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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링에서 쓰러진 몽골 복서…복싱인 모금에도 치료비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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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1일 경기도 가평군 청평가족호텔에서 열린 프로복싱 슈퍼밴텀급 경기에서 몽골 출신 선수가 한국 선수와 대결하던 도중 쓰러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1라운드와 2라운드에 치열한 공방전을 벌인 자미얀바트 테서렌바트(몽골)와 장인수(한국)의 경기에서 3라운드에 돌발 상황이 생겼다.
장인수의 펀치에 맞고 다운된 자미얀바트는 곧바로 일어섰으나 링에서 내려오다가 그대로 의식을 잃은 것이다.
자미얀바트는 현장에서 대기하고 있던 응급구조사에게 응급조치를 받고 사고 발생 10여분 만에 인근 남양주 현대병원으로 후송돼 곧바로 뇌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한 달이 넘은 지금까지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다.
팔을 조금씩 움직이고 주변 목소리에 반응하는 등 조금씩 호전되고 있어도 언제 털고 일어날 수 있을지 알기 힘든 상황이다.
대회를 주관한 한국권투위원회(KBC)에 따르면, 자미얀바트는 선수 본인도 모르는 만성 뇌출혈을 '머리에 품고' 링에 올랐다.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과도 같았던 선수의 뇌혈관이 권투 경기의 충격에 버티지 못한 것이다.
수술을 집도한 의사로부터 선수의 만성 뇌 질환을 알게 됐다는 KBC 관계자는 미리 사고를 막을 수 없었냐는 질문에 "경기에 앞서서 기초적인 신체검사는 진행하지만, 자각 증상이 없는 만성 뇌출혈과 같은 질환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고 해명했다.
링닥터 대신 응급구조사가 대기하고 있던 현장 상황에 대해서도 "현실적으로 링닥터를 대동하기 어려운 지방 주말 경기 때문에 지난해 응급구조사를 배치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했다. 응급 조치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자미얀바트가 쓰러진 뒤, KBC는 선수 회복을 위해 치료비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자미얀바트는 세계복싱협회(WBA) 두 체급 챔피언을 지낸 몽골의 복싱 영웅 라크바 심의 제자다.
KBC 관계자는 "라크바가 사후 대처에 대해 논의하지 않고 곧바로 몽골로 출국해 지금까지 연락이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KBC는 몽골 대사관에 통보해 사고 발생 사실을 알리고 몽골에서 가족을 초청했고, 치료비를 충당하기 위해 권투인들에게 상황을 알리고 모금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국 복싱 전설인 홍수환을 비롯해 수십명이 십시일반으로 현재 2천여만원을 모금했으나, 치료비를 대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KBC 관계자는 "현재까지 치료비는 5천만원 정도 들었고, 앞으로도 4∼5천만원가량 더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복싱 팬들의 관심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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