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칼럼

캡틴 쿡의 첫 발 카우아이 섬

페이지 정보

작성자 NEWS
문화 댓글 0건 조회 4,742회 작성일 20-07-03 10:02

본문

‘벌써 다 왔어?” 

“그러엄. 니하우 섬과 카우아이 섬은 27킬로 떨어져있어.”

“수영해서 갈 수도 있겠네.”

헬기가 니하우마를 떠나 30분도 안되어 카우아이 섬의  리후에(Lihue) 공항에 수직으로 착륙했다. ‘Welcome to the Garden Island’라는 매우 컬러풀한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카우아이는 하와이 주 최북단에 위치하며  8개 섬 중에 4번째로 크고 무려 500만 년 전에 태어난 화려하면서도 늙은 섬이라는 기록을 가지고있다. 헬리콥터에서 내리니 빨간 차가 대기하고 있었다.

“레이의 빨간 차네.”

“렌트카야. 우리 클럽 회원이 운영하고 있어. 업무 차 올 때는 모든 서비스를 제공받아.”

레이의 빨간 차가 리후에 공항을 벗어나 해변을 달리기 시작했다. 하와이의 바람은 정말 좋다. 맑고 청량하다.

“여기는  와이메아(Waimea) 항구야. 1778년 제임스 쿡(James Cook) 선장이 첫발을 디디며 하와이의 존재를 세상에 알린 곳이야.” 

레이의 차가 어느 식당 앞에 섰다.

“배고프지? 여긴 우리 클럽에서 경영하는 포케식당이야. 이곳의 모든 수산물은 이 섬 부근 어장에서 금방 잡은 것이라 아주 신선해.”

카우아이 포케는 하와이 주의 어느 식당 보다도 다양한 생선으로 서비스하고 있었다. 상필은 진한 겨자소스의 포케가 좋았다. 초고추장이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상필의 ‘우리 된장’이 거기에 와 있었다. 된장국을 보자 상필은 웬지 마음이 푸근해졌다. 이런 준비를 하는 레이가 고마웠다. 식당의 창 너머로 캡틴 쿡의 동상이 보였다. 점심을 먹는 내내 레이는 카우아이 섬에 대한 얘기를 했다.

“카우아이 섬이 유명한 게 3가지 있어.”

“캡틴 쿡 얘기 말고?”

“쿡 선장이 이곳 하와이의 카우아이섬 와이메아 항구에 도착해서, 태평양 한가운데 있는 하와이가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이 첫째고, 둘째는 허리웃이 좋아하고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선정한 ‘꼭 가봐야 할 세계 여행지’ 자연 부문에서 1위로 꼽힐 만큼 거대한 ‘그랜드 캐년’을 갖고 있다는 거지.

셋 째, 이 사건은 유쾌한 것은 아니야. 미국의 학자들이 대거 참여했던 ‘하와이의 카우아이’섬의  종단연구’라는 것인데 설명하자면 좀 길어. 

“그런데 위대한 영국의 항해사 캡틴 쿡을 하와이 원주민들이 왜 죽였을까?”

“캡틴 쿡이 죽은 곳은 여기가 아니고 하와이 섬 빅아일랜드의 코나 부근의 케알라케쿠아 항구야. 그가 이곳 카우아이 섬에서 휴식을 갖고 다른 항해를 위해  하와이 섬에 상륙했을 때 마침 하와이 신 로노(Lono)를 위한 축제 기간이었어.”

“신 로노?”

“응, 로노는 하와이의 토착 신인데 매년 10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신을 위한 축제기간이야. 이런 때 나타난 쿡의 모습은 하와이안 들에게는 신의 모습 그대로였어. 하얀 피부, 망토, 배처럼 생긴 모자같은 것들이 그들이 믿고있던 ‘풍요로운 신 로노는 하얀 돛을 단 카누를 타고 온다’는 전설과 맞아떨어졌거든.”

“신 되기 되게 쉽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신이라 믿었던 쿡이 자기네와 똑같이 먹고 자고 술 취하고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되자  배신감을 느꼈어. 그런 중에 원주민들이 캡틴 쿡의 배에 몰래 숨어들어 물건을 훔친 일이 생겼어. 쿡 선장은 화를 내고 도둑들에게 매질을 했어. 이에 분노한 케알라케쿠아 항구의 원주민들이 쿡 선장을 사로 잡아서 잔인하게 죽였어. 그리고는 선원들에게는 한 파운드 씩의 살덩어리를 돌려 주었다는거야. 나중 하와이의 족장 카메하메하가 허락하여 흩어져있던 쿡의 시신조각들은 모아서 바다에 수장하고 케알라케쿠아 만에 쿡을 애도하는 추모비를 세웠어.”

“그래서 쿡 선장의 동상이 두 곳에 있구나. 하나는 그가 1778년 1월 첫 발을 디딘 이곳 카우아이 섬이고, 또 하나는 그가 1779년 2월 최후를 맞이한 하와이 빅 아일랜드 구나.”

레이가 기특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와우, 레이는 하와이에 대해서 모르는 게 없네. 그런데 대영제국의 위대한 항해사 캡틴 쿡이 큰 잘못도 없는데 그렇게 잔인하게 살해되었다니 하와이인들이  너무한거 아냐?”

“캡틴 쿡의 사건을 두고 이곳을 방문했던 미국의 작가 마크 트웨인은 ‘원주민들의 캡틴 쿡의 살인은 정당한것이었다’고 말했어”

“아무리 그렇다고 살인을  정당한 것이었다고 한 마크 트웨인은 좀 그렇다.”

“상필은 캡틴 쿡을 신으로까지 모시고 칙사 대접을 했는데 물건 좀 훔쳤다고 매로 치는 행위는  잘 한 거라고 할 수 있어? 하와이인들의 분노를 생각지 못해?”

“와우, 레이는 무섭다.”

“옛날에 그랬다는 얘기지…”

“불쌍한 켑틴 쿡을 위하여!”

상필은 진짜 쿡 선장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으로 맥주잔을 들었다.

“우리 클럽에서 카우아이 섬에 관심을 갖는 것은 이곳 사람들의 삶의 문제야. 수려한 자연환경을 갖고 대부분 관광업에 종사하며 사는 사람들의 생활이 조금도 행복하지 않다는 보고서가 만들어진 거야.”

“그건 또 왜?”

“1950~1970년대 하와이 카우아이 섬은 주민 대다수가 범죄자나 알코올 중독자 혹은 정신질환자였던 곳이야.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의 학자들이 대거 참여하여 ‘하와이의 카우아이’섬의 종단연구’를 한적이 있어.”

“종단연구? 그게 뭔데?” <계속>

 

김수자

하와이 거주 / 소설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문가칼럼 목록
    안녕하세요! 3분칼럼에서 부동산과 관련하여 여러분의 궁금증을 함께 풀어가는 케빈박 부동산입니다.“싸고 좋은 집을 구해주세요! ” 대부분 바이어의 바램이고 요구사항 입니다. 가장 기본적 이면서도 또한 어려운 조건인듯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부동산 에이전트의 임무이니, 지금…
    라디오칼럼 2020-07-20 
    [보험]  ‘이광익의 보험상식’ 요즘 도난 사건이 부쩍 늘어가고 있다는 신문 기사를 읽으면서 집에 도둑이 들어 현금이나 귀금속을 도난 당했다고 보험에 연락하는 한인 피해자들이 많다. 이러한 사회현상을 짐작컨데 경기가 침체국면을 접어들면서 직장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늘고 …
    보험 2020-07-17 
    [문학에세이]  김미희 시인의 영혼을 위한 세탁소 그러니까, 삼 일에 걸쳐 가지치기가 끝났다. 집 앞과 뒤란 화단에 있는 작은 나무들을 반으로 쳐냈다. 둥글었던 모양새도 사각형으로 바꿨다. 작은 나무들이라고 그냥 내버려 두었더니 덤불처럼 수북해졌다.  낮에 흘려서 들은…
    문화 2020-07-17 
    매일매일 쌀을 씻지만 내가 그동안 제대로 하고 있었는지 모르셨다면 오늘 칼럼을 통해 제대로 된 쌀 씻기와 쌀뜨물 활용법을 적극 이용해 보세요. 작은 변화가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 쌀 씻을 때는 쌀 먼저? 물 먼저?쌀을 씻으실 때, 밥솥에 쌀을 먼저 넣고 물…
    문화 2020-07-17 
    주님을 거역하면 추방될 것이다.  때는 1800년대, 페르가 덴마크 최고 기술대학 합격통지서를 받는다. 목사이신 아버지는 페르가 자신의 뜻대로 결정한 것에 불만을 표하면서 한 푼도 도움을 줄 수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코펜하겐으로 떠나는 페르에게 아버지는 주안에서 몸 …
    문화 2020-07-17 
    올해도 어김없이 이곳 텍사스의 무더운 여름은 시작되었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개인 세무보고 연장 마감인 7월 15일은 지켜질 것이다. 통상적으로 4월 15일이  마감일이나 올해는 3개월 자동연장을 해준 셈이다. 물론 기존처럼 10월 15일까지 연장도 가능하지만 …
    세무회계 2020-07-10 
    미란과 지숙은 대학을 졸업한 지 이십 년 만에 휴스턴에서 만나게 되었다. 영국에 사는 미란의 언니가 남편직장 때문에 휴스턴으로 이사를 오게 되어, 미란이 친정엄마를 모시고 휴스턴을 방문한 것이다. 미란의 형부는 정유회사를 다니는 영국인이었다. 팔십년 대초 많은 간호사들…
    문화 2020-07-10 
    부동산 투자에서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정보를 선점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남보다 빨리 고급정보를 입수해서 결단력을 가지고 결행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장이 과열되고 나서야 뒤늦게 투자에 나서 상투를 잡거나 실패…
    부동산 2020-07-10 
    안녕하세요!3분칼럼에서 부동산과 관련하여 여러분의 궁금증을 함께 풀어가는 케빈박 부동산입니다.주변에 부동산 에이전트는 참 많습니다. 나를 위해 일해줄수 있는 에이전트를 선택함에 더 많은 옵션이있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라 하겠습니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좀더 신중한 …
    라디오칼럼 2020-07-10 
    안녕하세요!3분칼럼에서 부동산과 관련하여 여러분의 궁금증을 함께 풀어가는 케빈박 부동산입니다.융자준비를 위한 과정중 지난시간의 크래딧, 수입과 고용증명에 이어 그 세번째로 다운페이 자금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전에 알아보았던  크래딧, 고용과 소득에 관하여 확인이 되었…
    라디오칼럼 2020-07-06 
    주식시장으로 자본 유입이 확대되고 실업률이 점차 낮아지고 있어서 이제 바닥을 찍은 경제가 회복모드로 바뀌고 있다는 낙관론이 퍼지고 있다. 그러나 경제환경의 변화와 관계없이 사업체를 경영을 하고 있는 많은 한인 사업가들은 아직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가 있다.이렇게 사…
    보험 2020-07-03 
    임산부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증세들에는 허리통증, 골반통증, 구토, 소화불량, 손저림등이 있습니다. 임신기간 중 약물의 사용은 태아나 산모에게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카이로프랙틱 치료는 임신 중 발생하는 여러 증상들을 부작용 없이 …
    건강의학 2020-07-03 
    ‘벌써 다 왔어?” “그러엄. 니하우 섬과 카우아이 섬은 27킬로 떨어져있어.”“수영해서 갈 수도 있겠네.”헬기가 니하우마를 떠나 30분도 안되어 카우아이 섬의  리후에(Lihue) 공항에 수직으로 착륙했다. ‘Welcome to the Garden Island’라는 …
    문화 2020-07-03 
    코로나 19 사망자와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되는 말은 다름 아닌 ‘기저질환’일 것입니다. 이는 사망자 대다수가 기저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보건기구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 세포에서 증가되는 전환효소(ACE2)가 코로나 19 바이러스와 결합하면서…
    문화 2020-07-03 
    「넌 자유다, 사무엘」 1856년 버지니아 리치몬드, 깊은 밤중에 사무엘이 동료인 빅핸드와 함께 어머니, 아내, 아들의 쇠사슬을 풀어주고 도망을 간다. 잠시 후 농장의 노예관리인이 이를 발견하고 뒤를 쫓는다. 그런데 얼마를 가다가 빅핸드가 자신이 뒤쫓는 자들을 유도하겠…
    문화 2020-07-03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