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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 경제 지표는 성장세 … 금리 인하는 딜레이 … 체감 경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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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와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전문가들의 예측이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다. 금리 인하를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의 제롬 파월 의장마저도 경제 지표에 따라 매파에서 비둘기파로 또 다시 매파로 입장이 시시각각 변경되는 모양새이다.
전문가들과 경제매체들도 어제는 경착륙을, 오늘은 연착륙을 또 이젠 무착륙의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3월 실업률이 3.8%를 기록하며 견고한 노동시장을 나타내고 3월의 소매판매도 깜짝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 경제가 성장세를 지속하는 '노랜딩(no landing·무착륙)' 시나리오의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3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7%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0.4%)를 크게 웃도는 속도로 소비가 늘어났다. 자동차와 휘발유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1% 증가했다. 전문가 예상치(0.3%)도 크게 상회했다. 소매판매 13개 항목 중 8개 분야에서 증가세가 확인됐다. 전자상거래에서 2.7%, 주유소 부문에서 2.1% 소비가 늘었고 자동차 판매는 0.7% 줄었다.
소매판매 지표는 미 실물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버팀목으로 종합적인 경기 흐름을 판단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3월 소비가 예상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뜨거운 인플레이션이 고착화 될 위험이 예상되고 있다.
강력한 노동시장이 소비를 뒷받침하며 고물가, 고금리가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우려에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가 없을 수 있다는 예상은 물론 연준이 내년 금리 인상 페달을 다시 밟을 것이란 전망까지도 제기됐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앤드류 헌터 차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고용 증가 부활, 소비의 지속적인 회복력은 연준의 금리 인하 착수까지 더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 의심하는 또 다른 이유"라고 분석했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가 계속 재가속화 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준이 2024년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금리 인상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UBS 그룹 AG는 경제의 강력한 성장과 끈질긴 인플레이션으로 연준의 금리 인상에 나설 확률이 커졌다고 봤다. 기본 시나리오 상으로는 2회 금리 인하를 예상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인 2%까지 하락하지 않으면 연준이 금리 인상으로 방향을 전환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런 가운데 금리 인하의 키를 쥐고 있는 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2%로 낮아진다는 큰 확신에 이르기까지 예상보다 더 오랜 기간이 걸릴 것 같다고 4월 중순에 밝혔다.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1분기 물가 지표마저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파월 의장도 매파적으로 기존 정책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최근 지표는 견조한 성장과 지속적으로 강한 노동시장을 보여준다"면서도 "동시에 올해 현재까지 2% 물가 목표로 복귀하는 데 추가적인 진전의 부족(lack of further progress)을 보여준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된다면 현재의 긴축적인 통화정책 수준을 필요한 만큼 길게 유지할 수 있으며, 동시에 노동시장이 예상 밖으로 위축된다면 그에 대응할 수 있는 상당한 완화 여지를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진전을 보일 때까지 현 5.25∼5.50%인 기준금리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상승세를 보이는 경제 지표와는 사뭇 다르다. 실업율은 연속 4% 미만을 기록하는데 일자리 시장 상황은 좋지 않다고 느낀다. 빅테크 회사들과 정부에서는 대규모 감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대기업들은 이미 작년부터 대규모 감원을 실시해 왔다. 소매업계와 요식업계도 올해 들어 현저하게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며 한숨을 쉬고 있다. 한인들의 주요 비즈니스인 도넛업계, 세탁업계, 미용재료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인컴은 늘지 않는데 장바구니 물가를 비롯해 주거비, 생활비 등 전반적으로 물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 CBS의 보도에 의하면 팬데믹을 거치며 주택 모기지와 렌트비가 급등한 후에 내리지는 않고 있어 미국민들을 매달 주거비 걱정으로 몰아넣고 있다. 레드 핀의 조사 결과 미국민들 가운데 주택소유자들과 세입자들의 절반 정도는 매달 주거비를 감당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30년 이상 북텍사스에서 소매업을 해온 한 한인 사업가는 “작년 말부터 매장에 손님이 줄더니 3월까지도 회복세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경제 지표는 좋은데 체감 경기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한인 A씨도 “최근 들어 식당에 손님이 줄었다”고 난감해하면서 “텍스 시즌이 지나면 좀 괜찮아질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20대 후반의 유학생 출신 한인 B씨는 “졸업 후 직장 잡기가 쉽지 않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뜨거운 경제 지표와 달리 체감 경기는 왜 차가운 걸까?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 불확실성에 대비한 긴축, 업종별 소비 플랫폼 트렌드 변화, 가격 인상으로 인한 소비 패턴 변화 등을 그 요인으로 들 수 있겠다. 이미 AI는 사무실 깊숙이 들어와 있다. 비서가 할 일을 AI가 해주고 사무 행정 관리 업무도 AI로 대체하는 것이 보통 사무실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산업계 전반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고 이후 급하게 인상된 금리 등의 여파로 경기의 불확실성도 증대되면서 기업들은 대비 차원에서도 구조 조정을 단행하고 나섰다.
팬데믹 기간 익숙해진 비대면의 습관은 소비 패턴도 바꿨다. 팬데믹 동안 아마존을 비롯 온라인 쇼핑에 의존해온 소비자들은 이후 TEMU같은 초저가 인터넷 쇼핑몰이 공격적으로 치고 들어오자 쇼핑몰에 직접 가는 빈도가 현저히 줄게 됐다. 이는 일반 소매업의 침체로 이어졌다. 미국 대표 중산층 백화점 메이시스 같은 경우 향후 3년간 전체 매장의 30%에 해당하는 150개 점포를 폐쇄한다고 3월에 발표했다.
물가 인상으로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인컴이 물가 인상폭을 따라잡지 못하는 경우 지갑을 닫거나 신용카드로 빚을 지게 되어 중산층의 체감 경기가 차갑게 느껴지기도 한다.
달라스에 거주하는 한인 C씨는 “식당 메뉴의 가격이 많이 오르고 보통 15% 하던 팁까지도 18~20% 이상으로 올라 식당가기가 겁난다”면서 “덕분에 외식을 확 줄이고 집에서 먹는 횟수가 늘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복잡한 원인에서 비롯된 전반적인 변화가 일시적인 것인지 영구적인 것이지 가려내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은 크게 변하고 있다. AI 혁명이 인류 역사에서 변화의 새 페이지를 쓰고 있다.
AI 혁명으로 인해서 기존의 비즈니스 생태계에 닥칠 변화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변화의 한가운데 있음을 인지하고 그 원인을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에 따라서 달릴 것인지, 견딜 것인지, 떠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리빙트렌드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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