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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 금리인상 가속화, 연준의 경착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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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유례없는 수준의 높은 금리인상 속도를 보이고 있다.
6월과 7월에 이어 9월 21일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연속 0.75% 포인트 올려 이자율이 3.00~3.25%로 인상됐다. 이로써 기준금리 수준은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게 됐다.
연준 성명서를 보면, 미국 경제 여건은 그간 금리인상에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소비지표 및 생산지표가 완만한 성장세이고, 고용시장 역시 견조한 양상을 보여 경제 상황이 크게 변화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또 수급 불균형으로 식품 및 에너지 가격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나타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또한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연준은 9월 FOMC를 통해 기대 인플레이션을 계속해서 낮추기 위해 통화 정책 불확실성을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
추가적인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올해 말 금리인상 속도가 완화될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를 크게 낮췄고, 내년까지도 금리인상이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금리인하 가능성을 차단했기 때문이다.
물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어느 시점에는 금리인상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지만, 이 또한 불확실하다는 인상을 줬다. 정책 방향이 긴축임을 확실하게 제시하면서 모호함을 남겨 기대 인플레이션이 재차 높아지는 것을 차단하는 게 이번 FOMC의 목표였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한편 FOMC 회의 후 연준 관리들은 올해 남은 기간에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시사해 지속적인 0.75%p 인상 가능성이 있음을 예고했다. FOMC 점도표에서 19명의 위원 중 6명이 내년 기준금리가 4.75~5%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시장의 예상에도 변화가 생겼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연준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추가로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공개한 분석노트에서 애널리스트들은 연준이 당초 예상했던 금리 4~4.25% 보다 높은 4.5~4.75%까지 인상할 것으로 재조정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큐리티즈와 도이체방크도 기준금리가 5% 가까이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기준금리 전망치가 급등하면서 경기침체 우려도 덩달아 커졌다.
UBS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마크 해펠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경제가 견딜 수 있는 가장 높은 연방기준금리는 4%로 예상한다”면서 “연준은 분명 금리를 이보다 높이겠다고 위협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 “12월 FOMC 이후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춰도 될 정도로 인플레이션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예상만큼 인플레이션이 빨리 잡히지 않아 연준이 금리를 5% 가까이 올리게 되면 경기침체를 피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머니터리 폴리시 애널리틱스의 데렉 탕 이코노미스트는 “연착륙에 대한 전망은 완전히 지나가 버렸다”고 분석했다. 그는 연방기준금리 5% 기대감이 점차 미국 2년물 국채금리에 반영될 것이라면서 “연준이 실제로 5%를 달성한다면 이는 기업에 고용과 임금인상을 멈추라는 분명한 메시지가 될 뿐 아니라 주택시장과 자산시장, 특히 기술기업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FHN파이낸셜의 크리스 로우는 “연준은 2023년에 연방기준금리가 4.6%를 향해가는데 미국 경제는 강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면서 “연준의 경제전망에는 다소 판타지 같은 요소가 있다”고 지적했다.
프리스의 토마스 시몬스, 아네타 마르코우스카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경기 침체를 피하면서 목표를 달성한다면 노벨상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 연준의 실책 … 경기침체 불러
월가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회장은 “최근 연준의 통화정책은 너무 공격적”이라며 “연준이 미국 경제를 쓰레기장 안으로(into a dumpster) 몰아넣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건들락은 억만장자 투자자 중 한 명으로 월가 내 영향력이 큰 인사다. 1971년 핌코를 창업해 세계 최대 채권투자회사로 키워낸 원조 채권왕 빌 그로스 이후 그 지위를 물려받은 신채권왕으로 불린다.
그는 “너무 과도한 긴축으로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연준은 숨을 고르고 긴축 정책에 대해 평가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주목할 것은 건들락이 2년 여 전부터 누구보다 앞장서 인플레이션을 경고했다는 점이다. 그는 지난해 1월 당시 “지금은 1970년대 중반을 생각나게 한다”며 “올해 금리를 4번 올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제롬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말만 반복하며 지난해 내내 돈을 풀었다.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던 건들락이 갑자기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것은 연준의 정책 실기를 비판하는 것으로 읽힌다.
연준이 정작 긴축을 해야 할 때 방관하다가 돌연 공격 긴축에 나선 ‘뒷북’으로 경기 경착륙 충격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건들락은 “미국은 지금 침체를 겪고 있지 않다”면서도 “내년은 침체의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주식 약세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뉴욕 증시의 추가 하락을 점쳤다. 월가 안팎에서는 근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 연준에 대한 볼멘소리가 상당하다.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연준이 지난해부터 초기에 인플레이션을 통제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지적해 왔다.
이러한 가운데 한 경제학자가 “역사상 금리 인상이 경제를 구한 일은 없다”는 목소리를 내서 주목이 되고 있다. 보수 성향의 정부 감시 전문 매체 ‘센터 스퀘어’는 “연준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목표로 기준금리를 또다시 0.75%P 추가 인상했으나 ‘역사적 선례는 연준 편이 아니다’라고 보는 전문가 시각도 있다”고 보도했다.
센터 스퀘어는 서던일리노이대학 경제학과 케븐 사일웨스터 교수의 견해를 인용해 “연준은 수십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지만 선례를 보면 연준의 금리 인상 조치가 소비자 물가 상승 억제에 실효를 발휘한 경우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사일웨스터 교수는 “인플레이션을 해소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금리를 올리고자 하나 역사적으로 연준이 이런 상황을 바로 잡은 경우는 드물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공격적인 금리인상 조치가 연방정부의 재정 적자를 심화시켜 파탄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센터 스퀘어는 “워싱턴DC에 기반을 둔 초당적 공공정책 기관 ‘책임있는 연방 예산 위원회’(CRFB)는 금주 금리인상 만으로도 향후 10년간 미국정부 적자 규모가 2조1천억 달러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반복된 대규모 금리 인상에 따라 경기 침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사일웨스터 교수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사일웨스터 교수는 “미국에서 이미 경기침체가 시작됐을 수 있다. 다만 일반이 이를 체감할 때까지 시간이 걸릴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침체 선고는 실시간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시작되고 나서 수개월 심지어 일년쯤 지난 후에야 비로소 경기침체로 간주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현재 경제가 이례적인 혼란을 겪고 있다며 ‘뉴 노멀’을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FOMC이후 코로나19 경제 전환을 주제로 한 ‘페드 리슨스(Fed Listens)’ 행사에서 “우리는 매우 이례적인 경제 혼란에 계속 대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책 입안자로서, 우리는 유난히 도전적인 시기를 경제가 헤쳐 나가도록 돕기 위해 우리 수단을 사용하는 데 전념한다”라고 했다.
파월 의장은 향후 금리 인하 기조로의 전환 여부를 두고는 “이를 고려하기 전에 먼저 인플레이션이 2%대로 돌아간다고 매우 확신했으면 한다”라고 선을 그었다.
인플레이션이 꺾인다는 명확한 징후가 나타나기 전까지 기조 전환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머니트렌드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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