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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벙글쇼

엄마의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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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뻐꾸기시계
댓글 2건 조회 3,751회 작성일 17-02-12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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쭌오라버니~ 쭈희언니~*

정월 대보름에 오곡밥은 드셨슈?

한국에 사는 사람들이 오곡밥 수두둑 사진만 찍어서 보내서 눈만 호강했네요.

그래도 어르신들이 이렇게 저렇게 찍어 주신 것에 감사하고, 기억해주셔서 감사하죠~

근데 마흔이 넘은 남동생이 거짓 사진을 보냈습니다.ㅋㅋ

이 놈을 그냥 아주!!! 때리고 싶었지만, 그 한대 때리자고 비행기 탈 수 없어서.

올케가 친정 가족들이랑 여행 간 것 알고 있는데, 올케가 오곡밥 했다고 자랑질 하드라구요.

그냥..뭐..웃었습니다.

 

그러다가 엄마가 생각났습니다.

사실 엄마가 거짓말을 잘해요~

엄마 흉보는 것은 아니구요.

 

벌써 20년도 더 지난 이야기인데요.

아, 30년 가까이 되었나?ㅋ

 

그 때 당시, 노래방에 가면 노래를 다 녹음해줘요. 카세트 테입에요.

그리고 원하는 사람이 그 테입을 갖고 가죠.

나름 저를 사모했던 남자 친구가 우리 집에 전화를 했어요.

근데 그 전화를 우리 엄마가 받으셨어요.

우리 엄마랑 저랑 목소리가 비슷해서 센스 없는 사람들은 저랑 엄마랑 구분 잘 못해요.

같이 사시는 아버지도 목소리 구분 못하셨어요. 전화 통화상으로는요.

 

아까 엄마가 거짓말을 잘한다고 했죠?

그 친구에게 엄마는 마치 저인것처럼 전화를 받으셨습니다.

그 친구가 누구인지도 알고 계셨고, 할 것 없는 겨울 날, 전화 통화는 라디오 만큼이나 재미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완전 괜찮은 기회였죠.

 

사실 처음부터 그 친구를 속일 생각은 아니었는데,

그 친구가 엄마 목소리를 듣자마자 바로 저라고 생각하여 대화를 이어 나가서,

엄마도 할 수 없이 친구의 비유를 맞춰주신 것이죠.

 

그 친구는 자기가 얼마 전에 노래방 다녀왔다며 노래 들어보라고

5곡이나 들려줬답니다.

중간 중간 이 노래의 제목은 뭐고, 가수는 누구고..ㅋㅋ

근데 그 친구, 노래 못 불러요.

엄마는 기회만 되면 바로 엄마임을 밝힐려고 했는데,

그 친구는 자기 할 말만 하고, 바로 노래를 틀렀다네요.

 

엄마가 하는 말을 그 친구가 들었을 시점은 바로, 카세트 테입의 앞면에 있는 음악이 다 되서

테잎을 빼서 반대로 넣어야 할 때,

엄마가 그 찰나에 "나, 누구 엄마야"

 

그 친구는 화들짝 놀래서 사과하고 전화 끊고, 엄마는 엄마대로 놀라고..

나중에 집에 와서 엄마에게 그 이야기 듣고 배꼽 빠져라 웃었습니다.

 

이 거짓말 말고도 우리 엄마는 더 많은 귀여운 거짓말을 많이 하셨답니다.

엄마의 거짓말 중 50%는 모두 전화상에서 이뤄졌어요.

 

엄마가 바로 바로 실토하셔서 뒷수습하는데 어렵지는 않았지만

그로 인해 제 친구들은 우리 집에 전화할 때, 진짜 신중하게 했었죠.

 

70이 넘으신 우리 엄마는 아직도 이 일을 기억하시죠~ㅎㅎㅎ

 

지금은 집 전화보다는 대부분 손전화가 있으니 이런 거짓말을 할 수 없지만

나름 그 때는...집 전화 덕분에 이런 즐거운 기억도 있네요.

 

엄마가 이 방송을 들을 수는 없지만,

엄마가 좋아했던 노래도 같이 신청합니다.

 

해바라기의 내 마음의 보석 상자, 부탁 드릴게요~ 


댓글목록

쮸니오빠님의 댓글

쮸니오빠 작성일

뻐꾸기 시계님 재미있는 글 고맙습니다.
어렸을때 저도 친구들이 제 형님과 구분못한 재미있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사연 소개하며 신청곡 준비해서 들려 드릴께요~~~~

쭈희언냐님의 댓글

쭈희언냐 작성일

뻐꾸기님 고맙습니다. ㅋㅋㅋ 이런 경험 많이들 있었던 것 같아요~
잼나게 쓰셔서 소개하는 저도 빵 터졌다는 ~~
늘 애청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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