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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드베데프, 조코비치 대기록 저지하며 메이저 챔피언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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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닐 메드베데프(2위·러시아)가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왕좌에 오르며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의 대기록 달성을 좌절시켰다.
메드베데프는 1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5천750만달러·약 673억원) 마지막 날 남자 단식 결승에서 조코비치를 2시간 15분 만에 3-0(6-4 6-4 6-4)으로 완파했다.
2019년 US오픈과 올해 호주오픈에 이어 세 번째 오른 메이저 대회 결승에서 생애 첫 메이저 챔피언이 된 메드베데프는 우승 상금 250만 달러(약 29억2천500만원)를 받았다.
현역 20대 나이 선수의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우승은 지난해 US오픈 도미니크 팀(6위·오스트리아) 이후 이번 메드베데프가 두 번째다.
팀은 1993년, 메드베데프는 1996년생이다.
당시 팀은 결승에서 알렉산더 츠베레프(4위·독일)를 꺾었고, 20대 선수가 메이저 대회 결승에서 남자 테니스의 '빅3'로 불리는 조코비치, 라파엘 나달(5위·스페인), 로저 페더러(9위·스위스) 중 한 명을 물리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했더라면 한 해에 4대 메이저 대회를 석권하는 '캘린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할 수 있었으나 마지막 관문인 US오픈을 통과하지 못했다.
남자 단식의 캘린더 그랜드 슬램은 1969년 로드 레이버(호주) 이후 나오지 않는 대기록이다.
1987년생으로 내년에 30대 중반을 넘어서는 조코비치가 다시 캘린더 그랜드슬램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또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했더라면 남자 단식 최초로 메이저 대회 21회 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지만 이것도 2022년을 기약하게 됐다.
테니스 남자 단식 메이저 대회 최다 우승 기록은 조코비치와 나달, 페더러가 함께 보유한 20회다.
조코비치는 이날 결승을 앞두고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며 총력전을 예고했으나 경기 초반부터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1세트 자신의 첫 서브 게임부터 브레이크를 허용, 0-2로 끌려간 조코비치는 1세트 내내 한 번의 브레이크 포인트도 잡지 못하고 4-6으로 1세트를 내줬다.
이때만 하더라도 이번 대회 3회전부터 4강까지 네 경기 연속 1세트를 내주고 역전승한 조코비치의 관록에 대한 팬들의 믿음이 흔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2세트 메드베데프의 첫 서브 게임에서 0-40으로 트리플 브레이크 포인트를 잡았다가 메드베데프의 포핸드 위너, 서브에이스, 조코비치의 실책으로 브레이크 기회를 날리면서 경기장 분위기가 메드베데프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다음 메드베데프의 서브 게임에서도 브레이크 기회를 살리지 못한 조코비치는 라켓을 코트 바닥에 여러 차례 내리치며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결국 바로 다음 자신의 서브 게임을 빼앗긴 조코비치는 2세트에서 잡았던 5번의 브레이크 기회를 모두 놓치고 또 4-6으로 2세트도 내줬다.
3세트에서는 메드베데프가 게임스코어 4-0까지 리드를 잡으며 코너에 몰린 조코비치를 일방적으로 몰아세웠다.
이날 조코비치는 3세트 게임스코어 2-5에서 처음으로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4-5까지 추격, 막판 대반격에 나서는 듯했지만 이어진 메드베데프의 서브 게임이 올해 US오픈의 마지막 게임이 됐다.
서브 에이스 수에서 메드베데프가 16-6으로 우위를 보였고, 공격 성공 횟수 38-27, 실책 31-38 등 경기 내용 면에서도 메드베데프의 완승이었다.
2005년 호주오픈 마라트 사핀 이후 16년 만에 러시아 선수로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정상에 오른 메드베데프는 "팬 여러분과 조코비치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오늘 우리는 조코비치가 어떤 기록에 도전했는지 다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인사했다.
조코비치는 "팬 여러분의 응원에 보답하지 못해 슬프고, 실망스럽기도 하지만 이 대회를 준비하며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매우 힘들었기 때문에 대회가 끝나 후련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다음 메이저 대회는 2022년 1월 호주오픈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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