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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내란 특별 재판부와 ‘권력 서열’ 발언,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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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댓글 0건 조회 632회 작성일 25-09-20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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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편집국장 유광진

이재명 대통령과 여권이 추진하는 내란 특별 재판부 설치 논의가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단순한 제도적 실험이 아니라, 헌법의 기본 틀을 흔드는 중대한 사안이다. 그 와중에 대통령은 “권력에는 서열이 있다”, “선출직 권력이 비선출직 권력 위에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았다. 이는 삼권분립의 원리를 부정하고, 권력의 위계를 헌법 위에 두려는 위험한 사고를 드러낸다.


사법부 독립을 무너뜨리는 발상


헌법 제103조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고 못 박는다. 사법부의 독립은 권력기관 간 서열 다툼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권리 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그런데 내란 특별 재판부는 특정 사건을 이유로 법원을 새롭게 구성하겠다는 발상이다. 정치권이 사법부 인사와 구조에 개입하는 순간, 법관의 독립은 형해화되고 법원은 권력의 하청 기관으로 전락한다.

헌법 제27조가 보장하는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도 훼손된다. 국민은 동일한 법 절차에 따라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 그런데 특정 사건이나 피고인만을 위해 별도의 재판부를 만든다면, 이는 곧 법 앞의 평등을 침해하는 것이다.


권력 서열 발언의 위험성


대통령의 “권력에는 서열이 있다”는 발언은 헌정 질서에 심각한 충격을 준다. 이는 곧 입법부가 사법부 위에 군림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입법·사법·행정은 대등한 지위에서 견제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그러나 대통령의 발언은 선출직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직접 위임받았으니 비선출 권력은 그 아래에 종속된다는 잘못된 논리다.

이 발상이 제도화된다면, 정치권은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사법부를 재편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내란 특별 재판부 논의가 바로 그 연장선이다. 이는 삼권분립을 무너뜨리고, 사법부를 정치적 도구로 만드는 길이다.


우리 현대사에서 사법부가 권력에 종속되었던 시절은 항상 국가적 비극으로 이어졌다. 군사정권 시절 긴급조치와 비상법원이 대표적이다. 당시에도 “국가 안보”와 “다수의 의지”라는 명분이 내세워졌지만, 그 결과는 헌정 질서의 파괴와 인권 유린이었다.

오늘날 내란 특별 재판부와 권력 서열 발언은 과거의 잘못된 선례를 되풀이하려는 것이다. 다른 언어로 포장되었을 뿐, 본질은 같다. 권력이 사법부 위에 군림하면 법치주의는 붕괴한다.


헌법 제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규정한다. 이 평등 원칙은 사법부 독립이 지켜질 때만 가능하다. 사법부가 권력 서열 논리에 종속되면, 재판 결과는 권력자의 의중에 따라 흔들리고 국민의 기본권은 위태로워진다.


국민에게 보장된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는 독립된 사법부다. 특별 재판부 설치와 권력 서열 사고는 이 보루를 무너뜨린다. 결국 국민은 권력자의 손아귀에 놓인 재판 제도 속에서 불안하게 살아가야 한다.


대통령의 헌법 수호 의무


헌법 제66조는 대통령에게 헌법을 수호할 의무를 부여한다. 대통령은 누구보다 헌법 질서를 지켜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대통령 스스로 권력 서열을 언급하며 사법부 독립을 부정하는 태도는, 헌법 수호자의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다.


대통령의 언사는 단순한 개인 의견이 아니다. 그것은 국가 최고지도자의 메시지다. 대통령이 헌법 원리를 흔드는 방향으로 발언할 때, 사회 전체는 혼란과 불신 속으로 빠져든다.


내란 특별 재판부와 권력 서열 발언은 결합할 경우 법치주의를 송두리째 무너뜨린다. 정치적 사건마다 입법부가 재판부를 새로 만들 수 있다면, 앞으로 사법부는 권력자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도구로 전락할 것이다.


그 순간 법은 국민을 보호하는 방패가 아니라, 권력자의 무기가 된다. 국민은 헌법이 보장한 권리를 잃고, 민주주의는 껍데기만 남게 될 것이다.


국제적 신뢰 상실


사법부 독립은 국제 사회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평가하는 핵심 지표다. 내란 특별 재판부 설치와 권력 서열 사고가 제도화된다면, 한국은 국제 사회에서 “정치가 사법을 지배하는 나라”라는 불명예를 얻게 될 것이다. 이는 곧 외국 투자자들의 불신, 인권 단체들의 비판, 국제적 위상 추락으로 이어진다.


내란 특별 재판부 논의와 대통령의 권력 서열 발언은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 멈추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권력 서열과 정치적 필요가 법 위에 군림하는 사회로 전락할 것이다.


정치권은 즉각 특별 재판부 구상을 철회해야 한다. 대통령은 권력 서열 발언을 취소하고, 헌법 수호 의무를 재확인해야 한다. 이것은 특정 정파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국민 전체의 과제다.


헌법 파괴를 막아야 한다


우리는 단호히 말한다. 내란 특별 재판부는 위헌이다. 대통령의 권력 서열 발언은 헌법 질서에 대한 선전포고다. 선출직 권력이 헌법 위에 군림할 수 있다는 발상은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길이다.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은 특정 세력의 이해가 아니라 국민 모두의 생존 문제다. 국민이 지금 단호히 거부하지 않는다면, 후대는 우리가 지키지 못한 헌법과 자유의 빈자리를 값비싸게 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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