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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 백신, 미국 경제에 날개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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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재정효과로 6% 성장’전망
경제 회복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초 세계경제전망(WEO) 업데이트에서 미국 경제성장률이 올해 6.4%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1월 전망치에 비해 석 달 만에 무려 1.3%포인트나 상향 조정했다. 이 수치는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이 열린 1984년(7.2%) 이후 37년 만에 최고치다.
세계에서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가장 큰 나라인 미국이 성장률에서도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을 압도하는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주요 국가 가운데 올해 미국보다 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예측된 나라는 인도(12.5%), 중국(8.4%)밖에 없다.
IMF는 미국 약진을 반영해 올해 세계 평균 경제성장률도 5.5%(1월)에서 6%로 올려 잡았다. 2022년 성장률 전망치도 4.2%에서 4.4%로 소폭 상향 조정했다.
기타 고피나스 IM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아직 높은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보건과 경제 위기 탈출이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며 “백신 보급에 따라 올 하반기에 많은 국가가 재도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특히 미국에서 이뤄진 추가적인 재정 지원이 전망을 더욱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하루에만 400만명이 백신을 맞을 정도로 속도에 탄력이 붙었다. 5월 중순이면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의 공급이 수요를 앞지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금 속도로 가면 오는 6월 중순께 전 국민의 70%, 7월 하순에는 90%가 1회 이상 접종을 끝내고 사실상 ‘집단 면역’ 상태로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공포가 잦아들고 텍사스를 비롯해 주정부들이 잇따라 식당과 상점 정상 영업을 허가하면서 지난 3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91만6000개나 증가했다.
2월 신규 일자리(46만8000개)의 두 배에 이르는 수치다. 특히 식당과 술집 일자리가 17만6000개나 늘었고, 학교가 다시 문을 열면서 교육 분야에서 12만6000개 일자리가 증가했다.
물론 팬데믹 발생 전인 지난해 2월에 비하면 아직 840만개의 일자리를 더 회복해야 하지만 덕분에 실업률은 6.2%(2월)에서 6%(3월)로 좀 더 낮아졌다.
여기에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3월 1조9000억달러에 달하는 경기 부양 예산을 의회에서 단독 처리하면서 경기 회복에 불을 지폈다.
일각에서는 경기 회복 수준이 아니라 수십 년 만에 ‘호황(boom)’이 찾아왔다는 표현까지 쓰기 시작했다. 다만 올해 미국 경기는 ‘상고하저(上高下低)’, 즉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 성장세가 둔화되는 흐름이 예상된다.
세계 경제 양대 엔진인 미국과 중국이 ‘쌍끌이’ 성장에 나선 것은 일단은 긍정적인 신호다.
문제는 경제 회복 속도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
가뜩이나 각국이 보호주의 경제 정책을 전개하는 가운데 회복 속도 편차로 인해 글로벌 자금 흐름에도 쏠림 현상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일부 신흥 국가에서는 급격한 자금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
IMF는 지난해부터 2024년까지 국민 1인당 GDP가 저소득 국가는 평균 5.7%, 개발도상국은 4.7% 감소할 전망인 반면 선진국은 2.3% 감소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무려 9500만명이 새롭게 극빈층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고피나스 수석은 “2008년 금융위기 때와 차이점은 정책 여력이 부족한 개발도상국과 저소득 국가 국민이 더 큰 고통을 입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 중기사이클 진입 국면 인플레이션 가능성 커져
한편 현재 경제는 경기회복이 시작되고 중기 사이클로 넘어가는 국면”이라며 “이 과정에서 높은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에너지와 소재 섹터가 인플레이션 상승에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측되고, 최근 부진했던 하이퀄리티 종목들이 재차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성장주 대비 가치주가 지속적으로 좋은 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다만 세금인상과 임금인상 등 경제정책의 구조적인 변화들이 지수에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또 BoA에서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설문조사와 계량지표 등을 바탕으로 주식시장에 대한 과도한 낙관론이 관찰되고 있어 향후 주식시장 조정을 경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연방준비제도(Fed)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조건을 충적하려면 한동안 시간이 걸릴 것이라 밝힌 가운데 월가에서 다시금 긴축 전환 시점에 대해 여러 전망이 나오고 있다.
JP모건은 “Fed는 물가 상승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얘기하지만, 3분기 3.3%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 한다”며 “이 영향으로 테이퍼링 등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다른 기관보다 걱정이 덜한 편”이라고 전했다. 그 이전에 고용을 ‘완전한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보았다.
올해 경제 성장률은 7.2%, 내년 성장률은 4.9%를 예상하며 경제성장률은 개선되겠지만 경기가 완전 고용 수준에는 크게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블랙록은 “미 인플레이션은 향후 3년간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Fed는 지난 30~40년간 그래왔던 것처럼 느긋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높은 물가상승률은 증시와 경제의 킬러”라고 하면서도 “시장이 우려할 만한 고물가 시기는 2023년은 돼야 닥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예상보다 5년 더 빠른 2028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 영국 싱크탱크 경제경영연구소(CEBR)의 발표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각 정부의 대응 격차로 중국의 경제 회복이 미국을 앞서고 있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CEBR은 4월 말 연례 전망보고서를 통해 “한 동안 세계 경제에서 대단히 중요한 주제는 미국과 중국 사이 경제와 소프트파워 경쟁일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CEBR은 보고서에서 “코로나19 팬데믹과 이에 따른 경제 상황의 격차로 양국의 패권다툼에서 중국이 유리해졌다”고 적시했다.
CEBR은 중국이 초기 강력한 봉쇄 덕분에 “능숙하게 팬데믹을 관리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미국은 장기 성장에 타격을 받으면서 중국 경제는 상대적으로 개선됐다고 CEBR은 설명했다.
중국 경제의 연평균 성장률은 2021~2025년 5.7%, 이후 2030년까지 4.5%로 전망됐다. 반면 미국 경제는 내년 포스트 팬데믹으로 강하게 반등하겠지만 2022~2024년 1.9% 성장하는 데에 그치고 이후에는 1.6% 늘어날 것이라고 CEBR은 예상했다. 일본은 2030년대 초까지 세계 3대 경제국 자리를 유지하다가 이후 그 자리를 인도에 넘겨줄 것이라고 CEBR은 내다봤다. 독일은 경제규모가 세계 4위에서 5위로 내려올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현재 5위에서 2024년 6위로 내려올 것으로 전망됐다.
영국이 유럽연합(EU)이라는 단일 시장에서 탈출하는 브렉시트가 시작되더라도 2035년 영국 경제규모는 프랑스보다 23% 많을 것이라고 CEBR은 내다봤다.
영국이 세계 경제에서 중요도가 높아지는 디지털 부문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팬데믹으로 세계 경제에서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수 있겠지만 성장이 둔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CEBR은 예상했다. 보고서는 “2020년대 중반 금리가 오르는 사이클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머니트렌드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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