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영화 가을의 전설과 떠나는 가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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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찬(작곡가, 달라스 한국문화원장)
아름다운 가을의 선율, 클래식컬한 스트링의 잔잔한 화음은 어느새 피아노의 아름다운 독백을 만들어 내고 그 독백이 방어할 수 없을 만큼 강한 막새바람처럼 가슴속으로 스며들고 있습니다. 이 신선한 가을의 음악은 어느 틈새도 파고 들어갈 만큼 강하게 가을의 정서를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이 아름다운 이 계절에 미치도록 아름답고 슬픈 영화, 안소니 홉킨스와 브래드 피트의 깊은 연기, 영화 전편에 펼쳐지는 장엄하고 아름다운 풍경, 대 작곡가 제임스 오너(James Horner)의 아름다운 영화음악 The Ludlows의 감동적인 선율과 함께 나를 미치게 하고 있습니다.
나는 영화 가을의 전설의 주제음악인 제임스 오너의 ‘The Ludlows’를 MP3플레이어에 집어놓고 잠시 저물어가는 텍사스의 대지를 말없이 쳐다보았습니다.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이 아름다운 초목, 이 시간 내내 나의 시선을 스쳐 지나가는 영화 ‘가을의 전설’의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 그리고 스크린 내내 나의 감동을 적셨던 사랑, 이 모든 것이 하나가 되는 여행을 계획하였습니다. 누가 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누가 아름다운 소품을 준비하지 않더라도 있는 그대로 진한 가을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곳, 나는 조용히 핸들 위에 나의 몸을 내려 놓았습니다.
10년 된 자동차는 아직도 건재한 듯 소리 없이 35번 하이웨이를 따라 북쪽으로 달려갑니다. 광활한 11월의 태양이 변해가는 건초에 반사되어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텍사스의 대 초원을 지나고 있습니다. 11월의 대초원이 이토록 아름답단 말인가? 누가 인생의 종착역에 이르러 바라보는 세상은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이 아름답다고 했거늘 이 계절의 풍성함은 마치 끝을 알 수 없는 저 대지 위에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 합니다.
오클라호마에 들어서서 40분 정도를 북쪽으로 운전을 더하면 출구 47번에서 도로 77번을 만나게 된다. 여기에서 왼쪽으로 턴하여 5분 정도만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거대한 계곡과 함께 가을의 깊은 감동의 색깔을 간직한 터너 폴(Turner Falls)이 보입니다. 잠시 이곳에 머물러 푸른 호수에 잠긴 11월의 맑고 청렴한 하늘을 바라보고 하나 둘 가을의 흔적들을 떠내려 보내는 계곡의 물살을 들으며 가을을 음미해 봅니다.
그리고는 이곳을 빠져 나와 다시 77번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1마일 정도만 더 가면 35번 하이웨이를 만나기 바로 전에 77D 길을 만나게 되는데 여기에서 오른쪽으로 턴하여 운전을 하였습니다. 짙은 가을의 여정이 도로에 묻어나고 고불 고불 언덕위로 이어지는 길은 오클라호마의 초원을 시원하게 비친 후에 폴스 크릭 침례교 캠프(Falls Creek Baptist Camp In the Arbuckles)를 만나게 됩니다. 이곳에서 계곡을 따라 왼쪽으로 턴해서 내려가면 N3310 Road를 만나게 되는데 이곳에서 왼쪽으로 강을 따라 계속 직진을 하게 되면 아버클 와일드니스 사파리(Arbuckle Wilderness)를 만나게 됩니다. 계곡과 산에 둘러 쌓인 사파리, 울창한 가을의 향기와 빛깔을 간직한 울창한 숲을 옆으로 두고 잠시 이곳을 천천히 드라이브 해보십시오. 2시간 정도의 여유면 이곳을 다 구경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77번 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계속 가보시기 바랍니다.
10분 정도 운전을 하면 데이비스(Davis)시가 나오고 7번 도로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이 도로를 따라 동쪽으로 15분 정도 운전을 하면 설퍼(Surphur)라는 도시를 만나고 177번 도로를 만나게 되는데 여기에서 오른쪽으로 턴을 하면 치카소(Chickasaw National Recreation Area)를 만나게 됩니다. 아버클 호수(Lake of the Arbuckles)를 끼고 가을에 깊이 잠긴 형형색색의 나무들이 사이 사이에서 샘물이 쏟아나는 스프링을 끼고 아름다운 11월의 길목을 장식하고 있다. 이곳의 가을의 전설의 마지막이던가. 잔잔한 피아노의 아름다운 선율로 시작된 가을의 전설은 어느새 오케스트라의 화려한 선율을 뒤로 한 채 바이올린의 아름다운 독백을 끝을 맺고 있습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계절, 이 계절은 영화 ‘가을의 전설’의 아름다운 영상, 감동, 그리고 선율만큼이나 우리에게 감동을 가져다 주는 계절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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