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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어느 집을 가든. 어디를 가든 내 눈에는 제일 먼저 책이 눈에 띤다. 지난 봄 아들 집에 가서도 책장을 훑어보다가 <탕부 하나님>이 눈에 들어왔다. 달라스에서 북 클럽을 인도하시다가 지금은 뉴욕으로 가신 이 목사님이 소개해 주신 것이 생각났다.
또 소개 받은 커뮤니티성경읽기(PRS)와 JSU북클럽을 직접 체험해 보고 싶었다. 몇 달 전부터 미리 계획을 세워 지난 8월에 뉴욕으로 가서 이 목사님이 인도하는 두 개의 한인소그룹에 참여했다. 80세 이상의 어르신들이 팀켈러의 <내가 만든 신>을 오디오로 들으며 읽고 난 후 자신들의 삶에 비추어 나누는 진지함은 놀라웠다. 이미 여러 권의 기독교 서적을 읽었고 자녀에게 선물로 사준 분은 멋쟁이엄마라고 인정받아 어깨가 으쓱했다고 하셨다.
뉴욕을 다녀온 후 각자 기도로 준비하며 스케줄을 미리 조정한 목사의 아내들 일곱 분과 영어 PRS와 북클럽을 시작했다. 첫 번째 책으로 <탕부 하나님>을 택했다.
가볍고 두텁지 않고 손안에 아담하게 안기듯 한 책. 탕부가 무슨 뜻인지가 궁금해서 미룰 수가 없어 아들집에서 선채로 펼쳤다가 거의 밤을 새우고 읽었던 책이다.
들어가는 말에 저자는 “아들들을 위해 사랑을 탕진하시는 하나님”이라며 “탕자로 번역되는 문구인 prodigal(프러디걸)은 ‘제멋대로 군다라는 뜻이 아니라 무모할 정도로 씀씀이가 헤프다라는 뜻으로 하나도 남김없이 다 쓴다는 의미다.”고 설명하면서 “하나님의 무모한 은혜야말로 우리의 가장 큰 소망이요 삶을 변화시키는 경험이며, 이 책의 주제도 바로 그것이다”고 했다.
허락을 받아 멤버 몇 분의 후기를 간단히 소개하면 “아버지의 마음을 가지고 목양을 할 수 있도록 나의 시야의 지경을 넓혀주었다. 먼저 교회기존멤버들을 보는 관점에 변화가 생겼다. 신앙이 그리도 좋으신 분들이 교회에 새로 오는 분들을 왜 정죄하고 받아들이지 못할까하는 의문이 늘 있었다. 그런데, 아버지의 관점으로 보면 형들도 그들의 선행이 의가 되어 그들 자신이 하나님이 되어버린, 탕자와 색깔만 다르지 똑같은 죄인이라는 저자의 관점이 내 머리를 꽝 내리쳤다. 형과 동생 모두를 품고자하는 아버지 하나님의 긍휼의 마음을 닮아 그 두 부류의 사람들을 차별하지 않고 똑같이 품기를 기도합니다.”
“… 이번에 이 책을 통해 하나님께 있어서 탕자는 큰아들과 둘째아들 모두였으며 그 모습은 나에게도 똑같이 존재하고 있음을, 아니 어쩌면 종교적 도덕주의에 가까운 형의 모습이 훨씬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난 적어도 둘째아들 부류는 아니니까 꽤 괜찮은 사람으로 착각하며 살아왔다는 것이다. 하나님을 떠난 것도 죄지만 스스로 하나님 노릇을 했다면 충성했어도 죄인 것이라는 내용이 내내 마음을 울리며 파고들었다. 하나님의 사랑과 용서, 복음만이 그 어느 쪽도 아닌 진정한 회복을 가져올 수 있다는 믿음을 다시 한 번 확신하는 귀한 시간이었다.”
“탕자에 포커스를 맞추느라고 놓쳤던 형과 아버지 그리고 잔치의 의미에 대해서 되새길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지금까지 나는 구원이 값없는 은혜로 받았다고 생각 했었는데, 그러나 이 책에서 나에게는 값없이 주어진 은혜지만 용서한 당사자는 엄청나게 큰 희생을 치렀다는 것을 알았다. 결국 나는 엄청나게 값비싼 용서를 받은 것이다. 자녀 된 나를 너무나도 사랑하셔서 당신의 영원한 잔치에 들이고 싶으셨기 때문이다. 잔치를 주최하는 당신께서 잔치의 자리를 벗어나는 수치까지 자처하며 나를 초청하신다. 조금이나마 아버지의 마음을 알게 되어서 기쁘다.”
“간결하지만 깊고 세밀한 부분들을 보게 합니다. 둘째, 첫째 아들 둘 다 자신과 물질이 우선시되어 아버지의 마음을 모르는, 아니 알고자하지도 사랑하지도 않음이 가슴 한 켠에 아려옵니다. 그럼에도 못됨과 착함의 탈을 쓴, 잃어버린 두 아들의 모습에 비쳐진 저에게 향한 무조건적인 하나님의 사랑을 다시 한 번 보게 됩니다.
나로서는 북클럽 멤버들과 두 번째 읽는 책이지만 여전히 놀라운 것은 적재적소에 인용된 소설, 영화 등이다. 반지의 제왕, 에덴의 동쪽, 분리된 평화, 현명한 피, 바베트의 만찬 등의 소설과 영화인 위트니스, 쓰리씨즌 외에 이솝우화 같은 외경속의 베드로 이야기, 설교, 신문의 공개 질문 등을 인용해서 책의 묘미와 깊이를 더 해주는 매력이 또 다른 각도로 다가왔다.
<탕부 하나님>에서 팀 켈러 목사님이 인용한 모든 소설을 읽고 싶고 영화도 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한 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니었지만, 시간을 금 쪽처럼 쪼개 사는 이민목회자의 아내들인지라 이것으로 만족해야했다. *
김정숙 사모
시인 / 달라스문학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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