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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 김현주 "새로운 장르, 시도 자체가 절반의 성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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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많이 키웠어요. 팔뚝이 남자보다 굵어질 정도로요. (웃음)"
배우 김현주가 연기한 넷플릭스 영화 '정이' 속 윤정이는 22세기 최고의 전사다. 그는 한 번의 작전 실패로 식물인간이 되기 전까지는 연합군 팀장으로 전투에 나서 매번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25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현주는 군인 캐릭터를 준비하며 운동에 힘썼다고 밝혔다.
"몸 전체를 가리는 수트를 입을 거라는 생각을 안 하고 운동을 되게 열심히 했어요. 결과적으로는 잘했다고 생각해요. 수트나 총의 무게를 견디면서 액션을 하려면 근력이 필요하거든요."
지난 20일 공개된 '정이'는 한 인공지능(AI) 개발회사가 '최고의 용병' 정이의 뇌를 복제해 전투 로봇을 만들고자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김현주는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얘기를 들었을 때는 너무 흥미진진했고 마냥 신났었다"고 회상했다.
"사실 이런 작품이 한국에서 나오기 쉽지 않으니 참여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제게는 새로운 도전이라는 생각이 앞섰어요. 신기하고 너무 재밌겠다는 마음이 컸죠. 그다음에 하려고 보니 많은 액션신, 로봇 연기 이런 것들을 걱정하게 됐죠."
이어 "처음 캐스팅 제안이 왔을 때는 의아했다"면서도 "연상호 감독님을 많이 의지하고 믿었다. '연상호라면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와 신뢰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인간 정이는 아픈 딸의 수술비를 위해 매번 전투에 나서고, 로봇 정이는 시뮬레이션이라는 이름 아래 계속 전투 상황에 놓인다.
김현주는 "정이가 너무 짠했다"고 말했다.
"기억은 없는데 무한히 반복되는 실험의 대상이 되잖아요. 본인은 모르지만 고단함이 켜켜이 쌓이고 있을 거란 느낌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매번 반복되는 액션을 찍을 때도 감정이 달라지더라고요."
김현주는 이번 작품에서 지난해 작고한 강수연과 모녀로 호흡을 맞췄다. 어른이 된 정이의 딸 서현(강수연 분)은 전투 로봇을 개발하는 '정이 프로젝트'의 책임자로, 엄마를 영원한 영웅으로 만들고자 한다.
"강수연, 이름 석 자만으로도 너무 카리스마 있지 않아요? (웃음) 저는 그전까지 한 번도 뵌 적이 없어서 만날 수 있는 분이라는 생각을 못 해봤어요. 완전 전설 속의 인물 같은 느낌이었죠. 그래서 선배님이 출연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내가 (강수연의) 눈을 보면서 연기한다는 게 가능한 일인가?' 생각도 들고, 겁도 났죠."
그러나 촬영장에서 만난 강수연은 걱정과 달랐다고 했다. "실제로 만나보니 너무 좋으신 거예요. 사적인 자리에서는 제가 마냥 귀염 떨면서 기댈 수 있는 선배님, 현장에서는 같이 호흡하고 연기하는 동료 배우였어요."
또 최근 영화관에서 열린 시사회를 통해 스크린 속 강수연의 모습을 처음으로 봤다고 밝히며 "너무 좋은 배우를 잃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국내에서는 '정이'에 대한 평가가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지만, 세계적으로는 공개 다음 날부터 넷플릭스 영화 글로벌 1위를 지키며 주목받고 있다.
김현주는 "국내에서 더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시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시도했다는 것 자체가 반은 성공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작품이 교과서는 되지 않겠지만, 앞으로 나올 작품들의 레퍼런스가 될 수 있으니까요. 혹평을 받아들이면 다음 작품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로 27년 차 배우가 된 김현주는 2019년 OCN 드라마 '왓쳐'로 장르극에 처음 도전한 그는 변신을 거듭하며 연기 폭을 넓혀가고 있다.
"배우라면 누구나 새로움에 대한 갈증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요? (웃음) 특히 제가 드라마를 많이 하다 보니까 변화를 준다고 하더라도 한계점에 부딪히는 것들이 있었어요. 그런 점에서 지금의 매체 변화가 저한테는 굉장히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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