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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전쟁과 잊혀진 전쟁 사이에 흐르는 나팔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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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달라스라이프 댓글 0건 작성일 19-08-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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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6.25 전쟁 발발 69주년이다.
무정한 세월만큼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몇몇은 겨우 버티다 먼저 갔고, 몇몇은 병 상에 있고, 몇몇은 아직은 쓸 만한 육신을 가지고 있다. 사는 게 죄스럽던 시절도 지났다. 밤마다 살려달라고 애원하던 전우의 절박한 절규도 가끔 찾아와 반갑다. 단 한 번의 상처가 이렇게 생의 끝까지 쫓아올 줄 몰랐다.
몸의 아픔은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지만, 마음에 생긴 고통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악몽도 현실도 이젠 버겁다. 모든 걸 내려놓고 먼저 간 전우가 그리워지는 날이다.

취침시간과 기상 시간을 알렸던 나팔 소리는 전우의 마지막을 지키는 소리가 되었다. 저 싱싱한 나팔 소리에 전우들이 하나둘 쓰러져갔다. 죄스럽고 한스러워 들지 못했던 나팔을 다시 들었다. 흐려지는 노병의 기억을 세워주기 위해서다. 전우들은 전장의 아픔보다 몇 배가 넘는 무게로 세상을 살았다. 이젠 몸도 마음도 그리고 조국에 대한 충성심도 약해져 간다.
그들에게는 조금의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힘겹게 버텨온 전우들의 용기에 대답하고 싶어 든 나팔이다. 나팔소리는 노병의 숨소리처럼 약하지만, 고요하고 아늑했다.

6.25 한국전쟁은 아직도 끝내지 못한 진행형이다. 69년 동안 우리는 전장의 대지에서 살아온 것이다. 금세기 최대 최고의 전쟁사를 기록하는 한국 전쟁은 그 좁은 땅에서 25개국이 싸운 잔인한 전쟁이다. 죽고 죽이고 밀고 밀리는 전쟁이었다. 3년 1개월 동안 100만 명이 죽었다. 그보다 더 많은 사상자가 생겼고 그보다 더 많은 이들이 고통 속에 방치되었던 금세기 최악의 전쟁이 한국 전쟁이다. 한국전쟁은 이념 전쟁이다. 공산주의와 민주주의가 재수 없게도 우리의 산하에서 충돌한 것이다.

6.25 한국 전쟁은 끝나지 않은 전쟁, 잊려진 전쟁으로 표기된다. 언제 끝날지 누구도 장담 못하는 전쟁이다. 어쩌면 저 노병들이 모두 사라지고 나면 끝날 전쟁인지도 모른다.
누구를 위하여 총칼을 들었는지도 모르고 죽어간 전우들 곁으로 저들마저 모두 가야만 끝날 전쟁같아 마음이 미어진다. 여윈 가슴팍에 훈장 몇 개 더 달아준다고 멈출 비극도 아니다. 노병들을 불러 맛없는 스테이크를 먹인다고 위안이 되는 전쟁도 아니다. 저들 앞에서 부채춤을 춘다고 씻길 아픔도 아니다. 저 흐릿한 진군 나팔 소리가 멈춰도 끝나지 않을 전쟁이란 걸 안다. 소원하건대 어느 날 거짓말처럼 끝났으면 싶다. 더 늦기 전에 단 몇 명이라고 성한 육체 성한 정신일 때 끝냈으면 싶다. 그럼 저들 중 몇몇이 나팔 소리처럼 천국에 가서 전우들에게 ‘“내 생애에 전쟁이 끝났다네…….”하며 어깨 감싸며 덩실덩실 춤이라고 추게....... 그랬으면 좋겠다!.

 

사진, 글_ 김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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