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연예
"유머 감각도, 체력도 건재했는데"…이상용 별세에 동료들 애도
페이지 정보
본문
'뽀빠이'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인기 방송인 이상용이 9일 별세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그와 방송을 함께했던 방송가 동료들은 충격과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고인이 MC를 맡았던 MBC 국군 장병 위문 프로그램 '우정의 무대'를 연출한 주철환 전 PD는 "(이상용은) 술 담배도 하지 않고 철저하게 건강을 관리하고 다부진 몸으로도 유명한 분이었다"고 말했다.
전 방송코미디언협회장인 엄영수 역시 "예전에 방송에서 큰 얼음덩어리 위에서 누가 오래 버티는지 게임을 했는데 뽀빠이 형님이 1등이었다"며 "원체 건강하셨던 분"이라고 고인을 떠올렸다.
엄영수는 "작년에 뵙고 식사했을 때 혈당 수치가 높아져서 발이 아파 걷는 걸 힘들어하셨지만, 그때도 유머 감각이나 기억력 모두 건재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고인과 친분이 두터웠던 가수 현숙은 "늘 활력이 넘치고 건강에 자부심이 대단한 분이라 30년은 더 사실 줄 알았는데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슬퍼했다. 가수 진성도 "체력이 좋으셔서 100세까지는 사실 줄 알았는데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주변의 말처럼 고인은 대학생 시절 보디빌딩 대회에서 우승했을 만큼 운동과 자기 관리에 철저했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동료들은 특히 고인이 무대에서 대중을 사로잡는 능력이 뛰어나고 항상 유머를 개발하기 위해 고민하고 공부하는 일을 멈추지 않는 성실한 방송인으로 기억했다.
주 전 PD는 "'우정의 무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일단 군부대에 가면 무대를 장악하셨던 분이었다"며 "아마 '군대' 하면 떠오르는 사회자가 누구냐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이 '뽀빠이 이상용'이라고 말할 것"이라고 했다.
엄영수는 "미리 짜놓은 연극이나 콩트를 하는 대부분의 코미디언과 다르게 형님은 혼자 무대에 올라 진행하고 웃음을 주는 분이었다"고 기억했다.
그는 또 "형님이 집에 유머를 메모해 놓은 공책만 수백권이 있다고 해서 제가 '그것 좀 복사해달라'고 조르면 '내가 늙어서 활동 못 하게 되면 주겠다'고 하셨다"며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상대가 누군지에 따라서 그에 맞는 유머를 할 수 있도록 늘 준비돼 있던 분"이라고 덧붙였다.
고인과 여러 국군 장병 위문 공연을 함께한 현숙은 "항상 가수들 대기실에 와서 웃긴 이야기를 해주고, 가수들이 최고의 기분으로 노래할 수 있도록 기를 살려주시던 모습이 기억난다"고 했다.
동료들은 고인이 아낌없이 베풀고 앞장서 경조사를 챙기는 '의리파'였다고도 입을 모았다.
엄영수는 "몇 번인가 형님이 후배들, 코미디언협회 임원들하고 식사하라면서 봉투에 돈을 넣어 건네신 일이 있다"며 "바빠서 함께하지 못할 때도 후배들을 챙기신 것"이라고 말했다.
현숙은 "제가 차 전복 사고로 병원에 입원한 일이 있는데, 선생님이 새벽 5시에 병문안을 오셨던 기억이 난다"며 "제가 힘들고 급한 일을 당했을 때 제일 먼저 나타나신 분이었다"고 떠올렸다.
진성은 고인과 위문 공연을 함께했던 때를 되짚으며 "무명 때일수록 위문 공연을 다녀야 한다고 자주 용기를 주시고, 선생님(이상용)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저를 불러주시기도 했다"고 말했다.
Copyright ⓒ 달라스 코리안 라디오 www.dalkor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