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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들은 유독 본인의 성격이 어떤지를 알아보려는 경향이 강하다. 혈액형으로 성격을 알아보기도 하고, 띠에 따라 성격을 분류하기도 하는 게 바로 한국 사람이다. 그런데 요즘 이런 성격검사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바로 ‘MBTI’라는 성격유형 분류다.

‘Myers-Briggs Type Indicator’의 약자인 ‘MBTI’는 캐서린 쿡 브릭스(Katherine Cook Briggs)와 그의 딸 이사벨 브릭스 마이어스(Isabel Briggs Myers)가 정신의학자 칼 융(Carl Jung)의 성격유형 이론을 근거로 개발한 성격유형 선호지표다.

융의 심리유형론은 인간행동이 그 다양성으로 인해 종잡을 수 없는 것 같아 보여도, 사실은 아주 질서정연하고 일관된 경향이 있다는 데서 출발했다. 그리고 인간의 행동이 다양한 것은 개인이 인식하고 판단하는 특징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봤다.

MBTI는 스스로 답하는 자가평가 문항을 통해 한 개인이 무엇을 인식하고 판단할 때 각자 선호하는 경향을 찾고, 이러한 선호경향이 하나하나 또는 여러 개가 합쳐져서 인간의 행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파악해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도록 제작된 심리검사다.

자신의 에너지 방향이 어디를 향하는지에 따라 외향적인지 내향적인지 나뉘고, 인식기능의 경우 감각과 직관으로 나뉜다. 판단기능은 사고와 감정으로 나뉘며, 생활양식은 판단과 인식이라는 두 가지 개념으로 나뉘는데, 이 모든 것을 조합해서 총 16개의 유형으로 성향이 분류되는 게 바로 MBTI다.

일부에서는 과학적인 결함을 들어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성격명함’이라고 불리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심지어 이성을 만날 때에도 상대방이 MBTI에서 어떤 유형에 해당하는지부터 따지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MBTI에 공감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MBTI를 접한 사람들은 호기심에서 시작해 나를 발견하는 데에서 기쁨을 느끼고, 또 자신과 같은 유형의 사람들과 동질감을 느끼면서 위안을 얻기도 한다. 이른바 MZ 세대를 중심으로 MBTI는 일종의 문화이자 유행으로 자리잡았는데, 그동안 성적과 실적으로 나를 설명해야 했던 이들에게 MBTI는 누군가에게 나를 설명하는 좋은 도구가 됐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조직관리와 직원들 사이의 소통을 위해 MBTI를 활용하는 기업들도 있다. 자신을 알고 동료를 이해할 수 있는 도구로 쓰이지만, 기업에서 MBTI를 쓸 때에는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MBTI는 심리적 선호를 측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참고자료로 써야 할 뿐, 이를 채용이나 선발에서 사람을 가려내는 거름망으로 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MBTI가 타인을 평가하고 재단하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되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도구로 쓰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