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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박주호의 '유럽 진출' 지론…"기회 올 때 무조건 나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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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나가야죠. K리그 팀들도 배려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성장하고 더 큰 선수가 돼서 돌아올 수도 있잖아요."
프로축구 수원FC의 측면 수비수 박주호(36)는 우리나라에서 유럽 무대 경험이 많은 선수 중 한 명이다.
2008년 미토 홀리호크(일본)를 통해 프로에 데뷔한 그는 FC바젤(스위스)을 거쳐 2013년부터 4년간 독일 분데스리가를 누볐다.
'유럽파 선배'인 박주호는 최근 유럽 무대를 두드리는 선수가 많아져 반갑다.
최근 수원 삼성에서 뛴 공격수 오현규가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으로, 국가대표 수비수 박지수는 포르투갈 포르티모넨스에 합류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두 골을 넣으며 주가가 폭등한 전북 현대의 조규성도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마인츠(독일), 셀틱 등 유럽 구단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7일 제주 서귀포 빠레브호텔에서 진행된 '2023 K리그 동계 전지 훈련 미디어 캠프'를 찾은 박주호는 "선수라면 (유럽 무대) 도전은 당연한 것"이라며 "돈에 연연하지 말고 무조건 나가라"라고 조언했다.
박주호는 "나갈 기회가 있을 때 (유럽을) 경험해보면 축구를 접하는 시선 자체가 달라진다"며 "내가 스무 살 때는 유럽 진출이라는 꿈 자체가 없었다. 유럽에서 뛰는 선배들을 많이 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돌아봤다.
이어 "지금은 유럽파 선수들을 보며 초등학생도 유럽에서 뛰는 꿈을 꾼다. 나도 일본에 있으면서 유럽 진출을 꿈꿨다"며 "구단들도 배려해야 한다. 내년에 같은 팀에서 또 제안이 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스위스 무대를 두드린 끝에 독일 프로축구에도 입성한 박주호는 유럽 내 '중소 리그' 진출도 합리적인 선택지라고 짚었다.
그는 "선수도 유럽에 적응할 기간이 필요하다. 중소리그도 절대 만만한 곳이 아니다"라며 "영국 축구를 많이 보고, 또 대중화된 빅 클럽들을 접하니 그런 팀에서 선수가 뛰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지만, 막상 가게 되면 (선수의) 경쟁력도 따져야 하고 적응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리그를 발판으로 빅리그에 입성하는 게 더 안전한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유럽 무대에 적응하는 일의 중요성을 아는 만큼, 조규성의 선택도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유럽 진출을 원했던 조규성은 이번 겨울과 다가오는 여름 이적시장 중 적기를 고민했고, 결국 전북의 스페인 전지 훈련에 합류해 새 시즌을 위한 담금질을 시작했다.
박주호는 "여름에 가는 게 더 좋긴 하다. 그 팀 동료와 운동할 기회도 없이 바로 적응하는 게 쉽지 않다"며 "당장 집도 알아봐야 하고 여러 측면에서 피로가 쌓인다. 한두 달을 호텔에서 지내며 붕 뜬 채로 살아야 한다"고 짚었다.
유럽 무대 안착을 위해 꼽은 핵심 요소도 정신적 측면이었다.
박주호는 "힘들 때 버텨내고 잘할 때 이를 유지할 수 있는 멘털이 필요하다"며 "유럽은 심심하고 외로운 곳이라 고요한 시간을 이겨내면서 경쟁까지 해야 한다. 강한 경쟁 상대를 두려워하지 않는 정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리에A에 진출해 리그 최고 수비수로 성장한 김민재 역시 정신적 측면에서 유럽 선수가 국내 선수보다 뛰어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민재는 지난해 12월 이탈리아로 출국하면서 "사실 한국 선수들이 투지, 투혼 등의 수식어로 회자하는데 유럽 선수들이 더 많이 뛰고 투지가 있다"며 "정신적인 측면에서 더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당시 김민재는 "한국 선수들에게 유럽 팀에서 제안이 오면 (구단이) 좋게 잘 보내줬으면 한다. 솔직히 일본이 많이 부럽다"며 "일본에는 유럽 선수들이 많아 경쟁력이 있다. 사실 비교할 거리가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주호도 이에 동의했다.
그는 "모든 선수가 이에 동감한다. 일본 대부분 팀의 환경은 유럽보다 비슷하거나 더 낫다"며 "내가 국내로 돌아왔을 때 열악하고 발전해야 할 부분이 많아 깜짝 놀랐다. 특히 구단이 선수를 대하는 인식이 그렇다"고 짚었다.
이어 "일본은 선수뿐 아니라 매니저, 관계자들을 계속 빅리그로 보내 교류하고 협력한다"며 우리나라 프로축구의 발전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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