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칼럼

[박혜자의 세상 엿보기] 아들에게 바라는 ‘새해’

페이지 정보

작성자 NEWS
문화 댓글 0건 조회 124회 작성일 25-01-10 11:17

본문

박혜자 미주작가 / 칼럼리스트


크리스마스 연휴부터 새해까지 작은아들이 있는 오스틴에 머물렀다. 가까운 거리이긴 하지만 자주가지는 못했는데, 아이가 일년 여에 걸쳐 지은 새집이 완성되었다 하여 겸사겸사 가게 되었다. 이제 서른 중반에 든 아이는 아직 결혼할 마음이 없어서 인지 집 디자인부터 가 딱 혼자 살 궁리를 하고 지은 것 같았다.  오스틴 다운타운 한 가운데 , 땅값이 제법 나간다는 그 곳에 아래층엔  4카 거라지,  이층엔 방 하나, 거실 하나인 독특한 집을 지은 것이다. 사방이 유리여서 전망은 좋은데, 우리가 방문하면 잘 곳이 마땅잖은게 좀 흠인데, 녀석은 아무렇지 않게 방은 우리에게 내주고 거실 소파에서 잠을 잔다. 그리고   주로 운동장 같은 차고에서 지내는 데, 그곳엔 컴퓨터와 대형 스크린 티브이와 본인이 좋아하는 앤틱 카와  각종 공구와 책들, 다트(darts) 게임 같은 것들이  정리되어 있다. 부전자전인지 아들도 뭘 고치거나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용도를 알 수 없는 물건들도 꽤 보인다. 에어컨, 히터도 안 나오는 50년된 차는 팔라고 그렇게 잔소리를 해도, 늘 이사 갈 때 마다 끌고 다니는데, 의외로 성격은 꼼꼼한 편이어서 차고 모서리 칠판엔 날마다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이 빼곡히 적혀 있다.     


아들은 작년에 IT 기업을 십년 다니다 퇴직을 했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꽤 많은 퇴직금을 받고 잘렸다. 그런데 그 뒤로 새 직장을 구할 생각을 하지 않고, 사둔 헌 집에 집을 새로 짓는다고 하였다. 아들의 주변엔 이렇게 삼 사십대에 일찍 퇴직한 IT 업계친구들이 많은데, 원래도 이 계통은 40살 정도가 정년에 가깝다는데, 요즘은 AI 영향으로 더 빨라진 듯했다. 그런 연유로 이 계통에 종사하는 젊은 친구들은 은퇴 시점을 일찌감치 정해놓고, 퇴사 후 준비를 일찍 시작한다고 한다. 하지만, 사직통고는 갑자기 오는 경우가 많아, 어느 경력이 짧은 IT 종사자는  자신이 예전에 받던 연봉의 십분의 일도 안되는 곳에서  일을 한다고, 유튜브에 나와 하소연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친구들은 퇴사 후   자신만의 회사를 만들거나, 여행이나 육아에 올인하거나, 투자나 새로운 취미를 배우며, 아들처럼 집 짓기에 도전을 하는 등,   자신이 진정으로 해보고 싶은 일을 시도 한다고 한다. 물론 나름 여건이 되니 하는 것이지만, 어쩔 수 없는 한국엄마인 난 왠지 걱정이 앞서고, 아들의 이른 은퇴가 불안하기만 하다. 남편은 직장생활 35년째인데도 앞으로 몇 년을 더 할까 말까를 고민 중인데, 30대 아들이 자신은 재정적으로 준비가 됐으니 영구은퇴를 하겠다고 하니 말이다. 남의 집아들이 그런다고 하면 박수를 칠 일인데, 촌스러운 우리 부부는 논다고 하면 일단 부정적인 생각부터 하는 ‘라떼’ 들이다.  사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에 대해선 우리도 잘 모른다.  하지만 체면이나 형식보다는 자신에게 솔직하고, 자아실현을 우선시 하는 요즈음 젊은 세대 들을 보면, 무엇을 하든지 자신의 선택이기에 후회가 적은 반면,   주변 눈치를 보며, 남과 비교하며,  주저하고, 무조건 열심히 사는 것만이 최고라 여기고  산 우리 세대들은  후회도, 미련도 많은 것 같다.   


인터넷에 떠도는 ‘죽기전에 후회하는 것들’ 리스트를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1,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많이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

2, 수많은 걱정을 안고 살아온 것

3,더 많이 용서 하지 못하고, 미안하다는 말에 인색했던 것 

4,도전적으로 살지 않은 것과 자신을 돌보지 않은 것 등등….


을사년 푸른 뱀의 해가 시작되었다. 오늘 아침 문득 난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 네순 도르마(아무도 잠들지 말라)를 듣다가  불현 듯 아들 생각이 났다. 아들아, 제발 올해는 주인공 칼라프 처럼 노래하거라, 사랑과 희망으로 떨리는 별들을 바라보며, 진정으로 매순간 깨어 있으며, 늘 승리에 찬 아침을 맞기를 바란다. 치열하게…..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문가칼럼 목록
    공인 회계사 서윤교기대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많은 분들의 관심사는 은퇴시기와 사회보장 연금(Social Security Benefit)을 언제 타는 것이 나에게 가장 유리한가를 놓고 고민에 빠진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401k, Sep IRA, Simple IRA 등 많은…
    세무회계 2025-02-21 
    엑셀  카이로프로틱 ​김창훈 원장 Dr. Chang H. KimChiropractor | Excel Chiropracticphone: 469-248-0012email: excelchirodallas@gmail.com2681 MacArthur Blvd suite 103,…
    건강의학 2025-02-21 
    칼럼니스트 고대진◈ 제주 출신◈ 연세대, 워싱턴대 통계학 박사◈ 버지니아 의과대학 교수, 텍사스 대학 , (샌안토니오) 교수, 현 텍사스 대학 명예교수◈ 미주 문학, 창조 문학, 미주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 무원 문학상, 미주 가톨릭문학상◈ 에세이집 <순…
    문화 2025-02-21 
    박운서 CPA는 회계 / 세무전문가이고 관련한 질의는 214-366-3413으로 가능하다.  Email : swoonpak@yahoo.com2625 Old Denton Rd. #508Carrollton, TX 75007지난 주말은 미국 슈퍼볼 대전이 치루어졌다. 3연승…
    세무회계 2025-02-14 
    박혜자 미주작가 / 칼럼리스트언젠가부터 나는 이 곳의 삶이 너무 쓸쓸하거나 백지영의 노래 ‘총맞은 것처럼’에 나오는 가사처럼 가슴이 뻥 뚫려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가 없을 때면 김치를 담는다. 아무리 둘러봐도 이웃들은 모두 미국인들이고, 보고싶은 아들들이나 친구들은 다…
    문화 2025-02-14 
    결과가 말해주는 명문대 입시 전문 버클리 아카데미 원장 www.Berkeley2Academy.com 문의 : b2agateway@gmail.com이번 2025 졸업반의 입시 시즌 얼리 결과에서는 흥미로운 포인트가 많이 보입니다. 대학 마다 각기 다른 여러 입시장치에 따…
    교육상담 2025-02-14 
    상업용 투자 전문가 에드워드 최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은 인류의 삶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긍정적인 면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사회적 파급효과도 동반한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빈부격차의 확대이다. AI 기술이 산업 전반에 걸쳐 확산되면…
    부동산 2025-02-14 
    오종찬(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 작곡가)알칸사 주에서 가장 높은 산인 마운트 메가진(Mount Magazine) 정상에서의 하룻밤은 무척 깊고 달콤합니다. 2700 피트가 넘는 산 위에서 알칸사의 넓은 대지를 내려다 보며 인간세계의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고요함과 불빛…
    문화 2025-02-14 
    저희 버클리 아카데미의 인기 대학 입시 카운슬링 서비스인 ‘스텝스 프로그램’이 작년부터 7, 8학년을 대상으로 확대되었습니다. 기존의 하이 스쿨 학생들이 받던 카운슬링과는 당연히 내용에 조금 차이가 있겠죠. 미들 스쿨 학생들만을 위해 저희 카운슬링팀이 준비하고 추천하는…
    라디오칼럼 2025-02-12 
    이광익 (Kevin Lee Company 보험사 대표)자동차 사고로인한 불이익자동차 충돌 사고의 경우 자신이 잘못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감수해야 하는 불이익을 경험하게 된다. 그것은, 첫째, 상대편의 잘못으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상대편 보험에서 자동차의 피해를 깨…
    보험 2025-02-07 
    오종찬(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 작곡가)핫 스프링스(Hot Springs)를 보노라면 산은 호수를 품과 호수는 산을 담근다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깨끗하고 아름다운 호수와 작지만 아담한 야산들이 매우 많습니다. 호수를 빙 둘러싸는 낮은 산들, 그리고 그 자태를 하나 하…
    문화 2025-02-07 
    공인회계사 서윤교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자 시절부터 공언했던 불법체류자 색출이 한창이다. 연방수사관들은 성역으로 알려졌던 학교나 교회 같은 곳도 거침없이 들어와서 그들의 임무를 수행한다. 불가피하게 불법체류자를 고용할 수밖에 없는 식당이나 마켓 소유주들은 종업원들이…
    세무회계 2025-02-07 
    백경혜 수필가  아버지 1주기가 다가온다. 겨울도 봄도 아닌 2월, 때아닌 따스한 햇살이 우리 가족의 등을 토닥여주던 날, 가족묘 큰아버지 곁에 아버지를 모셔다드리고 돌아왔다. 아버지는 뇌경색으로 삼 년간 거동이 불편했지만, 주간보호센터에도 다니며 그럭저럭 지내셨는데 …
    문화 2025-02-07 
    2025년이 시작되었습니다. 새해를 맞아 자녀들의 교육에 대한 계획을 세울 때 대학 입시 준비는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죠. 봄 학기도 성공적으로 보낼 수 있도록 올해 상반기 계획을 학년별로 추천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12학년들은 대학 입학 원서와 입시 통보가 진행중…
    라디오칼럼 2025-02-05 
    Hmart 이주용 차장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한국, 외국 마켓의 냉장 음료 코너 혹은 건강식품 코너에서 심심치 않게 보이는 상품 중에 콤부차(KOMBUCHA)라는 병에 담긴 음료를 보신적이 있으실 겁니다. 오늘은 우리에게 이름도 생소한 이 콤부차에 대해 이야기 해…
    문화 2025-01-31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