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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망] 오피스 시장 불안감 ... 저가 매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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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빌딩이 역사적 수준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몰리면서 상업용 부동산 문제가 경제를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속적인 고금리와 수요의 감소로 인해 디폴트를 선언하는 오피스 빌딩들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MSCI)에 따르면 4월 기준 380억 달러 이상의 오피스 빌딩이 디폴트, 압류 또는 기타 재정난에 직면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미쳤던 2012년 4분기 이후 최대 규모다.
오피스 빌딩 소유주의 대출 상환 속도도 눈에 띄게 더뎌졌다. 무디스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021년만 해도 상업용 부동산저당증권(CMBS)으로 전환된 사무실 대출의 90% 이상은 만기일에 상환됐는데, 지난해에는 이 수치가 2007년 데이터 집계 이후 최악인 35%로 급락했다.
정상적인 오피스 마켓이었다면 빌딩 소유주가 높은 이자율을 감당할 수 있었겠지만, 코로나19 이후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큰 변화가 찾아왔다. 직원들의 원격근무를 허용하고 사무실에 필요한 공간을 재검토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수요가 급감했다.
▶ 커피 배징 … 오피스 빌딩 위기
직장인들 사이에서 커피 배징(coffee badging)’.이라는 새로운 유행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 직원들이 사무실에 출근해 커피 한 잔만 하고 직원들과 잠시 인사를 나눈 뒤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출근 후 커피 한 잔이 마치 ‘출근 도장’처럼 여겨진다고 해서 ‘커피 배징’이라고 불린다.
코로나19 팬데믹 후 재택근무를 끝내는 분위기로 대부분 기업들이 주 3일 이상 출근을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은
‘출근일수’만 명시할 뿐 사무실에 출근해 근무하는 시간은 자율에 맡겼다. 직원들은 이를 이용했다. 출근 후 커피 한 잔만 마시고 집으로 돌아가 재택근무를 하는 ‘커피 배징’이 유행하게 된 배경이다. 이 문제는 CNBC, 포브스 등 유력 매체에서 다룰 정도로 미국 내에서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 ‘커피 배징’은 초호황인 상업용 부동산이 왜 위기에 처했는지를 설명해주는 한 장면이다.
코로나19 이후 미국에서는 재택근무가 일상화됐다. 부동산 펀드회사 더라이너스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뉴욕 맨해튼 직장인 중 주 5일 사무실에 출근하는 비율은 9%에 불과했다. 회사는 굳이 직원도 없는 넓은 사무실 임대료를 내고 있을 필요가 없어졌다. 작은 공간으로 옮기거나 공유 오피스를 사용하는 기업이 늘었다. ‘사무실의 종말’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사무실 공실이 발생하자 임대료는 큰 타격을 입었고 금리인상까지 이어지면서 상업용 부동의 가치는 뚝뚝 떨어졌다. 올해도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커피 배징’이 유행할 정도로 근로자들이 사무실 출근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 임차인, 건물주 재정상태 경계심 커져 …
한편 오피스 빌딩의 상황이 이렇게 되자 새로 임대차 계약을 맺는 임차인들은 오피스 건물주의 재무 상태를 자세히 살피고 있다. 건물주가 채권자로부터 부동산을 압류당할 가능성이 없는지, 약속대로 편의 시설을 추가할 자금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부동산 투자은행 이스트딜시큐어드의 아담 에드워즈 매니징 디렉터는 “임차인들은 직원들을 사무실로 다시 불러들이고 싶어해서 건물주가 추가로 투자할 수 있는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임차인들이 이처럼 경계심이 커진 데에는 마땅한 이유가 있다. 오피스 대출 만기가 곧 도래하는 빌딩의 경우 높아진 이자율로 인해서 재융자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기 때문이다.
무디스는 대출의 73%가 부동산 수입 약화, 높은 부채 수준과 공실률, 다가오는 임대차 계약 기간 만료 등으로 인해 재융자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조사기관 코스터그룹에 따르면 미국의 사무실 공실률은 4월 기준 13.8%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2019년 말에는 9.4%였다. 또한 2024년 1분기에 임차인은 약 1억 2,200만 평방 피트에 대한 임대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는 2019년 평균보다 약 10% 낮은 것이다. 이러한 오피스 마켓의 격변은 은행, 보험사 및 기타 대출 기관을 압박하고 있다. 뉴욕 커뮤니티 뱅코프의 4분기 상업용 부동산 손실은 지난해 은행 부실 사태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며 월가에 충격파를 던졌다.
최근 몇 주 동안 지역 은행들은 상업용 부동산 부실로 인해 높은 손실을 보고하고 있다.
PNC 파이낸셜 서비스의 경우 1분기에 5천만 달러 이상의 손실을 보고해 작년 4분기의 5천4백만 달러보다는 약간 적지만 1년 전의 1천만 달러보다는 훨씬 높았다.
오피스 빌딩 대출이 주요 원인이었다. PNC의 최고 경영자 빌 뎀착은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오피스의 문제는 많은 경우 현금 흐름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피스 시장의 격변은 비즈니스 디스트릭의 건물주들에게 큰 변화를 가져왔다. 블랙스톤과 브룩필드 자산 관리와 같은 주요 기관 소유주들이 유명 부동산을 대출 기관에 넘겼다.
▶ 오피스 빌딩 저가 매수 기회
한편, 새로운 유형의 투자자들은 눈길을 끄는 할인율로 오피스 빌딩의 가격 혜택을 누리기 위해 뛰어들고 있다.
블랙스톤의 전직 임원들이 설립한 신생 회사인 팰리세이드 그룹은 시애틀에 있는 두 개의 건물로 이루어진 오피스 빌딩을 인수했다. 가격은 4,750만 달러로 20년 전보다 약 26% 저렴했다.
로스앤젤레스 시내에서는 최근 한 지역 기업가 그룹이 110만 평방피트 규모의 타워인 Aon Center를 2014년에 2억 6,900만 달러에 팔았던 것보다 약 1억 4,800만 달러 할인된 가격에 매입했다. 이 그룹은 부채 상환에 사용되던 자금을 편의시설에 투입하여 세입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on Center는 체육관에 사우나와 냉수풀을 추가하고 레스토랑을 추가할 계획이다.
새 소유주이자 매니저인 Carolwood의 공동 설립자 아담 루빈(Adam Rubin)은 "고용주가 직원들을 다시 일터로 복귀시킬 수 있도록 세입자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공간을 찾는 오피스 임차인은 새로운 임대 계약을 체결하고자 하는 임대인과 기존 건물주로부터 매력적인 제안을 받고 있다.
얼마전 샌프란시스코의 트랜스아메리카 피라미드 오피스 타워 31층에 대한 임대 계약을 갱신했다고 발표한 베이커호스테틀러(BakerHostetler) 로펌이 한 사례이다.
샌프란시스코 지사의 매니징 파트너인 롭 애드킨스(Robb Adkins)는 타워 건물주가 수억 달러를 투자해 리모델링을 하고 타워 꼭대기에 새로운 피트니스 센터, 회원 전용 라운지, 바 등 새로운 편의시설을 건설하고 있기 때문에 임대 계약이 만료될 때 회사가 계속 머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지만 좋은 조건으로 임대 계약을 갱신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애드킨스는 구체적인 임대 조건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지만 "우리는 비용에 민감한 회사다."라면서 “건물주가 계속 머물기를 원했기 때문에 우리는 임대계약을 갱신할 수 있는 경제적 조건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부동산파트너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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