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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경제전망_ 공급망 병목, 에너지 대란, 인플레이션 언제까지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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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가 인력, 물자, 장비 등의 공급 부족에 시달리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급망이 난관에 부딪히고 에너지대란까지 겹치면서 물가상승이 지속되는 현상에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에너지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24.8% 상승했고, 중고차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4.4% 오르는 등 물가 상승세가 완연하다.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의 물가관리 목표치(2%)를 넘는 5%대의 상승률이 5월부터 5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에너지와 식품, 임차료 등 소비를 줄이기 힘든 품목들이 많이 올랐고 주택 가격, 임대료, 임금 등 한번 오르면 내려가기 어려운 분야에서도 물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겨울철 난방수요가 커지고 코로나19 방역 규제 완화로 여행이 증가하게 되면 이 부문에서 가계 지출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구인난도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한다. 노동부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역대 가장 많은 430만 명의 미국인이 직장을 그만뒀다. 인력 확보가 절실한 기업들이 임금을 올리면서 물가가 더 높아지고 있다.
공급망 병목현상으로 인한 생산 차질도 문제다. 9월 제조업 생산은 한 달 전보다 0.7% 줄었다. 특히 반도체 부족 여파로 자동차 생산이 7.2% 감소했다.
미 양대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는 최근 반도체 공급난을 이유로 일부 기종의 생산을 중단했다. 애플 역시 최근 출시한 아이폰13의 생산량을 올해 1000만 대 가량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정부에서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물류대란도 여전히 플리지 않고 있다. 서부 캘리포니아, 동부 뉴욕·뉴저지, 남동부 조지아 등 주요 항만의 인력난이 여전하다. 이외도 트럭기사 및 운송장비의 부족, 물류센터의 노동력 부족 등도 심각하다.
현재 미국에는 3만 여 명의 트럭 기사들이 있지만 운송 수요의 급증으로 물류업계는 역대급 기사 구인난을 겪고 있다.
이러다보니 경기 침체에 물가 폭등이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금융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는 관측까지도 나오고 있다.
과연 언제까지 이러한 어려움이 지속될 것인가? 또한 인플레이션은 얼마나 갈 것인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공급망 병목과 높은 인플레이션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도 임박했음을 내비쳤다.
파월 의장은 지난 10월22일 국제결제은행(BIS) 주최로 열린 온라인 콘퍼런스에서 연준의 테이퍼링 시작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경기 회복을 돕기 위해 매달 120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하고 있는 연준은 이르면 11월 중순부터 채권 매입 규모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예정이다. 연준은 내년 중반까지 양적완화 정책을 끝내겠다는 계획이다.
파월 의장은 “공급 제약과 높은 인플레이션은 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 갈 것 같다”며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임금에 대한 압력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를 회복하면서 나타난 공급망 병목과 노동력 부족 현상 등이 물가를 계속 끌어올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기존에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던 파월 의장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며 물가상승 장기화를 우려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일자리 성장에 다시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가장 확률 높은 시나리오라며 이후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만약 물가상승률이 끊임없이 더 높아질 위험을 보게 된다면 연준은 틀림없이 어떤 수단을 활용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한편 연준 내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 고위직 사이에서는 당초 예고한 2023년 이후가 아닌 내년부터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이야기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전 재무장관도 인플레이션이 장기화 될 수 있다면서 연준이 금리를 올려야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미국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밀컨 글로벌 컨퍼런스 2021’이 지난 10월 중순에 열렸는데, 여기서 그는 이같이 밝히며 재무부와 연준의 예측 모델이 틀렸다고도 덧붙였다.
밀컨 글로벌 컨퍼런스에 참석한 월가의 큰손, 하워드 마크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도 “저금리가 되면 낮은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고, 정치인들도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으며, 재무부는 빚을 갚는 데 어려움이 적어진다”며 “모두가 낮은 금리를 원하지만 그건 아이스크림과 같다”고 했다. 아이스크림을 계속 먹으면 배탈이 나듯 이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편 채권시장을 주름 잡고 있는 월가에서 이름난 스콧 마이너드 구겐하임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항공과 호텔·접객·자동차 등에서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 분야는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분야”라며 “수요가 늘어나면 공급이 따라 늘어나게 된다. 결국 공급이 돌아오면 가격은 내려올 것이며, 내년 이 자리에서 디플레이션의 공포에 대해 얘기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헌트 PGIM 최고경영자(CEO)도 “사람들이 말하지 않는 것 가운데 하나가 경제와 인구 감소, 디지털 전환에 따른 장기적 디플레이션 요소가 매우 강력하다는 점”이라며 “이는 지난 10년간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렸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서 시장 구루들은 극히 희박하게 봤다.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 창업자는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마틴 플래너건 인베스코 CEO는 “미국의 성장세는 강력할 것”이라며 “스태그플레이션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엘마누엘 로만 핌코 CEO는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이 결합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은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강조했다.
밀컨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추가로 유동성 장세는 당분간 더 갈 수 있다는 얘기들이 많았다. 므누신 전 재무장관은 테이퍼링을 해도 시장의 큰 혼란은 없다고 했고 마이너드 CIO는 증시에 조정이 오겠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했다.
전문가들의 예측을 종합해 보면 인플레이션은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연준의 금리인상 시기도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스테그플레이션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처하기 위해 연준이 당초 내년 하반기 정도로 예상됐던 시기보다 빠른 시점에 금리를 올리는 것은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 경제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리 인상을 위해서는 물가 상승압력과 성장률이 모두 높아야 하는데 현재는 인플레이션만 있고 실제 경기 회복세는 그에 못 미치는데도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연준이 갑자기 금리를 올리면 미 부동산 경기가 식을 것이고, 신흥시장국에 몰린 투자금 또한 높은 투자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미국으로 이동해 신흥시장에도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 또한 나오고 있다.
머니트렌드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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