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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망] 봄바람 타고 온 ‘기회’… ‘텍사스 주택 시장, 바이어 마켓으로 한걸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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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가을까지 기다리는 게 나을까?”
최근 텍사스에서는 이런 고민을 안고 있는 예비 주택 바이어들이 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오랜 기간 셀러 중심의 시장이었던 텍사스 주택 시장이 점차 바이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텍사스 A&M대학교 부설 부동산연구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텍사스의 주택 중간 판매가는 약 32만 8천 달러로, 미국 전체 평균보다 약 7만 달러 저렴하다.
특히 팬데믹 이후 치솟았던 주택 가격은 최근 몇 년간 하락세로 돌아섰고 매물도 이전보다 시장에 더 오래 머물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주택 구매를 고려하는 이들에게 ‘지금이 기회일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공급 늘며 협상 여지도 커져”
텍사스 부동산연구소의 주택경제학자 얀링 메이어 박사는 텍사스스탠더드(The Texas Standard)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시장은 완전한 ‘바이어 마켓’이라기보다, 바이어에게 조금 더 나아진 조건이 갖춰진 상태”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2년 이상 높은 주택 가격과 고금리로 인해 구매 여건이 막혀 있었지만, 이번 봄에는 공급 측면에서 변화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몇 달 동안 텍사스 전역에서는 주택 재고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바이어들에게 더 많은 선택지와 협상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몇 달 사이 매물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다. 2월 기준, 기존 주택 매물은 전년 대비 17% 증가했고, 3월 신규 매물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모기지 금리가 오른 이후 많은 주택 소유자들이 낮은 금리를 포기하고 이사를 꺼리는 ‘락인 효과(lock-in effect)’가 우려됐지만, 시간이 흐르며 이동이 불가피해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 또한 재택근무에서 다시 사무실로 복귀하는 직장인들도 많아지면서 도심 인근으로 이사하는 수요도 생겨나고 있다.
매물 증가는 바이어에게 더 많은 선택지와 협상력을 제공하며, 반대로 셀러 입장에서는 더 많은 경쟁을 의미한다.
Realtor.com에 따르면 3월 기준 전체 매물 중 17% 이상이 가격을 인하했고, 이는 2016년 이후 3월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눈 돌릴 곳은 ‘2차 시장’과 국경 도시
가격 조정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지역은 대도시보다는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2차 시장’이다. 텍사스의 애빌린(Abilene), 러벅(Lubbock), 미들랜드(Midland), 컬리지스테이션(College Station) 등지에서 최근 주택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메이어 박사는 “이들 지역은 대도시에 비해 주택 가격이 낮고, 기존 주택은 물론 신 축 주택 시장에서도 가격 인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러벅에서는 달라스-포트워스 지역보다 훨씬 합리적인 가격에 더 좋은 조건의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3월 들어 라레도(Laredo), 엘파소(El Paso) 등 국경 도시에서도 강한 거래량이 감지되고 있다.
여전히 부담스러운 금리 … 경제 불확실성도 변수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고금리는 여전히 바이어들의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메이어 박사는 “전국적으로 높은 금리로 인해 ‘바이어 대기’ 현상이 발생했고, 이는 텍사스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한편 부동산 분석기관 코탈리티(Cotality)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셀마 헵(Selma Hepp)은 “경기 침체 우려와 고용 시장 둔화 가능성 때문에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질 경우, 모기지 금리가 내려갈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모기지 금리가 일반적으로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과 연동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세 등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정책들이 여전히 금리를 높은 수준에 머무르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관세 전쟁 등 경제 불확실성도 여전히 구매 심리를 짓누른다.
주택 구매를 미루는 사람들이 늘며 계약 중인 주택 수(pending listings)는 3월 기준 전년 대비 5.2% 감소했다.
특히 일자리 안정성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큰 계약을 감행하기 주저하는 사람들이 많다. 셀마 헵은 “많은 사람들이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면 그냥 있는 집에 머무는’ 선택을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에는 주택 보험료와 관리비(HOA 등)처럼 이전에는 예측 가능하던 비용들도 크게 오르며, 주택 소유가 더 불확실하고 리스크 있는 선택처럼 느껴진다.
변경된 중개인 수수료 체계
전미부동산협회(NAR)가 합의한 새 규정에 따라, 지난해부터 주택 거래 관행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이전에는 일반적으로 셀러가 자신의 중개인뿐 아니라 바이어의 중개인 수수료까지 부담했다. 하지만 이제는 셀러가 바이어 중개인에게 수수료를 줄지 여부와 금액을 직접 정하게 되었다.
또한 바이어가 중개인을 통해 집을 보려면, 사전에 중개인 보수 계약서에 서명해야 한다.
따라서 이제는 오픈 하우스를 방문하거나 직접 매물 중개인에게 연락하지 않는 이상 아무 조건 없이 집을 보러 가는 것이 어려워졌다.
비록 많은 부동산 중개인들이 “시스템이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고 말하지만 이제 거래 과정에서 협상해야 할 항목이 더 많아졌다는 점은 분명하다.
지금 집을 사야 할까? 아니면 금리가 더 내려갈 때까지 기다리는 게 나을까?
주택경제학자 얀링 메이어 박사의 답변은 명쾌하다.
“당신의 상황을 정확히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만약 지금 꼭 사야 하는 상황이라면 다양한 매물을 비교해보면서 협상을 잘 하라. 시간이 있다면 금리 동향을 좀 더 지켜보는 것도 방법이다.”라고 덧붙였다.
올 봄, 텍사스 주택 시장은 오랜만에 바이어의 여유가 허용되는 시기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고금리라는 변수는 존재한다. 타이밍을 잡기 위한 가장 확실한 무기는 결국 정보와 인내 그리고 개인의 조건을 정확히 아는 현명한 판단일 것이다.
부동산파트너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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