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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의 전설' 송골매 마지막 투어 "그때 그 시절로 타임슬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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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부터 라디오 DJ를 하면서 음악을 직접 하는 것보다 음악을 소개하는 게 내게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송골매가 더 나이 들기 전에 한번 하자고 (구창모와) 10년 전부터 이야기를 주고받았죠." (배철수)
1980년대를 풍미한 전설적인 록 밴드 송골매의 배철수와 구창모가 약 40년 만에 전국투어 콘서트로 다시 날아오른다.
송골매의 리더 배철수는 6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전국투어 콘서트 '열망' 제작발표회에서 "젊은 시절로 타임머신을 타고 타임슬립을 하는 느낌으로 할 것"이라며 "편곡은 100% 오리지널 그대로 한다"고 말했다.
보컬 구창모는 "20대 때 가졌던 음악에 대한 열정과 열망을 지금 이 시대로 그대로 가져와서 하고 싶다"고 말했다.
송골매는 1979년 록 밴드 활주로 출신 배철수를 중심으로 결성됐다. 3년 뒤인 1982년 홍익대 록 밴드 블랙테트라의 구창모와 김정선을 영입하며 밴드의 전성기를 맞았다.
송골매는 '어쩌다 마주친 그대', '빗물', '모여라', '모두 다 사랑하리' 등의 히트곡을 배출하며 1980년대를 대표하는 밴드로 인기를 누렸다.
1982년 발표된 2집 타이틀곡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당시 KBS '가요톱텐'에서 5주간 1위를 차지하는 등 히트를 했다.
송골매는 1990년 9집을 마지막으로 긴 휴식에 들어갔다. 리더 배철수는 같은 해 진행을 맡은 MBC FM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진행하며 국민 DJ로 사랑받았다.
이번 전국투어는 이로부터 32년, 배철수와 구창모라는 '투톱' 체계가 갖춰진 지 40년 만의 콘서트로 의미가 크다. 청바지와 장발로 상징되던 송골매의 저항 정신 혹은 일탈도 다시 소환될 전망이다.
배철수는 "(1980년대는) 사회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굉장히 경직됐고 힘든 시기였다"며 "송골매라는 팀은 기성 가요계와는 달리 무대 위에 청바지를 입고 올라온 최초의 밴드였다. 저 이전의 선배들은 턱시도에 나비넥타이를 맸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자유롭게 노래하면서 젊은 친구들이 우리를 보고 대리만족을 한 게 아닐까 한다"며 "약간의 일탈 느낌을 받았던 게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구창모 역시 "그때는 장발과 미니스커트를 단속하던 시절"이라며 "청바지는 젊은이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사실 우리가 무대복으로 입을 수 있는 게 청바지밖에 없었다"고 부연했다.
이어 "방송국에 청바지를 입고 출연했다가 프로그램을 무시한다며 야단맞은 적도 있었다"며 "그래도 우리는 어깨까지 내려오는 배철수의 장발과 청바지를 자랑스럽게 여겼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활약하던 시대에도 록은 주류 장르가 아니었지만, 40년이 흐른 지금도 우리나라는 여전의 록의 불모지로 불린다.
배철수는 관련 질문에 "문화는 흘러가는 강 같아서 흐르는 대로 내버려 두면 된다. 댐만 쌓지 않으면 된다"며 "문화는 정부가 정책을 펴는 것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소신을 밝혔다.
송골매 재결합을 기념해 엑소의 수호와 그룹사운드 잔나비가 각각 '모두 다 사랑하리'와 '세상만사'를 리메이크해 발표한다.
수호는 "제 부모님이 송골매 선배님들의 팬이어서 영광스럽게 생각하며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며 "엑소의 팀 구호가 '사랑하자'다. 저는 사랑하는 것을 너무 좋아하기에 '모두 다 사랑한다'는 노래의 박애주의식 표현에 꽂혔다"고 말했다.
잔나비의 최정훈은 "밴드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송골매) 선배님들에 대한 동경이 있다"며 "우리나라는 록 음악의 불모지인 곳이라 우리가 음악을 할 수 있게끔 자리를 만들어주신 선배님을 돕는 것을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송골매는 9월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을 시작으로 부산, 대구, 광주, 인천을 순회하며 힘찬 날갯짓에 나선다. 이들은 내년에는 로스앤젤레스, 뉴욕, 애틀랜타에서도 공연을 계획 중이다. 이번 투어는 송골매의 마지막 콘서트가 될 공산이 크다.
배철수는 "세상 모든 일은 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게 좀 위험하기는 하다"는 조건을 달고서 "이번 공연까지 마치면 더는 음악은 하지 않으려고 확실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은퇴 예고'를 했다.
"배철수가 1979년 제가 머물던 설악산 암자로 다섯 시간 걸려서 찾아왔어요. 그리고는 '음악을 같이 하자'고 첫 마디를 꺼냈죠. 숙명이라는 단어가 있죠? 음악을 하면서 숙명이라는 단어를 생각하게 됐어요." (구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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