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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내 누군지 아니?" 장첸 명대사 되살린 '범죄도시' 박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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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파 두목 장이수(박지환 분)는 모친 회갑잔치 자리에서 하얼빈 출신 조직폭력배 장첸(윤계상)의 칼에 찔렸다. 장첸은 인천국제공항 화장실에서 형사 마석도(마동석)에게 일격을 당한 뒤 일어서지 못했다.
"니 내 누군지 아니?" 2017년 '범죄도시' 개봉 이후 수많은 패러디를 낳은 장첸의 대사다. 5년 뒤 살아 돌아온 장이수는 장첸이 자신의 가슴에 칼을 꽂아넣으며 내뱉은 옌볜 사투리 명대사를 되살린다. '범죄도시'가 하나의 시리즈이고, 장이수는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캐릭터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범죄도시 2' 개봉을 하루 앞둔 17일 화상으로 만난 박지환은 이 대사를 두고 "자칫 잘못하면 이상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어떤 감정으로 해야 하는지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민머리에 갈색 가죽 점퍼 차림의 장이수가 구사하는 옌볜 사투리는 박지환을 세상에 알렸다. 최근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는 깡패 출신 국밥집 주인을 연기하며 제주 사투리를 쓴다. 그는 사투리 연기를 몇 달 동안 준비하며 공을 들인다고 했다.
"지역 사투리를 쓴 라디오를 몇 달 동안 듣고 틈틈이 읽어요. 그러다 보면 인물의 리듬과 템포가 쌓여서 억지스럽지 않게 상상이 돼요. 주의 깊게 봐온 캐릭터들을 퍼즐 맞추듯 데리고 와요. 너무 사투리에만 갇히다 보면 마음이 잘 전달되지 않거든요."
박지환은 노트에 수많은 캐릭터에 대한 일종의 보고서를 만들어두고 있다고 했다. "이런 인물이라면 대본에 나오는 어떤 캐릭터와 맞춰도 되지 않을까, 간단한 연결고리를 만들어놓은 채 상상을 해요. 캐릭터는 상대 배우를 만나서 완성되기 때문에 제가 생각을 많이 하지는 않아요."
그의 필모그래피에는 '검사외전'(2016), '1987'(2017), '마약왕'(2018), '사바하'(2019), '봉오동 전투'(2019) 등 수백만 관객을 동원한 작품들이 여럿이다. 관객 입장에선 기억도 잘 나지 않는 단역이 많았지만, 작품 속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다. 박지환은 "'범죄도시'를 하고 나서 모든 게 달라졌다. 많이 알아봐 주시고 쉽지 않은 기회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범죄도시'에서도 장이수는 결코 가볍지 않은 캐릭터가 됐다. 1편에서 오락실 운영권을 두고 장첸과 다투다가 완패한 그는 2편에서 불법체류자를 상대로 한 직업소개소를 차리고 새 삶을 찾으려 한다. 마석도와 다시 만난 그는 1편과 달리 극의 흐름을 뒤바꾸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박지환은 단역에서 조연으로 점차 체급을 올리는 자신의 캐릭터들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예전에는 산발적으로, 날아가도 상관없는 감정을 택했다면, 지금은 장면을 나누기 위해서 많이 생각한다고 할까요. 전에는 오늘만 사는 캐릭터였다면, 이제는 일주일 계획을 갖고 생각해야 하는 인물이죠."
마석도는 장이수의 약점을 놓치지 않고 그를 수사에 십분 활용한다. 서로 타박하고 끌려다니면서도 웬만한 형사들을 능가하는 두 사람의 호흡은 이제 시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가 됐다. 박지환은 "특유의 세련되지 않음, 날 것 같은 투박함이 '범죄도시 2'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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