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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대법원이 지난 15일(금) 입법부의 소환장이 사형 집행을 중단시킬 수 없으며, 입법부가 조사 권한은 가지고 있지만 "사법부의 최종 판결을 뒤집을 권한은 없다"고 판결했다.

텍사스 대법원의 에반 영(Evan Young) 판사는 이날 텍사스 사형수 로버트 로버슨(Robert Roberson)의 예정된 사형 집행과 관련된 의견서를 발표했다.

로버슨은 2002년 2살 딸 니키 커티스(Nikki Curtis)를 살해한 혐의로 2024년 10월 17일 오후 6시에 독극물 주사로 사형이 집행될 예정이었다. 

그는 2003년, 흔들린 아기 증후군으로 알려진 진단을 근거로 딸을 흔들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로버슨의 변호인 측은 새로운 증거가 아이의 죽음이 흔들린 아기 증후군 때문이 아님을 시사한다며 그의 생명을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지난달, 초당적 모임인 텍사스주 하원의 입법 위원회는 사형 집행 날짜 이후 로버슨의 의회 증언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발부했다. 

이 법적 조치는 로버슨의 사형을 일시적으로 중단시키는 효과를 냈지만, 입법부가 사형 집행이라는 행정부의 책임을 방해하며 권력 분립을 위반했는지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텍사스 대법원은 10월에 로버슨의 손을 들어주며, 입법부가 위원회 출석을 요구할 권리가 있는지 검토하기 위해 사형 집행을 일시적으로 중단시키는 명령을 내렸다. 

이후 지난 15일(금) 주 대법원은 입법부가 소환장을 통해 사형 집행 절차를 방해할 권한이 없다고 판결하면서도, 위원회가 증언을 요청할 권한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영 판사는 "우리는 이번 사건에서 주의회 위원회의 증언 강제 권한이 사형 집행으로 이어지는 법적 절차를 중단시킬 수는 없다고 결론 내렸다”라며 “우리는 입법부의 조사 권한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이번 사건과 관련된 증언은 사형 집행 영장이 발부되기 훨씬 전, 또는 집행 이전에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다"라고 의견서에 적었다.

이에 주 대법원의 이 같은 판결로 주정부가 새로운 사형일을 정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로버슨의 새로운 사형 집행일을 설정하기 위해 앤더슨 카운티 지방검사가 요청을 제출해야 하며, 해당 날짜는 요청 제출일로부터 최소 90일 이후로 정해져야 한다.

한편 텍사스 주 하원의 브라이언 해리슨(Brian Harrison) 의원은 같은날, “하원 위원회는 여전히 로버슨의 증언을 듣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텍사스 대법원은 소환장이 유효하고 합법적이라고 동의했다”라며 “이제 로버슨의 증언을 받을 것이며, 시간이 지나면 누가 역사적으로 옳은 편에 있었는지, 그리고 누가 잠재적으로 무고한 사람의 사형을 지지했는지가 명확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전했다.

로버슨을 변호하는 변호사 그레첸 스웬(Gretchen Sween)도  “주정부가 하원 위원회가 제시한 새로운 증거를 고려하고 새로운 사형 집행 날짜를 잡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만약 로버슨의 사형이 결국 집행될 경우, 그는 흔들린 아기 증후군으로 인해 미국에서 사형당한 첫 번째 사례가 된다.

정리=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