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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계상의 악역은 장첸, 슬픈 역할은 '아없숲' 구상준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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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계상의 악역 하면 떠오르는 캐릭터로 장첸이 있듯이, 누군가 '윤계상이 연기한 슬픈 역할 뭐가 있지?' 하면 떠오르는 역할이 이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속 구상준이 되면 좋겠어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이하 '아없숲') 공개를 기념해 2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을 만난 윤계상은 이번 작품에 출연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장첸은 2017년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에서 윤계상이 연기한 악역으로, 배우로서 그를 설명할 때 빠질 수 없는 역할이다. 윤계상은 조선족 조직 폭력배 장첸의 과격하고 위협적인 모습을 인상적으로 연기해 호평받았다.
윤계상은 이번 '아없숲'에서 연기한 구상준을 두고 '악역 하면 장첸, 슬픈 역할 하면 구상준'이라고 말했다. 배우로서 큰 만족감을 드러낸 셈이다.
그는 "슬픔에 무너진 구상준의 모습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며 "윤계상이 어떤 감정까지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했을 때 '아없숲'을 떠올려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없숲'은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이들이 원치 않게 범죄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서스펜스 드라마다. 윤계상이 연기한 구상준은 20년 전 모텔을 운영하는 인물인데, 이 모텔에서 연쇄살인범이 끔찍한 살인을 저지른다.
구상준은 친절하고 선량한 평소 행동 덕분에 시골 마을에서 좋은 평판을 받던 사람이지만, 이 사건으로 모든 것을 잃는다. 모텔에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고 '살인 모텔'을 운영한다는 주변의 손가락질 속에 상준과 가족들은 비극적인 일들을 겪는다.
윤계상은 끔찍한 사건으로 절망하고 좌절하는 구상준의 감정을 표현했다. 특히 구상준이 사건 이후 아내와 다툰 뒤 텅 빈 모텔에 가서 집기들을 부수는 장면은 인물의 울분과 답답한 심경이 잘 드러난다.
윤계상은 이 장면을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으로 꼽으면서 "연기할 때 감정이 터져 나오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데, 그런 감정을 느낀 건 오랜만이었다"고 말했다.
구상준의 감정이 잘 드러난 다른 장면은 그가 사건 이후 감옥에 갇힌 연쇄살인마를 찾아가 "왜 나한테 그런 거냐"고 따지는 모습이다. 아무 잘못 없이 삶이 망가진 피해자의 억울함이 묻어나는 대사였다.
윤계상은 이 장면을 촬영할 때를 떠올리며 "지옥 같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모든 사건을 겪은 뒤에 살인범과 대면하는 장면인데, 어쩌다 보니 첫 촬영 장면으로 잡혀 있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인물이 겪은 사건을 건너뛰고 결과적으로 느끼는 감정만 표현하려다 보니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아없숲' 후반부에 윤계상은 노인이 된 모습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사건이 벌어진 지 20년이 지난 구상준은 과거의 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모습으로 나온다.
윤계상은 "20년 뒤의 장면을 촬영하기 전에 3주 정도의 시간이 있었는데, 노인이 된 모습을 표현하려고 14㎏ 정도 살을 뺐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준은 그 시대, 그 시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살이 쪄 있으면 이상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살이 빠지면서 얼굴과 신체의 선이 훨씬 날렵해졌고, 힘없고 늙어 보여야 할 노년의 구상준이 오히려 너무 젊어 보였다는 점이다. 촬영장에서 모완일 감독도 이를 지적하면서 "너무 젊어 보여서 큰일"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윤계상은 이를 두고 "저도 '괜히 뺐나', '이건 아닌 것 같은데 큰일났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결과물은 제가 생각한 대로는 안 나왔지만, 최선을 다했으니까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1999년 GOD로 데뷔해 올해 25주년을 맞이한 윤계상은 배우로서, 가수로서 양쪽 모두 쉬지 않고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배우로서는 내년 SBS에 방영되는 럭비를 소재로 한 드라마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 촬영을 최근 시작했고, 가수로서는 다음 달 27∼29일 GOD 콘서트가 예정돼 있다.
특히 3일 동안 열리는 GOD 콘서트는 전 좌석이 매진되며 여전히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윤계상은 "꾸준히 활동하지도 못하고 있는데 이렇게 전 좌석이 매진되는 건 너무 감사한 일"이라며 "만 명 정도 되는 사람이 눈앞에서 즐겁게 소리 지르고 좋아해 주는 건 엄청난 에너지가 된다"고 말했다.
40대 중반을 넘은 나이에 드라마 촬영과 콘서트 준비를 병행하는 윤계상에게 예전처럼 춤추기가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은지 묻자, 윤계상은 "그래서 춤 동작을 교묘하게 하나씩 없애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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