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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브랜드의 새 경쟁자, 중고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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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댓글 0건 조회 127회 작성일 25-10-25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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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Lori Butcher / Shutterstock.)

루이비통·샤넬 가방 ‘되팔이 시장’ 급성장…신제품보다 빠른 성장세


명품 업계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더 이상 ‘타 브랜드’가 아니다. 오히려 이미 판매된 ‘자기 제품의 중고품’이 새로운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1년 반 동안 전 세계 중고 명품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명품 브랜드 매장 판매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 온라인 명품 리셀러 ‘더리얼리얼(The RealReal)’은 같은 기간 평균 10%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고, 주가는 1년 만에 200% 이상 급등했다. 또 다른 대형 리셀 플랫폼 ‘패션파일(Fashionphile)’도 올해 1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루이비통, 샤넬, 구찌 등 유럽 주요 명품 브랜드의 신규 매출은 6개 분기 연속 정체 상태다. 이들 브랜드는 소비자들을 다시 매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수석 디자이너를 교체하고 신제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새 제품보다 중고품”…소비 습관의 변화


과거에는 소비자들이 리셀 사이트를 통해 오래된 제품을 팔고, 그 돈으로 새 명품을 구입하는 선순환 구조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2년 사이 이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


더리얼리얼과 시장 분석가들에 따르면, 이제 소비자들은 중고품을 팔아 얻은 돈으로 또 다른 중고 명품을 구매하고 있다. 특히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에서 이런 소비 방식이 두드러진다. 베인앤드컴퍼니(Bain & Co.) 자료에 따르면 Z세대의 신규 명품 지출은 2024년 기준 전년보다 7% 감소했고, 밀레니얼 세대는 2% 줄었다.


이 같은 현상은 명품 브랜드를 ‘기존 매장’이 아닌 ‘중고 시장’과 경쟁’하게 만들고 있다.


중고 명품 시장, 1년 새 560억 달러 규모


베인앤드컴퍼니는 지난해 전 세계 중고 명품 시장 규모가 560억 달러(약 77조 원)에 달했다고 추정한다. 이는 10년 전의 세 배이며, 전 세계 백화점 명품 매출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가격 상승이 지속된 신규 명품에 비해 중고 제품은 상대적으로 합리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경기 불확실성과 고용 불안도 소비자들이 신중하게 지갑을 여는 이유다. 베인의 패션·럭셔리 부문 글로벌 대표 클라우디아 다르피지오는 “소비자들의 브랜드 선호는 여전히 높지만, 현재 가격대에 기꺼이 지불하려는 의지는 낮다”고 지적했다.


“중고가가 곧 브랜드 신뢰도”…루이비통·보테가, 가치 방어


중고 시장의 투명한 가격 정보는 브랜드 가치 평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더리얼리얼의 데이터에 따르면, 루이비통과 보테가 베네타의 가방은 중고 거래 시 평균적으로 정가의 89% 수준에서 재판매된다. 반면 가치 하락폭이 큰 브랜드는 소비자들의 선택에서 점차 밀려나고 있다.


이처럼 중고 거래 가격은 브랜드의 ‘가치 보존력’을 측정하는 새로운 지표가 되고 있다.


흥미롭게도 명품 브랜드들은 중고 시장의 인기 품목을 면밀히 추적하며 ‘과거 히트작의 부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예를 들어, 스위스 리치몬트 그룹이 보유한 브랜드 끌로에(Chloé)의 패딩턴 백은 더리얼리얼에서 평균 거래가가 2024년 217달러에서 올해 724달러로 세 배 이상 뛰었다. 이에 끌로에는 해당 제품을 정식 재출시해 수요를 다시 흡수했다. 루이비통과 발렌시아가 역시 올해 과거 인기 백 디자인을 재발매하며 비슷한 전략을 취했다.


“중고시장 정보는 금광이지만, 직접 진출은 부담”


브랜드들은 중고 거래 데이터를 통해 소비 트렌드를 읽고 있지만, 직접 리셀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은 낮다. 소비자에게 “당신의 가방은 이제 절반 값”이라고 말하는 것은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명품 업계는 중고 시장의 흐름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 더리얼리얼과 패션파일 같은 플랫폼의 알고리즘은 소비자 검색 패턴, 거래 속도, 품목별 인기도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며 시장의 ‘진짜 수요’를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중고 시장이 단순한 보조 채널이 아니라, 명품 산업의 소비 문화를 재정의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제 브랜드의 진짜 경쟁자는 새로운 디자인이 아니라, 이미 소비자 옷장 속에 있는 어제의 명품이다.



정리 = 영 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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