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칼럼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그레이트 스모키 마운틴 정상에 올라보자.

페이지 정보

작성자 DKNET
문화 댓글 0건 조회 28회 작성일 25-09-26 06:45

본문

오종찬(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 작곡가)



  가끔은 삶이 양 어깨를 짓눌러 주저 앉고 싶을 때 찾아가는 산이 있습니다.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그렇게 살고 싶은 마음을 누르며 쉬지 않고 달려가는 대륙의 창가는 어느덧 이곳이 강원도 깊은 산속으로 접어들었다는 착각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리고는 산 정상에 올라 확 트인 세상의 모습을 바라보며 응어리진 마음을 조각조각 내려놓습니다.


 이곳 산 정상에 서면 항상 생각나는 노래가 있습니다. “저 산은 내게 우지 마라 하고”로 시작하여 “저 산은 내게 내려가라 하네,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로 끝나는 1980년대 중반의 한국의 상황과 너무 잘 어울려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한계령’이란 노래입니다. 그 당시 상황을 잘 묘사하듯, 가슴 시리도록 슬픈 멜로디 와 가사, 그리고 억압에 지친 무거운 민중의 어깨가 있습니다. 이처럼 슬픈 과거의 역사에 가장 잘 어울리는 미국 산이라고 하면 아마도 그레이트 스모키 마운틴(Great Smoky Mountains) 일 것입니다.


  스모키 마운틴의 작은 도시 게틀린버그(Gatlinburg)를 지나 하늘을 볼 수 없을 만큼 깊은 숲과 골짜기를 따라 가면 곳에 이 엄청난 산을 감상할 수 있는 확 트인 곳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이곳에 잠시 내려 가슴을 열면 앞을 보아도 뒤를 보아도 높은 산, 골짜기엔 흐르는 물소리 뿐 그 고요한 적막이 ‘그레이트 스모키 마운틴’ 을 만나면 누구나 시인이 되고 음악가가 되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체로키 인디언들의 슬픈 역사인 ‘눈물의 길’(The Trail of Tears)은 미국 기병대에 쫓겨 피눈물 흘리며 스모키 마운틴을 떠나는 눈물과 죽음의 길이였습니다. 이처럼 그레이트 스모키 마운틴은 체로키 인디언들의 슬프고도 아픈 사연이 묻어 있는 산입니다. 우리가 80년대의 암울한 삶을 살아 가면서 ‘한계령’을 불렀듯이 그들은 추위와 굶주림의 연속으로 이어지는 강제이주의 시간 속에서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불렀습니다. 이처럼 인디언의 노래 ‘어메이징 그레이스’ 속의 이미지가 투영된 곳이 스모키 마운틴인 것입니다. 


게틀린버그에서 441번 도로를 따라 스모키 마운틴 쪽으로 30분 정도 운전을 하면 441번 도로의 정상인 Newfound Gap을 만나게 됩니다. 여기는 테네시주와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경계가 되는 지점으로 스모키 마운틴을 지나는 길목 중에서 가장 높은 5048피트(1539m)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2,200 miles (3,500 km)길이의 아팔레치안 트레일(Appalachian Trail)이 통과하는 지역으로 스모키 마운틴의 정상인 클링맨스 돔(Clingmans Dome)으로 가는 입구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Newfound Gap에서 Clingmans Dome Road를 만나면 여기에서 20분 정도 운전을 하면 스모키 마운틴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는데, 겨울에는 이 도로가 폐쇄되기 때문에 이곳을 오르려면 11월 이전에 오르는 것이 좋으며 미리 스모키 마운틴 국립공원 홈페이지에서 확인을 해보는 것이 좋을 듯싶습니다. 정상에 자동차를 파킹하고 30분정도 걸어 오르면 산의 정산인 Clingmans Dome에 이르게 됩니다. 이곳은 6,643피트 (2,025 m)로 스모키 마운틴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연중 맑은 날을 찾기가 그리 쉽지 않은 곳입니다.


  스모키 마운틴의 장점이라면 가능하면 자연을 파괴하진 않은 상태에서 최소한의 설비를 하였다는 것입니다. 어렵게 오른 정상에 서면 저 멀리 노스캐롤라이나에 위치한 폰타나 호수(Fontana Lake)를 비롯하여 체로키 인디언 마을, 게틀린버그 등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산 아래 내려앉은 운무와의 조화는 죽은 이들을 땅에 묻으며 체로키 인디언들이 불렀던 영감의 노래가 묻어 있습니다. ‘어메이징 그레이스’ 작사는 존 뉴턴 목사가 하였지만 원래는 이곳의 인디언 들이 불렀던 노래, 오늘날 체로키 인디언들이 이곳에서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부르면서 그들의 고단한 삶을 이곳 스모키 마운틴에 내려놓은 슬픔의 역사인 것입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문가칼럼 목록
    오종찬(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 작곡가)  가끔은 삶이 양 어깨를 짓눌러 주저 앉고 싶을 때 찾아가는 산이 있습니다.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그렇게 살고 싶은 마음을 누르며 쉬지 않고 달려가는 대륙의 창가는 어느덧 이곳이 강원도 깊은 …
    문화 2025-09-26 
     박인애 (시인, 수필가)  호숫가를 거닐다 돌아오는 데, 잔디밭과 보도블록 틈새에 종이가 꽂혀 있었다. 반으로 접힌 모양새가 지폐처럼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자 바람에 뒤척이던 종이가 속을 열어 보였다. 온기가 사라진 파워볼 복권이었다. 당첨되었다면 귀한 대접을 받았을…
    문화 2025-09-26 
    박운서 CPA는 회계 / 세무전문가이고 관련한 질의는 214-366-3413으로 가능하다.  Email : [email protected] Old Denton Rd. #508Carrollton, TX 75007이제 아침 저녁으로는 제법 가을의 정취를 느끼는 때…
    세무회계 2025-09-26 
    공학박사 박우람 서울대 기계공학 학사, 석사미국 Johns Hopkins 대학 기계공학 박사UT Dallas 기계공학과 교수재미한인과학기술다 협회 북텍사스 지부장지난 7월, 미국 코카콜라에 앞으로는 액상과당 대신 설탕이 들어간다는 기사가 나왔다. 놀랍게도 트럼프 대통령…
    문화 2025-09-26 
    조나단 김(Johnathan Kim) -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 스쿨 졸업- 現 핀테크 기업 실리콘밸리   전략운영 이사화이트칼라 입문직은 줄고, 기술직 수요는 확대AI가 흔드는 전통적 성공 공식지난 수십 년간 미국 사회에서 성공의 공식은 비교적 단순했다. 명문대 …
    교육상담 2025-09-26 
    오종찬(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 작곡가)세상의 푸르름이 스모키 마운틴 한곳에만 내려 앉은 것 같습니다. 흐르는 시냇물에 끝없이 흘러 보내도 짙푸른 스모키 마운틴의 색깔을 희석시킬 수는 없습니다. 잠시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에 반사된 한 여름의 석양의 빛이 잠시나마 계절의…
    문화 2025-09-19 
    공인 회계사 서윤교미국에 거주하거나 사업을 운영하는 한인 동포들에게 세금 보고는 매년 반복되는 중요한 의무다. 하지만 복잡한 세법 구조와 다양한 신고 기한 때문에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있는데 특히 개인, 법인(C Corporation), S Corporation, 파트…
    세무회계 2025-09-19 
    엑셀  카이로프로틱 김창훈 원장 Dr. Chang H. KimChiropractor | Excel Chiropracticphone: 469-248-0012email: [email protected] MacArthur Blvd suite 103, …
    건강의학 2025-09-19 
    ​ 고대진 작가◈ 제주 출신◈ 연세대, 워싱턴대 통계학 박사◈ 버지니아 의과대학 교수, 텍사스 대학 , (샌안토니오) 교수, 현 텍사스 대학 명예교수◈ 미주 문학, 창조 문학, 미주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 무원 문학상, 미주 가톨릭문학상◈ 에세이집 <순대…
    문화 2025-09-19 
    김재일 (Jay Kim) 대표현 텍사스 교육청 (TEA) 컨설팅전직 미국 교육부 (U.S Department of Education) 컨설팅전직 텍사스 공립학교 교장 [들어가기 전] 지난 칼럼 이후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께서 문의를 주셨습니다. 이번 주 칼럼을 …
    교육상담 2025-09-19 
    보증보험(Bond)이광익 (Kevin Lee Company 대표)사람들의 살아온 옛날 이야기를 듣다 보면 유복하던 가정이 보증을 잘못 서주는 바람에 재산을 차압 당하고 갑자기 경제적인 어려움에 시달리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된다. 지금은 어떤지 몰라도 오래 전에…
    보험 2025-09-19 
    오종찬(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 작곡가)그레이트 스모키 마운틴(Great Smoky Mountains)은 미국에서 가장 늦게 1934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지만 좋은 기후 조건과 사시사철 변하는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은 곳이어서 미국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문화 2025-09-11 
    에밀리 홍 원장결과가 말해주는 명문대 입시 전문 버클리 아카데미 원장 www.Berkeley2Academy.com 문의 : [email protected]새 학기가 시작되며 미국 대학 입시는 본격적인 시즌을 맞이했습니다. Common App이 열리고 10월부터 E…
    교육상담 2025-09-11 
     박혜자 미주작가 / 칼럼리스트                                       해마다 여름의 끝자락인 8월 말, 엘에이에서 열리는 미주 문학캠프는 미주 문인들의 가장 큰 축제이다. 캘리포니아는 물론, 알라스카, 하와이, 텍사스 등 미 전지역에서 문…
    문화 2025-09-11 
    박운서 CPA는 회계 / 세무전문가이고 관련한 질의는 214-366-3413으로 가능하다.  Email : [email protected] Old Denton Rd. #508Carrollton, TX 75007조지아주 엘라벨(Ellabell)에 위치한 현대-L…
    세무회계 2025-09-11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