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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순엔 시트콤, 구순엔 연극…일평생 도전한 천생 배우 이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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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연예 댓글 0건 작성일 25-11-2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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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킥'서 '야동순재' 별명…'꽃할배'로 대중에 한발짝 더

말년에 연극 '리어왕'·드라마 '개소리'…건강 악화에도 투혼 펼쳐 연기대상까지


25일 91세를 일기로 별세한 이순재는 한평생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다양한 장르를 소화한 '천생 배우'였다.


정통 사극 드라마부터 시트콤, 영화, 연극 등 폭넓은 영역에서 활동한 그는 눈을 감기 직전까지도 장르를 가리지 않는 연기 열정으로 후배 배우들에게 귀감이 됐다.


1934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나 네 살 때부터 서울에서 산 그는 대전고등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연극을 올리고 서울대학교 철학과에 다니던 1956년 신영균, 이낙훈, 황은진 등 동기들과 함께 연극반을 재건하는 등 일찍이 연기에 관심이 깊었다



같은 해 연극 '지평선 너머'를 통해 배우로 데뷔했으며 이듬해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텔레비전 방송국인 대한방송의 드라마 '푸른지평선'으로 브라운관에서 얼굴을 알렸다.


데뷔 초기 TBC 전속 배우로서 100편이 넘는 드라마에 등장했고, 1980년대까지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으나 주연급보다는 주로 조연으로 활약했다.


그러다 57세이던 1991년 MBC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에서 가부장적인 인쇄소 사장 이병호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 작품은 평균 시청률이 역대 1위에 해당하는 59.6%를 기록했고, '대발이 아버지'로 불리던 이순재는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에 출마해 당선되기도 했다.


고인은 정치 활동을 하는 와중에도 드라마 '야망', '작별', '목욕탕집 남자들' 등에 잇따라 출연하며 연기 활동도 놓지 않았다.


1996년 정계를 은퇴한 뒤 다양한 작품에 출연한 그는 1999년 MBC 드라마 '허준'에서 허준의 스승 유의태를 연기해 다시 한번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제자들에게는 엄하지만, 병자에 대한 따뜻한 마음과 의학에 대한 신념이 강한 명의로 묘사되는 인물이다.


이후 '상도', '장희빈', '불멸의 이순신', '이산' 등 사극을 비롯해 '흥부네 박터졌네' 등 현대극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작품에서 주·조연으로 활약했다.


그는 2006년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그간 보여준 딱딱하고 엄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괴팍하지만, 권위는 없는 한의원 원장을 연기했다.


친척들 앞에서 야한 동영상을 보는 모습이 들키는 에피소드로 '야동 순재'라는 별칭이 생기기도 했다. 덕분에 주 시청자층인 젊은 세대에게도 친숙한 이미지를 쌓을 수 있었다.


고인은 72세에 찍은 이 작품으로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대상을 받았다. 그는 '거침없이 하이킥'이 일주일에 다섯 번 방영되는 탓에 강도 높은 촬영 일정을 견뎌야 했지만, 한 방송에서 "투병 중인 환자들이 '하이킥'을 볼 때 유일하게 웃는다는 얘기를 들으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취지의 말을 하기도 했다.


이후 2008년에는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치매에 걸린 오보에 연주자 역을 소화해 시청자들을 눈물짓게 했다. 2011년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에서도 까칠하지만, 사랑하는 이에게만은 따스한 노인 역으로 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그는 '거침없이 하이킥' 속편 '지붕뚫고 하이킥'(2008)에서는 또다시 코믹한 이미지를 보여줬다. 고(故) 김자옥과 노년의 로맨스를 연기하고 사위인 정보석과 티격태격하는 모습으로 큰 웃음을 안겼다.


2013년에는 tvN의 여행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에 신구, 박근형, 백일섭과 함께 출연하며 예능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80세가 코앞인 나이에도 비행기에서 잠을 청하지 않고 공부하거나, 왕성한 체력을 바탕으로 불평 없이 촬영에 임하는 모습을 보여줘 젊은 시청자에게 '참 어른'이라는 평을 들었다. 이후 2014년, 2015년, 2018년까지 '꽃할배'의 맏형으로 팀을 끌어갔다.


말년의 그는 영화와 드라마에서도 활약했지만, 특히 연극 무대에서의 활동이 두드러졌다.


고인은 젊은 시절에도 연극에 대한 애정을 보이며 꾸준히 무대에 섰다. 그러나 여든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몇 시간 동안 라이브로 연기해야 하는 부담을 감수하고 연극을 계속했다.


특히 87세이던 2021년 '리어왕'에서는 백발을 풀어헤치고 맨발로 200분 동안 방대한 대사를 완벽 소화해 관객의 극찬을 끌어냈다.


그는 지난해에도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무대에 섰으나 건강 이상으로 일부 공연 회차를 취소했다.


당시 고인은 "건강한 모습으로 반드시 다시 무대에 올라 보답할 수 있도록 회복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으나, 3개월간의 휴식이 필요하다는 의사 진단에 따라 남은 일정에서 하차해 대중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쉬지 않고 달려온 그의 연기 인생은 말년에 상으로 보답받기도 했다.


이순재는 2024년 KBS 드라마 '개소리'에서 개의 목소리를 듣게 된 원로 배우를 연기했고,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받아 KBS 역대 최고령 수상자 기록을 세웠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언젠가는 기회가 한 번 오겠지' 하면서 늘 준비하고 있었는데 오늘, 이 아름다운 상, 귀한 상을 받게 됐다"고 감격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2025년에는 한국PD대상에서 출연자(배우 부문) 상 수상자로 호명됐지만, 건강 악화로 참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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