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나에게 소중한 '한권의 책'] 스캇 펙의 거짓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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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캇 펙의 거짓의 사람들
“인간 악의 치료에 대한 희망”이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의학 박사인 스캇 펙에 의해 1983년 쓰여졌습니다. 스캇 펙은 하버드 대학을 졸업하고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에서 의학 박사를 취득했습니다. 심리상담자요 정신과 의사인 그는 마흔 살이 넘어 회심한 기독교인입니다.
“인간 악의 치료에 대한 희망”이란 부제가 암시하듯, 저자는 살인과 같은 인간의 악과, 자연사나 자연 재해로 인한 파괴와 같은 자연적인 악을 구분하며, 전자에 집중합니다. 그는 인간의 악을 치유 받아야 할 병으로 규정하고, 인간의 악에 대한 정립된 과학적 지식 체계를 쌓아 나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렇다고 그가 전통적인 기독교의 선악 개념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는 과학적 모델과 종교적 모델이 양립 가능하다고 믿으며, 심지어 종교와 과학의 재통합 작업이야말로 20세기 말 지성사의 가장 박진감 넘치는 사건이었다라고 말합니다.
이 책은 심리상담자로서 저자가 다루었던 다양한 실제 사례들을 바탕으로, 한 개인 혹은 집단에 의해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자행되는 악의 본질과 근원을 규명하려 합니다. 이러한 노력은 “인간의 악을 직접 들여다볼 수 있기 전까지는 치유의 희망을 꿈꿀 수 없다”는 저자의 확신에 기반합니다.
예를 들어, 첫번째 장에서 저자는, 조지라는 이름의 강박증에 걸린, 외견상 평범한 한 남자의 사례를 통해, 인간의 악이란 한 사람이 자기 인생의 실체들-조지의 경우엔 불행한 어린 시절, 아내와 두 자녀로부터의 철저한 소외와 단절, 죽음에 대한 두려움등과 같은 것들-과 직면하는 것을 일관되게 거부함으로부터 시작됨을 보여줍니다.
두번째 장에서는 바비라는 열다섯 살짜리 남자 아이와 그 부모의 사례를 통해, “악한 사람들의 핵심적 결함은 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죄를 인정하는 것을 거부하는 마음”에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렇듯 자기 성찰의 불쾌감을 눈꼽만큼도 견뎌 낼 마음이 없는 이런 유의 사람들의 행동에 있어 가장 지배적인 특징은, 남에게 죄를 덮어씌우는 책임 전가라고 말합니다.
귀신들림의 문제를 다룬 제5장까지 인간 개인의 악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었던 저자는, 제6장에서 인간 집단의 악의 문제로 시선을 돌립니다. 베트남전 당시 밀라이 마을에서 행해졌던 민간인 대량 학살 사건을 사례로 저자는, 개인의 악에서뿐만 아니라 집단의 악에서 역시 그 지배적 특징은 ‘게으름’과 ‘나르시시즘’이라고 분석합니다. 자기 성찰의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는 게으름과 자기 집단의 가치와 판단이 언제나 옳다고 믿는 오만함이 어우려져, 무장하지 않은 5백 명 이상의 주민들을 학살하고 그 사실을 은폐한 미군과 미정부와 나아가 미국 전체의 그 악행에 대해, 저자는 정직하고 통찰력 있는 심리학적 분석을 제시합니다.
이 책은 결코 유쾌한 책이 아닙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사례 중에 나오는 악인들과 자꾸 동일시되는 내 자신을 보게 되는 것이 여간 불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별히 자기 자녀와 배우자를 희생양으로 삼는 사례들 속 “거짓의 사람들” 이야기들이 거울처럼 나 자신을 비출 때 더욱 그러했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서두에서 말한 대로 “위험한” 책입니다. 하지만, 자기 성찰의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는 일관되고 병적인 집착이 인간 악의 본질이라면, 이 위험은 반드시 감수해야 할 위험임이 분명합니다. 모든 악은 생명과 삶을 거스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저자가 책의 부제를 통해 말하듯 “희망”에 관한 책입니다. 그는 이렇게 책을 마무리합니다. “나는 이 책을 희망 가운데 쓰고 있다. 그 희망은 곧 언젠가는 기독교 학교는 물론 모든 다른 학교에서 모든 아이들에게 악의 본질과 그 예방의 원리들을 조심스럽게 가르치게 되기를 바라는 희망이다. . . . 아직은 나의 꿈이지만 아이들은 게으름과 나르시시즘이 모든 인간 악의 뿌리라는 사실과 그것이 왜 그러한지를 배우게 될 것이다. 그들은 모든 개인은 성스럽고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그들은 또한 집단 악에 있는 개인의 본성적 성향은 자신의 도덕적 판단권을 지도자에게 떠맡겨 버리는 것이라는 사실과 그러한 성향은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들은 마침내 자신의 게으름과 나르시시즘을 끊임없이 성찰하고 그에 따라 자신을 정화하는 일이 각 개인의 책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한 개인적 정화는 각 개인의 영혼의 구원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그들이 속한 세계의 구원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것을 터득한 상태에서, 그들은 자신을 성찰하고 정화해 갈 것이다.”
글 _ 안철훈 목사
"세상을 복되게 하는 하나님의 사람들의 공동체를 꿈꾸는 목사 안철훈 입니다."
“인간 악의 치료에 대한 희망”이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의학 박사인 스캇 펙에 의해 1983년 쓰여졌습니다. 스캇 펙은 하버드 대학을 졸업하고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에서 의학 박사를 취득했습니다. 심리상담자요 정신과 의사인 그는 마흔 살이 넘어 회심한 기독교인입니다.
“인간 악의 치료에 대한 희망”이란 부제가 암시하듯, 저자는 살인과 같은 인간의 악과, 자연사나 자연 재해로 인한 파괴와 같은 자연적인 악을 구분하며, 전자에 집중합니다. 그는 인간의 악을 치유 받아야 할 병으로 규정하고, 인간의 악에 대한 정립된 과학적 지식 체계를 쌓아 나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렇다고 그가 전통적인 기독교의 선악 개념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는 과학적 모델과 종교적 모델이 양립 가능하다고 믿으며, 심지어 종교와 과학의 재통합 작업이야말로 20세기 말 지성사의 가장 박진감 넘치는 사건이었다라고 말합니다.
이 책은 심리상담자로서 저자가 다루었던 다양한 실제 사례들을 바탕으로, 한 개인 혹은 집단에 의해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자행되는 악의 본질과 근원을 규명하려 합니다. 이러한 노력은 “인간의 악을 직접 들여다볼 수 있기 전까지는 치유의 희망을 꿈꿀 수 없다”는 저자의 확신에 기반합니다.
예를 들어, 첫번째 장에서 저자는, 조지라는 이름의 강박증에 걸린, 외견상 평범한 한 남자의 사례를 통해, 인간의 악이란 한 사람이 자기 인생의 실체들-조지의 경우엔 불행한 어린 시절, 아내와 두 자녀로부터의 철저한 소외와 단절, 죽음에 대한 두려움등과 같은 것들-과 직면하는 것을 일관되게 거부함으로부터 시작됨을 보여줍니다.
두번째 장에서는 바비라는 열다섯 살짜리 남자 아이와 그 부모의 사례를 통해, “악한 사람들의 핵심적 결함은 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죄를 인정하는 것을 거부하는 마음”에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렇듯 자기 성찰의 불쾌감을 눈꼽만큼도 견뎌 낼 마음이 없는 이런 유의 사람들의 행동에 있어 가장 지배적인 특징은, 남에게 죄를 덮어씌우는 책임 전가라고 말합니다.
귀신들림의 문제를 다룬 제5장까지 인간 개인의 악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었던 저자는, 제6장에서 인간 집단의 악의 문제로 시선을 돌립니다. 베트남전 당시 밀라이 마을에서 행해졌던 민간인 대량 학살 사건을 사례로 저자는, 개인의 악에서뿐만 아니라 집단의 악에서 역시 그 지배적 특징은 ‘게으름’과 ‘나르시시즘’이라고 분석합니다. 자기 성찰의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는 게으름과 자기 집단의 가치와 판단이 언제나 옳다고 믿는 오만함이 어우려져, 무장하지 않은 5백 명 이상의 주민들을 학살하고 그 사실을 은폐한 미군과 미정부와 나아가 미국 전체의 그 악행에 대해, 저자는 정직하고 통찰력 있는 심리학적 분석을 제시합니다.
이 책은 결코 유쾌한 책이 아닙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사례 중에 나오는 악인들과 자꾸 동일시되는 내 자신을 보게 되는 것이 여간 불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별히 자기 자녀와 배우자를 희생양으로 삼는 사례들 속 “거짓의 사람들” 이야기들이 거울처럼 나 자신을 비출 때 더욱 그러했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서두에서 말한 대로 “위험한” 책입니다. 하지만, 자기 성찰의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는 일관되고 병적인 집착이 인간 악의 본질이라면, 이 위험은 반드시 감수해야 할 위험임이 분명합니다. 모든 악은 생명과 삶을 거스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저자가 책의 부제를 통해 말하듯 “희망”에 관한 책입니다. 그는 이렇게 책을 마무리합니다. “나는 이 책을 희망 가운데 쓰고 있다. 그 희망은 곧 언젠가는 기독교 학교는 물론 모든 다른 학교에서 모든 아이들에게 악의 본질과 그 예방의 원리들을 조심스럽게 가르치게 되기를 바라는 희망이다. . . . 아직은 나의 꿈이지만 아이들은 게으름과 나르시시즘이 모든 인간 악의 뿌리라는 사실과 그것이 왜 그러한지를 배우게 될 것이다. 그들은 모든 개인은 성스럽고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그들은 또한 집단 악에 있는 개인의 본성적 성향은 자신의 도덕적 판단권을 지도자에게 떠맡겨 버리는 것이라는 사실과 그러한 성향은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들은 마침내 자신의 게으름과 나르시시즘을 끊임없이 성찰하고 그에 따라 자신을 정화하는 일이 각 개인의 책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한 개인적 정화는 각 개인의 영혼의 구원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그들이 속한 세계의 구원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것을 터득한 상태에서, 그들은 자신을 성찰하고 정화해 갈 것이다.”
글 _ 안철훈 목사
"세상을 복되게 하는 하나님의 사람들의 공동체를 꿈꾸는 목사 안철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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