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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 미국 경제 ‘연착륙’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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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연준의 결정은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물가에 대한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통화정책을 충분히 긴축적인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는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판단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동시에 과도한 금리인상이 가져올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8월 중순에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보면 연준 위원들은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해 충분히 긴축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의사록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장기 목표를 훨씬 상회하고 노동시장이 여전히 타이트한 상황에서 대부분 참석 위원은 인플레이션의 상방 위험이 유의미하게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전했다.
연준의 내부에서는 현재 미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통화정책 방향을 긴축에서 완화적인 기조로 쉽게 바꿀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 위원 다수가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추가 금리 인상을 포함한 과도한 긴축 정책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의견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록은 “일부 참석 위원은 경제활동이 회복세를 보이고 노동시장이 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경제활동의 하방 위험과 실업률의 상방 위험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시각에는 작년부터 지속한 긴축 정책이 거시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예상했던 것보다 클 수 있다는 우려가 포함된다”라고 부연했다.
의사록은 또 “복수의 참석자들은 통화정책 기조가 긴축 영역에 남아 있는 가운데 연준의 목표 달성에 수반되는 위험이 양 갈래로 갈라지고 있다고 판단하면서 과도한 긴축으로 인한 위험과 불충분한 긴축에 따른 비용 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라고 전했다.
연준 내의 이견은 연준 인사들의 발언에서도 확인된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9월 중순까지 놀라운 새 지표가 없다면 인내심을 갖고 현재 금리를 유지하면서 지금까지 취한 통화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지점에 도달했다”라며 추가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반면 매파로 분류되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면서 금리 인상 종료를 선언하기에는 이르다는 상반된 입장을 내비쳤다.
한편 긴축 장기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월가 거시경제 분야 최고 리서치기관인 ‘22V 리서치’에서 우려가 지나치다는 진단을 내놓아 주목되고 있다.
드부셰어 설립자는 연준 긴축정책의 누적 효과가 뒤늦게 나타나 경기 침체가 올 것이란 주장에 반론을 제기했다.
그는 금리에 가장 민감한 섹터인 주거 부문이 안정을 찾았고 금융 여건도 어느 정도 자리 잡은 상황인데 뒤늦은 여파는 대체 어디서 온다는 거냐면서 신용평가들의 은행 등급 하향이 미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중국발 세계 경기둔화가 미국에 영향을 미칠 것을 걱정하는 투자자들에게는 미국의 순자산 데이터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근로소득이 함께 증가하면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가계 순자산이 35조 달러 늘었는데 이를 통한 가계 소비가 버팀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드부셰어 설립자는 다른 월가 분석가들과 마찬가지로 9월 기준금리 인상은 없을 것으로 보고,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을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의 연말 근원인플레이션이 3.9%까지 내려오는지가 될 것이라 진단했다.
➜미국 경제는 연착륙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에도 불구하고 민간주도의 견조한 소비와 기업투자 활동이 이어지고 있어 미 경제가 경기침체를 회피하고 연착률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8월 중순 인프라, 제조업, 기후 목표에 대한 주요 투자를 촉진한 2022년 인플레이션 감소법(IRA)이 미국의 경기 회복을 촉진시켰다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지난 1년간 우리의 임무는 경제를 빠른 회복에서 안정적 성장으로 전환시키는 것이었다. 우리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은 우리가 올바른 길을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잠재적 도전과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옐런은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래 1300만개가 넘는 일자리가 새로 창출됐고, 기록적 인플레이션으로부터 회복됐으며 54년 만에 최저 수준의 실업률을 기록했다며 이는 초당적인 인프라법과 반도체칩 및 과학법, IRA 등 바이드노믹스 덕분이라고 말했다.
미 경제가 올 4분기부터 완만한 침체에 빠질 것이란 예상이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우세했었는데, 최근들어 연착륙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는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도 이어서 나오고 있다.
주요 해외투자은행(IB)들은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 성장률 전망 평균치를 7월 말 각각 -0.5%, -1.1%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전망했으나, 8월 초 각각 0%, -0.8%로 상향조정하며 경기침체 전망을 철회했다.
연착륙 주장의 배경으론 민간주도의 견조한 성장이 꼽혔다. 미 경제는 1분기 2.0%, 2분기 2.4% 성장률을 보였다. 민간 최종 구매액(PDFS) 증가세가 성장을 견인했다. 민간소비와 투자를 반영하는 PDFS는 2분기 2.3% 증가했다. 특히 설비투자 확대와 정책 인센티브에 따른 공장건설 등 구조물 투자 증가에 힘입어 비주거 고정투자 증가세가 7.7%를 기록하며 전분기(0.6%) 대비 확대됐다. 물가상승률 둔화세도 연착륙 가능성을 높였다. 근원 물가의 하방경직성이 우려됐지만 최근들어 연속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항목들이 동반 하락했다.
PCE 상승률은 지난 6월 3.0%를 기록, 고점(7.0%) 대비 4%포인트 하락했다. 근원 PCE 상승률은 4.1%를 기록해 직전월보다 1.3%포인트 떨어졌다.
연준의 긴축효과가 상당부분 경제에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기존 연구들은 긴축 효과가 12~24개월 후 경기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지만, 정책 시차가 짧아져 이미 상당부분 긴축 효과가 경제에 반영됐고, 작년 금리인상분의 잔여 긴축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크리스토퍼 윌러 연준 이사는 빈도 높고 가파른 이번 사이클의 금리인상 효과가 정책시차를 단축했을 가능성을 지적한 바 있다.
일각의 전문가들은 미 경제가 연착륙하게 될 가능성이 증가했다고 봤다. 금리인상 개시 이후 1년 반이 지나 긴축 시차 효과는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을 것으로 보이지만, 소비심리는 고금리에 크게 영향받지 않고 있고 투자 위축세도 1분기부터 감소해 2분기 오히려 투자가 급증했다며 특히 투자 활성화 상당 부분이 연방정부의 반도체법,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에 따른 설비투자와 제조업 구축물 투자 증가세에 기인했고 이같은 미국의 산업정책 방향 전환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과도한 낙관론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도 있다. 1950년대 이후 연준의 통화긴축에 의해 의미 있는 디스인플레이션이 발생한 7번의 사례 모두 경기침체를 수반했고 금융시장은 연준의 내년 상반기 금리인하 개시 가능성을 이미 반영하고 있으나, 견고한 경제활동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재차 높일 경우 시장과 연준 간 괴리가 가시화돼 금융시장 불안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리빙트랜드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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