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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의 터널, 끝이 보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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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의 터널을 언제쯤 벗어날 것이며, 이후 경제는 회복될 수 있을까?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 신규 변이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백신의 보급과 함께 회복세를 기대했던 미국 경제가 다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로 확진자 숫자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일터에 공백이 생기고, 심지어 학교는 개학을 했지만 많은 교사와 학생들이 오미크론에 감염되어 휴교 사태까지 속출하고 있다.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노동력 부족과 공급망 차질 개선이 더욱 어려워지자 물가 또한 치솟고 있어 경제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12월 전년 동월 대비 7.0%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11월의 6.8%보다 더 올라 1982년 6월(7.1%) 이후 39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과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0년래 고점을 찍은 인플레이션에 단호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인가? 전문가들은 연이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는 연준의 대응이 쉽지 않을 것이란 진단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지난 1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 재확산, 높은 인플레이션, 노동력 부족과 이로 인한 생산 차질으로 인해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을 지난해 10월 조사 당시의 4.2%에서 3%로 하향 전망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역시 3.6%에서 3.3%로 낮췄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경제 전문가들 69명을 대상으로 1월 7일부터 11일까지 조사를 진행해 이같은 전망치를 내놓았다. 골드만삭스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8%에서 3.4%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경제성장률 하향 전망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다수 노동자가 코로나19에 노출되면서 각 산업의 인력난이 심해지고, 공급망 붕괴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병가가 늘어나면서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인력난에 인건비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도 내다봤다. WSJ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오는 6월 평균 시급이 1년 전보다 4.9%, 12월은 4.7% 각각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조사에 참여한 경제 전문가 3분의 2는 오는 3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절반 이상은 연준이 올해 세 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응답자의 약 3분의 1은 그 이상의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작년 10월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만이 3월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40% 이상은 아예 금리가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봤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일부 전문가들은 연준이 금리를 올려도 물가를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고 비관했다. 그랜트손튼의 다이앤 스웽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쫓는 건 수십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며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해 더 빨리 금리를 올릴 경우, 공황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중국의 방역 정책으로 인한 공급망 차질 악화는 가장 우려할 만한 경제 변수로 꼽혔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염려하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방역 제재가 항구와 공장에서 혼란을 초래하며 공급망 차질이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WSJ 조사에 참가한 전문가들 중 절반 이상은 공급망 혼란이 적어도 올해 하반기까지 지속할 것으로, 3분의 1은 2023년 또는 그 이후까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제임스 나이틀리 IN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화물 운송 요금이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화물도 상당히 쌓여있다”며 “아시아 국가에서 실시하는 코로나19 방역이 공급 제약 요인이며, 이에 미국 재고 비축이 어려워져 당분간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는 상황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렇게 미국 경제가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고,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인력난이 지속되며, 공급망 붕괴가 심화하는 삼중고에 직면하면서,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경제 전망까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소 올해 하반기까지 미국 경기둔화가 지속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연준의 경제 성장 낙관론도 물가 상승과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위축됐다.
1월 공개된 베이지북에서 연준은 “지난해 말 미국 경제는 완만한 속도로 성장했지만, 오미크론이 확산하면서 일부 지역에서 기업에 대한 기대가 냉각됐다”면서 “향후 6개월간 지속적인 경제 성장에 대해 긍정적인 기대를 드러낸 기업의 비중이 줄었다. 낙관론은 여전히 강세지만, 다소 약해졌다”고 평가했다.
베이지북은 연준에서 연간 8차례 발표하는 미국 경제동향 종합보고서이다.
베이지북에서 12개 연방준비은행(연은) 가운데 10곳이 오미크론이 경제 활동에 영향을 미치고 노동 시장 문제를 가중하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샌프란시스코 연은은 오미크론이 호텔 예약 감소와 항공사 인력 부족 문제를 일으켰다고 평했고 달라스 연은은 주요 항공사가 이제 막 델타로 입은 피해에서 회복하기 시작했지만, 다시 오미크론으로 수요 감소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준은 오미크론이 미치는 영향이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원에서 열린 인준 청문회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오미크론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오미크론이 진정된 후 이어지는 분기가 경제에 매우 긍정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코로나19 팬데믹의 ‘마지막 고비’가 될 것인지가 경제에 주요한 변수인 것은 틀림없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은 미국 대부분 지역이 2월 중순이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의 정점을 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파우치 소장은 “2월 중순이 되면 미국 대부분의 주는 정점을 지나 방향을 바꿀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신규 확진자가 감소하기 시작하고 입원 환자도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뉴욕시와 뉴욕주, 뉴저지주 지역은 이미 1월 중순에 정점에 도달했으며 확진자 숫자가 극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미크론이 지나가고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만 나오지 않는다면 팬데믹의 터널은 끝에 다다랐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이 끝이 아니고, 이를 대체할 변이 바이러스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한다.
팬데믹 경제, 아직도 예단할 수 없는 불확실성 가운데 서 있다.
머니트렌드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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