하면, 여러 보조 기관이 총동원된 것을 보면서 사회권력의 존재와 위력이 대단히 막강하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밖에 없었다

 

원래 사회권력은 정치권력에 대립되는 개념이다. 정치권력을 견제하고 비판하는 것이 그 존재 이유다. 그것이 건전한 사회의 모습이지만, 그런데 지금 이 나라에서는 사회권력과 정치권력은 한통속이 되어버렸다. 지금 대한민국의 시민단체들에는 ‘시민’이 없고, 민주당과 민주노총엔 ‘민주’가 없다, 정의당과 윤미향의 정의연에는 ‘정의’가 없고, 여성 단체와 환경 단체, 인권 단체엔 ‘여성’ ‘환경’ ‘인권’이 없다고 한다. 따라서 이 사회권력을 본래의 자리로 되돌려놓지 않고는 진정한 정권교체가 이루어질 수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결국 선거에서 이겨도 우선 이 사회에 포진한 거머리 같은 ‘사회권력’의 병폐를 빠르게 털어내지 못하면 성공하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차제에 이제 대한민국 진짜 국민들은 그들 ‘사회권력’들이 빨대를 꽂게 만든 30년 묵은 ‘그람시 전략’을 반드시 파쇄시키고, 그 동안 물들었던 사이비 진보 좌파세력을 척결하는데 다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그리고 정말로 정치권력을 합리적으로 견제할 중도적 진지전을 재 설계함으로써 잃어버린 30년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 이는 단순히 좌(左)니, 우(右)니 하는 이분법적 이념 문제가 아니다.  *


손용상 논설위원

* 본 사설의 논조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맞지 않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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