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칼럼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오클라호마 259번 길의 가을여행

페이지 정보

작성자 DKNET
문화 댓글 0건 조회 5회 작성일 25-11-21 16:02

본문

오종찬(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 작곡가)


텍사스의 가을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 따스한 가을의 속삭임이 서서히 지나가는가 싶습니다.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날마다 대지의 푸르름을 그렇게 오래 간직하고픈지 계절의 순리를 거부하던 텍사스의 10월의 날씨는 이제 구름 한 점이 부담스러울 만큼 깨끗한 11월 중순의 도도함을 뽐내고 있습니다. 출근을 위해 분주한 하이웨이를 피해 로컬을 운전하다 보니 스쳐 지나가는 숲의 행렬 속에서 가을의 성큼 우리 곁에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오늘은 가을의 도도함 속에 여러분에게 멋진 단풍의 추억을 간직하게 할 도로 한 곳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달라스 다운타운에서 30번 하이웨이를 타고 동쪽으로 운전을 하다가 출구 178번에서 나가면 남북을 길게 가로지르는 259번 도로를 만나게 됩니다. 여기에서 왼쪽으로 턴하여 북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레드리버(Red River)를 만남과 동시에 오클라호마 주로 들어서게 되는데 이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계속 가게 되면 텍사스에서는 볼 수 없는 깊은 숲들과 이를 떠받들고 있는 높은 산들, 그리고 산 등선을 따라 오색찬란하게 물들어 있는 11월의 가을 흔적들, 곳곳을 가로지르는 이름을 알 수 없는 계곡들과 가을의 흔적들이 우리를 흥분시킬 것입니다.


259번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계속 운전하면 레드 리버(Red River)를 따라 넓은 평야지대가 형성이 되고 이를 사이에 두고 30분 정도 더 운전을 하면 브로큰 보우(Broken Bow)라는 조그만 소도시를 만나게 됩니다. 여기서부터는 오클라호마의 동쪽 지방을 감싸고 있는 커다란 숲 지대인 오치타 내셔널 포레스트(Ouachita National Forest)시작이 됩니다. 거대한 소나무 숲과 그 사이를 채워주는 활엽수 나무들,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듯 곳곳에 화려한 옷들을 갈아입고 있습니다. 브로큰 보우 시를 지나서 10분 정도 운전을 하면 오른쪽으로 비버 밴드 스테이트 리조트 파크(Beavers Bend State Resort Park)가 있고 이곳 안으로 들어가면 숲 사이 사이에 캐빈들이 옹기 종기 모여 있고 브로큰 보우 호수에서 내려오는 물줄기를 따라 10월의 마지막을 진한 색깔로 강줄기를 물들이고 있습니다. 


비버 밴드를 지나 북쪽으로 계속 운전을 하면 거대한 산악지형이 나오게 되는데 가을의 풍성함은 이곳에서 클라이막스를 이루게 됩니다. 어느 색깔 하나 우리로서는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신의 작품이 우리의 닫힌 마음을 저 멀리 흐르는 이름없는 강물에 흘러 버리게 하고 있습니다. 마음이 하나였는데 이곳에는 왜 두 개가 되어버렸나 싶더니 이는 나의 마음이 신의 능력의 위대함에 잠시 우리의 생각들을 접어버려서 그런가 봅니다. 


비버 밴드 리조트를 떠나 1시간 정도 북쪽으로 운전을 하면 미국의 중 남부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인 1번 도로를 만나게 됩니다. 이 도로는 오클라호마 주에서 시작이 되어 알칸소 주의 메나(Mena)시까지 연결되는 이 도로는 2000피트이상의 고도 위에서 경사와 굴곡이 심한 도로 약 50마일 거리를 드라이브하게 되는데 곳곳에 광활한 산 아래를 내다볼 수 있는 전망대와 캠프장, 그리고 등산코스들이 곳곳에 즐비합니다. 특히 죠우니 비스타(Shawnee Vista) 전망대에서 숲 속을 거닐며 느낄 수 있는 가을의 깊이란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 계절, 여름내 푸르렀던 나무들이 붉은 색으로 곱게 치장하며, 만산홍엽, 붉디 붉은 가을 산을 가슴속 깊이 심을 수 있으며, 층층 봉우리마다 돌연한 유혹처럼 불타는 단풍, 고운 단풍잎에 비끼는 가을 햇살을 눈부시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단풍이 한참 무르익은 산에는 흔들리는 나무아래 고요히 내려앉은 가을의 흔적들로 인해 달라스에선 경험할 수 없는 너무나 소중한 경험을 할 것임에는 분명합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문가칼럼 목록
    고대진 작가◈ 제주 출신◈ 연세대, 워싱턴대 통계학 박사◈ 버지니아 의과대학 교수, 텍사스 대학 , (샌안토니오) 교수, 현 텍사스 대학 명예교수◈ 미주 문학, 창조 문학, 미주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 무원 문학상, 미주 가톨릭문학상◈ 에세이집 <순대와 …
    문화 2025-11-21 
    김재일 (Jay Kim) 대표현 텍사스 교육청 (TEA) 컨설팅전직 미국 교육부 (U.S Department of Education) 컨설팅 전직 텍사스 공립학교 교장AI가 공부의 많은 부분을 대신해 주는 시대입니다. 모르는 문제는 바로 물어보고, 글쓰기 초안도 만들어…
    교육상담 2025-11-21 
    엑셀 카이로프로틱김창훈 원장 Dr. Chang H. KimChiropractor | Excel Chiropracticphone: 469-248-0012email: [email protected] MacArthur Blvd suite 103, Le…
    건강의학 2025-11-21 
    박운서 CPA는 회계 / 세무전문가이고 관련한 질의는 214-366-3413으로 가능하다.  Email : [email protected] Old Denton Rd. #508Carrollton, TX 75007이제 2025년도 한달을 조금 넘게 남은 시점이다.…
    세무회계 2025-11-21 
    오종찬(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 작곡가)텍사스의 가을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 따스한 가을의 속삭임이 서서히 지나가는가 싶습니다.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날마다 대지의 푸르름을 그렇게 오래 간직하고픈지 계절의 순리를 거부하던 텍사스의 10월의 날씨는 이제 구름 한 점이 …
    문화 2025-11-21 
    오종찬(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 작곡가)벌써 가을의 문턱이 우리의 삶 깊숙한 곳까지 내려앉아 11월의 시간을 향한 발걸음을 바쁘게 재촉하고 있습니다. 가을이라는 설레는 계절에 우리의 일터를 잠시 탈출하여 곳곳에서 삶을 재 충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쉼이란 것은 삶의 정지라…
    문화 2025-11-07 
    박운서 CPA는 회계 / 세무전문가이고 관련한 질의는 214-366-3413으로 가능하다.  Email : [email protected] Old Denton Rd. #508Carrollton, TX 75007연방정부의 셧다운이 길어지는 상황에 IRS 세출 중…
    세무회계 2025-11-07 
    REALTOR® |  Licensed in Texas -Century 21 Judge Fite #0713470Home Loan Mortgage Specialist - Still Waters Lending #2426734                            …
    부동산 2025-11-07 
    김미희 시인 / 수필가코피가 터졌다. 몸이 보낸 긴급 신호였다. 여전히 삼십 대인 줄 알고 몸을 몰아붙이는 날들이 많았으니,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운동을 시작한 지 한 달, 주 1회 두 시간 반의 변화 속에서 터진 코피였다. 몸이 나에게…
    문화 2025-11-07 
    오종찬(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 작곡가)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길을 무심코 떠나면 그간 내 머리 속을 빙빙 돌며 삶의 많은 부분을 고민하게 했던 많은 부분들이 어느새 까마득하게 잊혀지고 그 속엔 내가 알 수 없는 평안함이 자리를 합니다. 여행길을 통해 아름다운 이야기를 …
    문화 2025-10-31 
    박인애 (시인, 수필가)13년 만에 부활한 MBC 대학가요제가 지난 3일 부산 국립한국해양대학교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본방 사수하겠다는 생각으로 26일 10시 50분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1980년대 청년문화의 아이콘이었던 대학가요제가 시청률 저조라는 이유로…
    문화 2025-10-31 
    이광익 (Kevin Lee Company 대표)오바마케어(ACA), 여전히 유효한 ‘국민 건강 안전망’ACA Health Insurance, 흔히 **‘오바마케어(Obamacare)’**로 불리는 이 법안은 2010년 3월 제정되어, 2014년 1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부동산 2025-10-31 
    서윤교 CPA미국공인회계사 / 텍사스주 공인 / 한인 비즈니스 및 해외소득 전문 세무컨설팅이메일: [email protected]— Dual Status 신고 시 주의해야 할 세금 함정과 절세 전략 —                                   “이제는…
    세무회계 2025-10-31 
    조나단 김(Johnathan Kim) -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 스쿨 졸업- 現 핀테크 기업 실리콘밸리   전략운영 이사카네기멜론·어스틴·UIUC 등 ‘실속형 명문’ 집중 분석… 한인 가정 위한 현실적 입시 전략대학 입시는 성적이 아니라 전략의 싸움이다. 합격률이 …
    교육상담 2025-10-31 
    공학박사 박우람 서울대 기계공학 학사, 석사미국 Johns Hopkins 대학 기계공학 박사UT Dallas 기계공학과 교수재미한인과학기술다 협회 북텍사스 지부장자녀를 낳아 키워보면 알 수 있다. 자식은 부모를 닮지만, 부모가 가지지 않은 면도 많이 가지게 된다는 것을…
    문화 2025-10-24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