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트렌드 매거진

[]ISSUE] 무엇을 먹고, 언제 어떻게 먹을까? 장수의 비결, “이때 먹자”

페이지 정보

작성자 DKNET
리빙트렌드 댓글 0건 작성일 22-08-01 16:03

본문

오래 살기 위해서는 언제 먹는 것이 좋을까?

 

UT 사우스웨스턴 메디컬 센터(UT Southwestern Medical Center)가 최근에 공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무엇을 먹는가’ 뿐만 아니라 ‘언제 어떻게 먹는지’가 우리의 수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먹는 칼로리를 줄이는 것이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는 생각은 오랫동안 있어왔다. 그러나 UT 사우스웨스턴의 두 신경과학 교수, 조셉 타카하시(Joseph Takahashi)와 칼라 그린(Carla Green)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쥐의 경우 칼로리 섭취 제한이 가져오는 수명 연장의 효과가 가장 컸을 때는 ‘생체 시계(circadian clock)에 맞춰 사료를 먹었을 때’라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냈다. 

생체 시계는 식사, 수면, 활동 등 서로 다른 상태에 우리 몸의 세포가 최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내부의 시간 측정 장치를 말한다. 

이 연구 결과는 올해 5월 사이언스(Science)지에 게재되었다. 그린 교수는 “섭식을 생체 리듬(circadian rhythm)에 맞추는 것이 전체 건강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분명히 알려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쥐를 실험 대상으로 했지만 후속 연구에서는 사람의 식습관이 어떻게 수명과 연관이 있는지를 밝혀낼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타카하시와 그린 교수는 생체 리듬과 관련한 연구를 수 년간 해왔는데, UT 사우스웨스턴 신경과학부(department of neuroscience)의 수장이자 하워드 휴즈 의학 연구소(Howard Hughes Medical Institute) 소속 연구원이기도 한 타카하시 교수는 1997년 자신의 연구팀과 함께 포유동물에서 생체 시계를 조절한다고 알려진 최초 유전자를 발견한 바 있다. 

그린 교수는 UT 사우스웨스턴 선정 ‘신경과학 분야 우수 연구 교수(Distinguished Scholar of Neuroscience)’이며, 타카하시 교수와 과거에도 연구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해 왔다. 

8년 전 두 교수는 쥐를 이용한 칼로리 제한에 관한 기존 연구들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쥐가 야행성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실험에 사용된 쥐들은 낮 시간에 주로, 그것도 일 주일에 세 번만 사료를 먹도록 연구가 설계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잘못 설계된 급식 프로토콜로 인해 연구진은 쥐의 정상적인 섭식 행태를 반영하지 못했다.   

이에 그린 교수와 타카하시 교수는 쥐가 정상적인 일일 생체 리듬에 맞춰 섭식하는 상태에서 진행되는 칼로리 제한이 쥐의 수명에 어떤 중요성을 갖는지 실험해 보고자 했다.

실험 대상 쥐는 각각의 다른 그룹으로 나누어 3가지 급식 요인(feeding factors)을 기준으로 무엇을 언제 먹는지에 변화를 주었다.   

첫 번째 요인은 칼로리 섭취량이었다. 대조군(control group)의 쥐들은 칼로리에 제한을 받지 않은 반면 나머지 5개 실험군에서는 쥐의 칼로리를 30%까지 제한했다. 

두 번째는 생체 리듬 정렬(circadian rhythm alignment)로 쥐의 먹이 공급 스케쥴을 쥐의 일반적인 생체 리듬에 맞춰 달리 설정하였다. 어떤 쥐들은 익숙한 활동 시간인 밤에만 먹었고, 어떤 쥐들은 낮에만 먹게 했다. 

세 번째 요인은 단식하는 시간, 즉 쥐들이 먹지 않고 지내는 시간이었다. 낮과 밤 실험군에서 일부 쥐들은 12시간 이상 간격을 두고 먹이를 먹었고, 나머지 12 시간 동안 금식했다. 다른 그룹의 쥐들은 하루치 급식량을 한 번에 주었더니 두 시간만에 폭식했다. 마지막 그룹의 쥐들은 단식없이 24시간에 걸쳐 먹이를 주었다. 

급식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연구진은 현실적인 난관에 부딪혔다. 밤낮없이 일일이 수동으로 먹이를 주다 보니 연구원들이 계속 연구실에 상주해야만 했다. 두 교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급식기(feeder)를 자체 제작했다. 개별 쥐마다 맞춤 일정대로 미리 프로그램해 둔 시간에 사료가 나오도록 하는 전용 급식기 500대를 제작했는데, 이렇게 급식기를 고안하고 테스트하는 데에만 거의 2년이 걸렸다.

기술적인 문제가 해결된 이후 연구진은 실험에 사용된 모든 쥐의 수명을 측정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각 쥐에서 어떤 유전자가 발현됐는지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칼로리 섭취는 제한했지만 생체 리듬을 고려하지 않고 24시간에 걸쳐 급식했던 실험군의 쥐들은 대조군에 비해 수명이 10%만 연장되었다. 

반면 칼로리 섭취 제한을 하면서 12시간 간격으로 밤에만 급식했던 쥐들은 대조군에 비해 수명이 35% 길어지는 결과를 나타냈다. 각 실험군에는 동일한 사료량과 동일한 칼로리를 사용했다. 

이번 연구의 저자이자 타카하시 연구소의 포스트닥터 연구원인 빅토리아 아코스타-로드리게즈(Victoria Acosta-Rodriguez)는 “언제 먹는지가 쥐의 수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며 이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 결과라고 말했다. 클리블랜드 주립 대학(Cleveland State University)의 로만 콘드라토프(Roman Kondratov) 생물학 교수는 이번 연구가 수명 연장에 있어 단식의 역할에 대해 강력한 근거를 제공했다고 평했다. 

“단식이 칼로리 제한의 필수적인 요소라는 직접적인 근거를 최초로 제공한 연구라고 생각한다”라며, “칼로리 감소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으며, 일정 시간 동안의 단식이 동반된다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진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서 가장 오래 산 그룹은 표준시간(standard time) 기준으로 저녁 6시부터 새벽 6시까지 급식했던 실험군이다. 

사람으로 치면 주로 깨어 있는 활동 시간대에 12시간 동안 제한된 칼로리를 섭취한 것과 같다.

그린 교수와 타카하시 교수의 이번 연구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언제’ 먹는지가 우리의 수명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어느 정도의 해답을 제공했다. 

연구원들은 이제 “왜?”라는 중요한 후속 질문(follow-up question)의 열쇠를 푸는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정확히 쥐의 어떤 생체 시계 조절(clock-regulating) 장치 혹은 유전자가 수명 연장에 관여했는지를 밝혀 내는 것이 이번 결과를 사람에게 적용하기 위한 필수 선결 과제가 될 것이다.

먹는 습관을 통해 수명 연장의 비밀을 풀 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트렌드 매거진 카테고리

트렌드 매거진 목록
     주가 상승 뒤의 그림자, 셧다운 속 실업수당 급증이 드러낸 현실미국 경제는 지금, 두 개의 다른 세상을 달리고 있다.한쪽에서는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낙관론’이 넘친다.다른 한쪽에서는 셧다운 장기화 속 신규 실업수당 청구 급증이 현실 경제의 균열을 드러내…
    리빙트렌드 2025-12-09 
     팬데믹 이후 기업 생존 전략의 대전환‘노동 호딩(Labor Hoarding)’의 종말과 인력 구조조정의 귀환팬데믹이 남긴 후유증 - 사람을 놓치면 회사가 멈춘다코로나 팬데믹은 기업의 ‘인력 감각’을 완전히 뒤흔들었다. 2020년 이후 세계 곳곳에서 공장과 사무실이 닫…
    리빙트렌드 2025-12-09 
     카네기멜론·어스틴·UIUC 등 ‘실속형 명문’ 집중 분석… 한인 가정 위한 현실적 입시 전략대학 입시는 성적이 아니라 전략의 싸움이다. 합격률이 5% 미만으로 떨어진 아이비리그만 바라보기보다, 각 분야에서 아이비리그 못지않은 경쟁력과 높은 취업률을 갖춘 ‘실속형 명문…
    리빙트렌드 2025-12-09 
    깔끔하고 안전한 식료품 저장실을 유지하는 현명한 수납법칙정리 잘 된 팬트리(식료품 저장실)는 요리를 한결 쉽게 만들어준다. 필요한 재료가 한눈에 보이고 손이 닿는 곳에 있다면, 저녁준비가 단순한 일이 아닌 영감의 시간이 된다. 하지만 팬트리의 크기가 작거나 물건이 너무…
    리빙트렌드 2025-12-09 
     12월 텍사스의 하늘은 한층 더 푸르고 공기는 상쾌해진다. 이 시기는 ‘캠핑의 황금기’라 불릴 만큼 가족과 함께 야외로 떠나기 좋은 계절이다. DFW 지역 주변에는 텐트를 치거나 RV를 세우고, 혹은 오두막을 빌릴 수 있는 다양한 캠프장이 즐비하다. 짐을 꾸리고 텍사…
    리빙트렌드 2025-12-09 
    미국 대형 주택 건설사들은 요즘 ‘초저금리 모기지’를 미끼로 집을 팔고 있다. 3.99%, 심지어 첫해 0.99% 같은 조건의 30년 모기지는 현재 시장 금리(약 6%대)를 생각하면 거의 말도 안 되는 혜택처럼 보인다. 많은 첫 주택구입자들이 이런 조건에 끌려 새집 계…
    부동산파트너 2025-12-09 
    텍사스 커뮤니티즈 재단, ‘주택 접근성 확대’ 프로젝트 출범미국 최대 규모의 커뮤니티 재단 중 하나인 커뮤니티즈 재단 오브 텍사스(Communities Foundation of Texas, CFT)가 총 5년간 5천만 달러 규모의 주택 이니셔티브를 공식 출범했다. 재단…
    부동산파트너 2025-12-09 
    다시 미국 1위 … DFW, 2026년 ‘가장 뜨거운 부동산 시장’ 전망달라스-포트워스(Dallas-Fort Worth, DFW)가 2026년 미국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동산 시장 1위로 선정됐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이자, 최근 7년 동안 꾸준히 상위권을 …
    부동산파트너 2025-12-09 
    Lending Now의 에이미 리(Amy Lee) 대표미국 주택 시장의 복잡한 절차와 변동하는 금리 환경 속에서, 전문성과 신뢰를 겸비한 융자 전문가의 조언은 필수적이다.  이때 든든한 안내자가 되어주는 이가 있다. Lending Now의 에이미 리(Amy Lee) 대…
    부동산파트너 2025-12-09 
    집은 대부분 사람들에게 평생 가장 큰 투자 자산이다. 그렇기 때문에 언젠가 되팔 때, 투자 대비 수익(ROI)을 높이고 싶은 건 당연하다. 입지, 학군, 교통, 주변 편의시설 같은 요소는 통제하기 어렵지만, 집 내부의 디자인과 구조는 전적으로 주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
    부동산파트너 2025-12-09 
    2025년도 마지막 달에 접어들었다. 부동산파트너/리빙트렌드가 창간된지도 6년이 넘었다. 불확실성이 많은 경제 상황속에도 매달 꾸준히 발행하는 매거진에 격려의 말씀을 드린다. 또한  그동안 이 지역에 사는 한인분들께 다양한 정보를 주고자 노력한 마음이 전해졌기를 바라며…
    부동산파트너 2025-12-09 
     달라스-포트워스(D-FW) 지역이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 산업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그러나 그 폭발적 성장의 이면에는 자연 자원, 전력, 토지 부족이라는 심각한 ‘규모의 문제(scale issue)’가 뒤따르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수십 년…
    부동산파트너 2025-11-07 
     중간 주택가격은 소폭 하락, 거래량은 소폭 증가 달라스-포트워스(DFW) 지역의 주택 매물 중 3분의 1 이상이 최근 몇 달 사이 가격을 인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량은 조금씩 늘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에는 많은 매물이 쌓여 있다.한때 폭발적인 속도로 움직이던 북텍…
    부동산파트너 2025-11-07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WSJ)의 분기별 설문조사와 최신 경제 지표들은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견고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고용 시장의 뚜렷한 냉각이라는 심각한 역설이 존재함을 시사한다. 인공지능(AI) 투자 붐, 관세, 지정학적 위험, 그리고 연방…
    리빙트렌드 2025-11-07 
    신규 졸업자 실업률 9년 만에 최고치 … 한인 사회도 직격탄대학 졸업장이 더 이상 첫 직장의 문을 열어주지 못한다는 데이터가 속속 나오고 있다. 노동시장 둔화의 직격탄은 막 사회에 진출하려는 청년층에게 가장 크게 미치고 있으며, 일부 연구기관은 현 상황을 두고 “젊…
    리빙트렌드 2025-11-07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