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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뉴욕 월스트리트 아성 넘보는 달라스 욜스트리트 (‘Y’all Str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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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수년 동안 경제학자들은 달라스가 시카고나 뉴욕처럼 미국의 대표적 금융 허브가 될 것이라는 아이디어에 회의감을 표했다. 하지만 활발한 인구 증가 및 금융대기업 이전 등으로 최근 빅 D(Big D)의 역동성이 다시한번 주목받고 있다. 달라스모닝뉴스는 지난 8월 “달라스가 선벨트의 경제 강국이라는 뿌리에서 미국에서 가장 큰 경제 강국 중 하나로 싹을 틔우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뉴욕과 시카고가 여전히 대표적인 금융 허브이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성장이 둔화되면서 달라스가 새로운 왕관을 차지하기에 적절한 시기와 장소에 있다고 진단했다.
<<< 욜스트리트가 뜬다!
“하우디 욜?(Howdy, y’all?)”은 텍산의 대표적인 인사말이다. “How do you do, you all?”의 줄임말로 친근한 표현의 텍사스 사투리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웰컴 투 욜스트리트(Y’all Street), 텍사스의 급성장 금융 허브’라는 제목의 기획 기사를 지난 8월에 게재했다. ‘욜스트리트’는 월스트리트에 ‘욜’을 결합한 것으로 달라스 지역에 형성된 금융 집중 구역울 가리킨다.
WSJ는 기사에서 뉴욕에 근간을 둔 금융투자 대기업들이 텍사스를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지를 전했다. 달라스는 뉴욕에 이어 이미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금융 서비스 지역으로 올라섰다. 미국 산업의 핵심인 금융 기업들이 텍사스로 몰리면서 텍사스 경제가 급팽창하고 있다.
금융대기업들은 단순히 달라스에 직원만 늘리는 게 아니다. 대규모 사옥을 짓고 뉴욕 본부의 업무 중 일부를 달라스로 이관하면서 제2의 본부 혹은 제1본부의 이전 수준으로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
골드만 삭스(Goldman Sachs)가 빅토리 파크(Victory Park) 옆 필드 스트리트(Field Street)에 5억 달러 규모의 타워를 건설하고 있다. 2027년 말 이 타워가 완공되면 5000개의 일자리를 추가하며 뉴욕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골드만 삭스의 사무용 건물이 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2027년 완공을 목표로 달라스 지역에 또 다른 30층 높이 건물을 올리는 중이다.
골드만 삭스의 신축 건설 현장 인근에는 내년에 완공될 예정인 웰스파고의 타워 2개가 막바지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로부터 조금 더 멀리 떨어진 곳에는 증권사 찰스 슈왑의 네 번째 빌딩이 올라가고 있다. 찰스 슈왑은 2021년 캘리포니아에서 달라스로 본사를 이전했다.
JP모건체이스는 이미 지난 10년간 플래이노 등 달라스 지역에 4개의 빌딩을 지으며 일찌감치 잠재력에 주목해왔다.
달라스 지역에 근무하는 JP모건 직원은 현재 3만1천명으로 뉴욕의 2만8천300명보다 약 3천명이나 많다. JP모건의 앤디 라빈 남서부 투자은행 부문 총괄은 “뉴욕에서 하는 일은 다른 장소에서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동통계국의 자료에 따르면 텍사스의 투자은행 및 증권 부문 고용은 지난 20년간 111%, 코로나19팬데믹 이후만 따져도 27% 증가했다. 반면 뉴욕은 각각 16%와 5%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9년 이후 텍사스의 금융 분야 전체 고용자 수는 13% 증가했지만, 뉴욕은 2% 증가했을 뿐이다. 경제조사분석기업 페리먼그룹의 레이 페리먼 대표는 “텍사스가 은행 고용에서 뉴욕을 지난 몇 년간 이미 앞지르고 있고 투자 고용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월가는 여전히 투자 세계의 중심이지만 욜스트리트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6월에는 미국 전국 차원의 새로운 텍사스증권거래소(TXSE)를 달라스에 설립할 계획이 발표되기도 했다. 월가 거물 회사들인 블랙록과 시타델증권 등이 TXSE 출범을 위해 지원 사격에 나섰다. TXSE는 개인과 대형 투자사들로부터 약 1억2천만달러를 모금했으며 올해 하반기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다.
시카고에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등 원자재나 파생 전문 거래소가 있긴 하지만 증권거래소는 여전히 뉴욕의 아성이 공고하다. 텍사스증권거래소(TXSE) 설립은 금융시장의 성장을 믿고 뉴욕의 아성에 본격적으로 도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 텍사스가 역시 최고!
텍사스에 이처럼 금융회사들이 몰리는 것은 비용 절약의 잇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팬데믹을 거치면서 재택 근무가 일반화되어 굳이 비싼 월스트리트에 있을 필요가 현저히 줄었다.
텍사스는 미 본토에서 가장 큰 광활한 땅에 새로운 시설을 지을 공간이 충분하다. 미국의 중남부에 자리해 허브로서도 손색이 없으며 가장 큰 공항 중 하나인 DFW 국제공항이 있어 모든 주요 도시에 직항으로 빠르게 갈 수 있다. 또한 주거비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뉴욕과 달리 다른 모든 주요 도시에 비해 저렴하다.
텍사스의 저율 세금과 느슨한 규제, 공격적인 지원금도 금융기업에겐 매력적인 요소다.
달라스 시는 골드만의 신축 건물에 1천800만달러의 일자리 보조금과 재산세 감면 혜택을 제공했다. 골드만은 이에 대한 화답으로 최소 11만6천달러의 평균 급여와 최소 5천개의 일자리 제공을 약속했다.
텍사스의 재정이 석유 사업으로 매우 탄탄한 덕분에 소득세를 모두 면제해주고 있는 점도 투자를 유치하는 요인이다. 또한 주 차원의 법인세도 없고 최고 1%의 영업세만 부과하고 있다.
<<< 영리치도 텍사스가 좋아!
달라스모닝뉴스는 “론 스타 주가 미국의 금융 허브라는 왕관을 차지하려는 시도 속에 젊고 부유한 가구들이 이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도 “부유한 이주민의 유입은 달라스가 세계에서 22번째, 미국에서 6번째로 부유한 도시가 되는데 기여한 요인 중 하나”라고 전했다.
스마트에셋(SmartAsset)이 연방국세청(IRS)의 2021년과 2022년 데이터를 사용해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텍사스는 젊고 부유한 가구 1,660가구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이는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순유입 기록이다. 이번 조사에서 `젊고 부유한 가구’는 26세에서 35세 사이의 연령대로 연 소득이 20만 달러 이상을 의미한다.
텍사스는 1천 786가구를 기록한 플로리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순유입을 기록했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캘리포니아와 뉴욕과는 대조적인 흐름인데, 캘리포니아는 3,226가구, 뉴욕은 345가구의 젊고 부유한 가구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와 뉴욕은 젊고 부유한 가구 손실에서 각각 1위와 4위를 차지했다. 젊고 부유한 가구의 이주는 텍사스의 비즈니스 친화적인 환경과 세금 혜택이 주 요인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텍사스는 소득세가 없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이주지로 평가받고 있는데, 소득세 부담이 적어지면 자연히 더 많은 자산을 저축하고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연 소득이 높은 젊은 층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SpaceX, AECOM, CBRE와 같은 대기업들이 달라스, 어스틴, 휴스턴 등으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고급 인재들을 끌어들여,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9년 사이에 25,000개 이상의 기업이 텍사스로 왔다.
이는 젊은 가구의 이주를 촉발시켜 텍사스의 경제적 성장을 가속화하고, 미국 내에서 더욱 중요한 경제적 허브로 자리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글로벌 로펌인 폴 해스팅스(Paul Hastings)의 달라스 사무소 폴 게넌더(Paul Genender) 책임자는 “도시의 강력한 사업 능력, 사업 친화적 정책, 고층 빌딩을 넘어선 목적지로 부상하면서 마침내 달라스가 금융 허브 리더이자 미국의 차세대 슈퍼시티 중 하나로 부상할 때가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달라스가 미국에서 최고의 비즈니스 중심지 중 하나로 언급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예전 달라스가 우주의 중심이라고 농담처럼 말하곤 했는데, 이제는 더 이상 농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리빙트렌드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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