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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 최악의 겨울에 등장한 백신, 경제 회복의 신호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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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11월 미국 비농업 부문 고용 증가자 수는 24만5000명이였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이것을 ‘끔찍한 숫자’라고 표현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44만명)의 절반 수준에 그친 숫자였기 때문이다.
코로나19재확산세가 거세지며 2020년 4분기 성장률 전망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이코노미스트는 “분기로 따진 3분기 성장률은 7.4%였으나, 4분기에도 이 추세가 계속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했다. 실물 경기의 온도를 측정할 수 있는 통계들이 한결같이 최악의 겨울을 가리킨다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설명이다. 데이터 분석기업 STR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의 주요 호텔 예약률은 40%였는데, 이는 11월 초의 50%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식당 예약 사이트인 오픈테이블에 따르면 12월 레스토랑 예약 및 실제 방문 수치도 현저히 떨어졌다. 항공기 이용객 숫자도 뚜렷한 하락세다. 이미 재봉쇄 정책을 실시하는 주들이 늘고 있으며 실업율은 증가하고, 이는 경제에 더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 속 올해 미국 경제는 소용돌이를 치고 있다. 지난 2분기(-32.9%)에는 1947년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3분기 33.1%(전분기 대비 연율)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1947년 이후 분기별 성장률로는 최고였으며 이에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4분기에 나타난 경제지표는 괴로운 겨울을 말해주고 있다. 11월 고용지표가 최악의 겨울을 예고하는 신호탄인 셈이였다.
이코노미스트는 “팬데믹 상황에선 단기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이런 통계가 유용하다”며 “3분기엔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폐쇄 조치가 완화되면서 미국 내 소비가 증가했으나 그 이후엔 비슷한 상승 동력 조치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춥고 힘든 겨울을 보내는 또 다른 이유는 의회와 재정 정책이다. 코로나19의 확산세 속 경기 회복을 위한 추가부양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과 공화당의 오랜기간 밀고 당기기는 국민들에게 극심한 피로감을 줬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분기 의회는 GDP의 14% 수준인 총 3조 달러에 해당하는 경기부양책을 통과시켰고, 이는 경기 회복에 크게 기여했다”며 “하지만 이번 추가 부양책은 규모가 시원찮은 수준”이고 분석했다.
혹독한 겨울이 언제쯤 지나가고 봄날이 올 것인가? 봄날을 불러 올 희망은 백신이다.
지난 12월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백신과 모더나의 백신이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고,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이코노미스트는 “백신이 상용화된다면 경제는 다시 일어설 것”이라며 “미국인의 약 40%가 내년 3월까지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다는 골드만삭스 측 분석이 맞는다면, 내년 봄에는 희망을 가져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 전역에서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폭증하고 있으며 각종 경제지표는 빨간불이 깜박이는데도 주식시장은 여전히 호황을 누리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백신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되는데, 이런 기대감이 경제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또한 주목된다. 백신 상용화에 대한 계획이 공개되면서 12월 주식은 지난 4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세를 보이면서 출발했다.
뉴욕 타임스는 이와 관련해 Strategy Research의 제이슨 디세나 트렌너트(Jason Desena Trennert)의 노트를 인용하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소비자 지출 및 여행과 같은 경제 활동이 위축돼 단기 성장 전망에 민감한 일부 주식시장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백신에 대한 기대감, 추가 재정 부양책, 억눌려왔던 서비스 부문에 대한 수요가 잠재적으로 향후 경제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USA Today도 백신 상용화가 머지 않았다는 전망 덕분에 소비자-기업 간 신뢰와 소비자 지출 면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RBC Capital Markets의 수석 경제학자인 제이콥 오비나(Jacob Oubina)는 “미국인들이 터널 끝에서 마침내 빛을 보고 소비의 고삐를 풀기 시작했다고 생각하며, 백신에 대한 고무적인 뉴스 덕분에 미국인들이 자신의 직업과 임금에 대해 더욱 안정감을 느끼고 있다”고 언급했다. National Retail Federation의 수석 경제학자인 잭 클레인헨즈(Jack Kleinhenz)도 2020-2021 연말 연시 매출이 3.6%에서 5.2%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는 부분적으로는 정부의 부양책과 백신 뉴스로 소비자 신뢰도가 강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경제 전망에 대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12월 중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내년 2분기 경제 반등을 강하게 이끌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내놨다.
파월 Fed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제로금리’ 유지 결정 후 “백신에 관한 최근 뉴스는 매우 긍정적으로, 내년 중순이나 하반기에는 집단면역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백신의 제조·유포·시기 등 다양한 그룹에서의 효과 등과 관련해 커다란 어려움과 불확실성이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파월 Fed 의장은 또 “앞으로 몇 달간 매우 어려울 수 있고, 경제 전망이 극히 불투명하다”며 “코로나19 급증이 특히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경기하강은 우리 생애에서 가장 혹독하다”며 “회복이 마무리될 때까지 통화정책은 경제에 강력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Fed는 미 경제에 “상당한 진전이 있을 때까지” 매달 최소 1200억 달러의 채권을 계속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 3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전격적으로 낮춘 제로금리를 동결했다. 이날 다수의 FOMC 위원이 오는 2023년까지 제로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파월 Fed 의장은 통화 완화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인플레이션 우려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전 세계에 인플레이션 완화 압력이 상당하다”며 “물가가 올라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 이사들도 지난 9월의 마지막 경제 전망과 비교해 내년 미국 경제에 대해 밝게 전망했다. 이 같은 전망 개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예상 영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미국의 실업률이 현재 6.7%에서 2021년 말 5%로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은 그러나 코로나19 발생 증가로 새로운 규제가 확대되고 소비자들이 집에 머물 것을 강요받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미 경제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암울한 단기 전망과 밝은 장기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백신의 등장과 보급 소식은 경제회복의 강력한 희망이 되지만 집단 면역이 형성되는 시간까지는 실물경기가 최악의 겨울을 맞이하고 저소득층에는 치명타가 될 우려도 배제할 수는 없다는 분석인 것이다.
또한 최근 미국의 코로나 9 확진자 수가 하루 약 17만~20만 명으로 치솟으며 경제활동이 다시 제한되고 있고, 이로써 전문가들이 우려한 ‘W자형 불황’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혼재하고 있다.
각종 모임과 파티가 많은 연말 연시를 맞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더욱 심해질 가능성도 이러한 전망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JP Morgan의 연구원들은 자사 보도자료를 통해 “미 전역에서 자택 대비명령, 록다운 등의 봉쇄 조치가 이어지며, 이로 인해 미국 경제는 2021년 초의 어두운 겨울 동안 연간 1.0 %의 비율로 위축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머니트렌드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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