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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퇴양난 빠진 프로야구 SSG, 뾰족한 수습책 없어 더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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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프로야구 통합 우승팀 SSG 랜더스가 화려한 시즌을 마치고 진퇴양난에 빠졌다.
최근 야구단 실무를 책임지는 단장의 교체를 둘러싸고 곪았던 내부 문제가 바깥에 전면 노출된 탓이다.
지난 2년간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올해 통합 우승에 크게 기여한 류선규 단장이 12일 전격 사임하고 14일 김성용 퓨처스(2군) R&D 센터장이 새 단장으로 들어선 과정에서 의혹이 꼬리를 물었다.
SK 와이번스에서 SSG로 간판을 바꾼 2년 사이 정치판에서나 볼 법한 단어인 '비선 실세'가 팀을 좌우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SSG의 모기업인 신세계 그룹에 몸담지 않은 한 인사가 정용진 SSG 구단주와 개인 친분을 앞세워 야구단을 거리낌 없이 드나들고 선수 영입 등에도 관여했다는 글들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삽시간에 퍼졌다.
이 인사는 SSG 선수단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하고 구장 식당에서 벌인 샴페인 샤워도 함께 즐겼다.
보통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는 포스트시즌에 진출을 확정하거나 상위 라운드에 또 올라가면 로커에 비닐을 치고 선수단 전체가 샴페인 샤워로 기쁨을 공유한다.
이 행사는 언론에 공개되고 선수들과도 자유롭게 인터뷰할 수 있다.
이런 MLB와 달리 SSG 구단의 축승 현장에는 역사적인 우승이라는 자체 평가에 걸맞지 않게 야구단과 무관한 '외부인'도 있었다.
SSG는 의전 문제 등을 들어 샴페인 샤워를 언론에 비공개해 당시 취재진의 적지 않은 원성을 사기도 했다.
또 김성용 신임 단장이 이 인사와 절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선 인사의 '막후 구단 운영' 의혹마저 나오는 현실이다.
일련의 의문에 화난 SSG 팬들은 정 구단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서 이와 관련한 해명을 거세게 요구하는 등 좀처럼 우승팀의 연말이라고는 볼 수 없는 상황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팬들은 돈을 모아 15∼17일 신세계 백화점 본점 등에서 트럭 시위를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의혹이 해소되기 전에는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팬들의 결기가 엿보인다.
SSG 야구단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난감해한다는 증거는 여러 군데서 드러난다.
우선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가는데도 언론과 팬들이 제기한 의혹을 해명하지 않고 무대응으로 일관한다는 점이다.
사안의 본질이 구단 운영과 관련한 구조적인 문제라는 점에서 사실 SSG 야구단이 먼저 나서서 해명할 일도 아니다.
모기업의 눈치를 봐야 하는 야구단으로서는 모기업 구단주 관련 비선 인사를 적극 엄호하려 하겠지만, 지금껏 드러난 정황만으로도 설득력이 떨어지리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게다가 SK 와이번스 야구단 인사들이 주축인 야구단과 신세계 그룹의 '화학적 융합'도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대기업인 SK와 신세계 그룹의 문화가 전혀 달라 야구단 운영 철학과 이번 사태 대응 방식 등에서 시각차가 상당히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번 공식 발표한 단장 인사를 철회하기에도 부담이 크다.
김 단장의 인사를 철회한다면 비선 실세의 구단 운영 개입을 자인하는 모양새여서다.
현재로서는 이번 사태와 관련한 SSG 야구단과 신세계 그룹의 정확한 설명, 비선의 영향력을 차단할 수 있는 새 단장 영입 정도만이 해결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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