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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망] 집값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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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부동산협회(NRA·National Association of Realtors)가 183개 시장을 추적해 작성한 3분기 주택가격 보고서에 의하면 평균 집값은 1년 전년보다 16% 오르면서 상승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3분기 들어 집값 증가폭은 둔화됐다. 부동산 시장 183개 중 78%에서 두 자릿수대 상승폭을 보였으며, 평균 주택가격은 36만3700달러로 1년 전보다 16% 상승했으나 2분기에 전년대비 22.9% 상승란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낮아졌다.
NAR의 수석 경제학자 로렌스 윤은 “집값이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지만 3분기에 상승률이 둔화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집값 상승은 주택 구입 희망자들의 수요가 많은데 비해 하우스 마켓에 나온 주택 매물의 재고가 역사적으로 최저인 까닭이다.
NRA의 보고서에 의하면 1년 전과 비교해 집값이 무려30% 이상 오른 지역도 있었는데, 텍사스주의 오스틴과 라운드록이 33.5%,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와 이모칼리, 마르코 아일랜드가32%, 아이다호주 보이시와 남파가 31.5% 올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3분기에 집값이 가장 비싼 지역은 캘리포니아와 하와이, 서부 몇몇 대도시로 조사됐다.
산타클라라, 써니베일 등은 평균 주택가격이 165만 달러으로 미국에서 가장 비쌌으며, 이어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 헤이워드 등은 135만 달러, 애너하임, 어바인 등은 110만 달러, 하와이 호놀룰루 104만7800달러, 로스앤젤레스 롱비치, 글렌데일 등은 86만900달러 등이었다.
NAR에 따르면 1가구 1주택 평균 가격이 1년 전보다 5만300달러 상승하면서 평균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음에도 불구하고 3분기에는 주택 소유자를 위한 월별 주택담보대출 상환액도 증가했다.
20퍼센트의 계약금과 30년 만기 고정금리 대출로 조달되는 단독 주택의 월평균 주택담보대출금은 1214달러로 1년 전보다 156달러 올랐다.
한편 주택이 팔리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통상 1주일 밖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989년 조사 이래 가장 빠른 판매 속도다.
NAR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 사이 미국에서 주택을 매수한 58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매물이 시장에 나와 계약이 체결되기까지 걸린 기간의 중앙값이 1주일인 것으로 집계됐다. 1989년 NAR가 설문을 시작한 이래 가장 짧은 기간이다. 1년 전 중앙값은 3주였다.
팬데믹 이후 주택 매물 수는 급감했지만, 강력한 수요에 힘입어 주택 거래 건수는 폭증했고, 거래 속도도 빨라졌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분석했다.
팬데믹으로 원격근무가 확대되면서 더 큰 공간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고, 저금리는 주택 구매 심리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동시에 주택 판매자들은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집을 보여주기를 꺼렸고, 저금리로 인해 소유자의 주택 유지 부담이 줄면서 매물은 현저히 줄었다. 부족한 매물을 두고 경쟁이 치열해지자 주택 구매자들은 매도자가 제시한 가격 그대로 묻고 따지지 않고 사들이는 현상이 발생했다.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주택 매매가 평균값은 집주인이 정한 호가와 같은 수준이었다. 통상 거래 가격은 호가보다 약간 낮게 체결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이기간 주택 가격 중간값은 30만5000달러로 직전 연도 대비 3만2500 달러 뛰었다.
한편 경제전문매체 CNBC의 분석에 의하면 미국의 집값 상승률이 소득 증가율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감염 위험이 적고 원격 근무에 용이한 주거 환경으로 옮기기 위해 주택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높아지고 저금리 및 공급 부족이 맞물려 가격 폭등으로 이어진 것이다.
소비자 금융서비스업체 뱅크레이트(Bankrate)가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와 다국적 금융서비스 기업 웰스파고의 주택구입지수(Housing Opportunity Index)를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에 걸쳐 중위 가구 소득이 11% 증가하는 동안 주택 가격은 30% 넘게 상승했다.
조사 범위를 넓힌 결과 소득과 집값 상승률 격차는 더 벌어졌다. 미 부동산업체 위치(Witch)가 인구통계국 자료를 분석한 조사에서 1965년 대비 올해 1월 평균 주택 가격은 무려 118% 올랐다. 같은 기간 중위가구 소득 증가율은 15.5%에 그쳤다.
온라인 부동산 중개업체 클리버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미국의 주택 가격은 평균 37만4900달러인 반면 중위가구 연평균 소득은 6만9178달러 수준이다.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은 540%로 전문가 권고치 최대값(260%)의 두 배를 넘겼다.
집값이 중산층 평균 소득의 5배를 뛰어넘는 셈이다. 미국 50개 주 가운데 이 비율이 260% 이하인 도시는 피츠버그, 클리블랜드, 오클라호마시티, 세인트 루이스, 신시내티, 엘라베마 버밍엄으로 6곳 뿐이었다.
반면 산호세와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 뉴욕, 로스엔젤레스 등 주요 도시에선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이 980%에 달했다.
미국의 주택 가격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폭등했다. 재택 근무 확대로 주거 환경을 개선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데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수요를 부추긴 결과다.
여기에 주택 공급량은 제한적이어서 집값 고공행진에 속도가 붙었다. CNBC는 주택 자본과 퇴직 연금이 가계 재정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집값 대란이 세대별 부의 격차를 더욱 넓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유 주택을 팔아 내 집 마련 자금을 조달할 수 없는 젊은 층 등 생애 첫 주택 구매자의 경우 더 큰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겨울에 들어서면서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다소 주춤한 상태로 보이지만, 부동산 관계자들은 여전히 빠르게 거래가 체결되고 있다고 전했다. 올랜도의 부동산 중개인 해롤드 토레스는 “3일 만에 팔리던 매물이 7일 만에 팔리고 있다”며 “아직 매수자들이 가격 협상을 하거나 거래 주도권을 잡을 만한 어떠한 여지도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레드핀 자료에 따르면 10월 주택 매물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줄었다.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시행했던 여행제한이 풀림에 따라 유럽, 중국, 브라질, 인도 등 해외 부유층의 고급 주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도 예상하고 있다. 뉴욕과 마이애미, 로스앤젤레스 등 해외 부유층에 인기 있는 도시의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오랜 기간 기다려온 예비 구매자들을 위한 매물들이 많이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서비스회사인 사무엘 밀러의 조너던 밀러 최고경영자(CEO)는 “이는 지난 2년 동안 없었던 또 다른 수요의 상승을 나타낸다”며 “특히 고급 주택 시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NRA 자료에 의하면 해외 구매자들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8년 2670억 달러, 2019년 1830억 달러를 부동산에 썼다. 올해에는 1070억 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해외 구매자들이 부동산을 직접 둘러보거나 방문할 수 없었기 때문이며 현재 엄청난 수요가 억눌려 있음을 암시한다고 CNBC는 설명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는 플로리다가 해외 구매자들에게 가장 큰 시장이었고 미 전역의 20%를 차지했다. 이어 캘리포니아가 16%로 2위, 다음으로 텍사스, 애리조나, 뉴저지, 뉴욕 순으로 집계됐다.
부동산파트너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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