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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 팬데믹 경기침체, 현주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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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속에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오는 2023년까지 현행의 ‘제로 금리’를 유지할 것임을 밝혔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경기침체 속에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오는 2023년까지 현행의 ‘제로 금리’를 유지할 것임을 밝혔다. 연준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회복 과정에서 일정 기간 물가가 목표치인 2%를 넘더라도 이를 허용할 수 있다는 평균물가안정 목표제를 명시하고, 최대고용 달성 시점까지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기조를 분명히 했다.
코로나 경기침체 영향 2023년까지 제로금리 유지
연준은 지난 9월 16일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통화정책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0.00~0.25% 수준, 즉 제로금리로 동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FOMC 통화정책 성명서에서 “미국 경제 경로는 코로나19 향방에 상당히 의존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은 도전적인 시기에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모든 범위의 정책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목 받은 건 연준이 별도로 공개한 점도표(dot plot)다. 연준은 이를 통해 2023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FOMC 위원 17명 전원은 내년까지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하는데 손을 들었고, 2022년과 2023년의 경우 각각 16명, 13명이 제로금리를 지속해야 한다고 봤다. 연준이 2023년 전망까지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9월의 FOMC 회의는 연준이 8월에 전례가 없는 평균물가목표제(AIT)를 도입하기로 한 이후 처음 열린 회의다. 연준은 이 때문에 성명서에서 기존의 2.0% 인플레이션 목표치 부분을 비교적 큰 폭 수정했다. ‘한동안(for some time)’이라는 문구를 새로 넣어 물가 상승률이 2.0%를 장기간 넘어도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구체적으로 통화정책 목표를 “최대고용과 조화로운 2% 물가 목표 달성” 대신 “최대고용과 장기간에 걸친 2% 물가 달성”으로 바꿨다. 평균 물가상승률과 장기 물가상승률 기대치가 2% 아래일 경우 일정 기간 2%를 넘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상황은 경기회복을 위해 허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물가 상승률이 2%에 근접하거나 이를 넘을 것으로 예상될 경우에도 선제적인 긴축 기조로 돌아서진 않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기조 변화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려면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성명에서 “현재의 보건위기는 경제활동과 고용, 단기 인플레이션에 부담을 주고 중기 경제전망에 상당한 위험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앞으로 몇 달 간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의 보유를 최소한 현재 속도로 늘리겠다고 밝혀 양적 완화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이번 회의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3.7%, 실업률은 7.6%로 각각 예상됐다.
직전인 지난 6월 전망치가 각각 -6.5%, 9.3%임을 감안하면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도 경제 상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파월 연준 의장 “경제 전망 불확실 … 실탄 많다”
제롬 파월 연준(Fed) 의장은 화상 기자회견에서 장기 제로금리 유지를 골자로 한 새로운 정책 방향을 설명하면서 ‘강력한(powerful)’이란 단어를 10차례 사용했다. 그만큼 인위적인 경기부양의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방증이다.
파월 의장은 “경제 회복은 예상했던 것보다는 더 빠르게 진행 중”이라면서도 “전반적인 경제 활동은 코로나19 이전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고 경제 전망은 매우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올해 초 경제 활동과 고용 수준으로 회복하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연준과 함께 의회의 추가 부양책을 촉구했다. 무차별적인 연준의 거시정책에 특정 집단을 타깃으로 한 의회의 재정 지원이 더해져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의회의 추가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받은 후 “추가 부양책 없이는 미국 경제의 특정 분야는 계속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답했다.
파월 의장은 “재정 지원의 세부 사항들은 의회를 위한 것이지 연준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약 1100만명의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실직하고 있고 그 중 상당수는 코로나19 이후 고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 재정 지원은 연준이 보는 경제 회복 조짐의 필수 요인이었다”고도 했다. 경제 전망치 상향 조정의 여러 근거 중 하나로 의회의 재정 부양을 든 것이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정책 실탄이 바닥 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많은 수단들을 갖고 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연준은 많은 대출 프로그램들과 포워드 가이던스 등 할 수 있는 게 많이 남아 있다”며 “그 수단들은 강력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침체의 현주소
회복세를 나타냈던 소비지표의 둔화 조짐이 뚜렷하다. 상무부가 발표한 8월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0.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해 5월 정점을 찍은 후 4개월 연속 둔화됐다.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실업률이 소비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업률은 올 4월 14.7%까지 치솟은 뒤 점차 떨어져 지난달 8.4%를 기록했다. 하지만 2월(3.5%)과 비교하면 여전히 2~3배 높은 수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라진 일자리 중 1200만 개가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파월 의장도 “실업률이 낮아지고 있지만 실제 실업자 중 상당수는 통계에 잡히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는 국내총생산(GDP)에서 3분의 2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지표다. 소비가 살아나야 경제가 조기 정상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미시간대가 산출하는 소비자태도지수 역시 8월 74.1(1966년 12월=100)에 그쳤다. 7월(72.5)보다는 높아졌지만 6월 기록(78.1)을 크게 밑돌았다. 리처드 커틴 미시간대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지원이 없으면 소비지표가 더 악화할 것이란 뜻”이라고 설명했다.
Fed가 발표한 8월 산업생산 역시 0.4%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7월(3.5% 증가)은 물론 시장 기대치(1.0%)에도 못 미쳤다. 경제 봉쇄령이 아직 완전히 풀리지 않고 있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도는 주택시장과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실물 경제를 떠받쳐야 할 경기부양 자금이 자산시장의 거품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택건설업협회(NAHB)에 따르면 9월 주택시장지수는 83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4월에 40까지 곤두박질쳤던 이 지수는 6월 58, 7월 72, 8월 78 등으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 지수가 50을 넘으면 주택 관련 체감경기가 좋다는 의미다. 주택 판매는 실제로 급증세다. 상무부가 최근 발표한 7월 신축 주택 판매량은 총 90만1000채로, 작년 동기 대비 36.3% 급증했다. 판매량만 봐도 2006년 이후 최대 규모다. 6월 4.7개월치였던 주택 재고는 한 달 만에 4개월치로 감소했다. 신축 주택의 평균 가격은 매달 역대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다우와 S&P500, 나스닥 등 뉴욕증시 3대 지수도 조정국면을 거치고도 있지만 주식시장은 여전히 뜨겁다. 코로나19 백신조차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자산시장에만 시중 자금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올 2분기 -31.7%(연율 기준)를 기록했던 경제성장률은 3분기엔 큰 폭으로 반등할 게 확실시된다. 기저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3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0.0%에서 35.0%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회복하는 데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세계적인 경제 봉쇄의 후유증이 단기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점에서다.
대니얼 바크먼 딜로이트 선임매니저는 9월 14일 발간한 미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추가 부양책 협상이 결렬되고 백신 출시가 늦어지면 미 경제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FOMC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연준의 연방준비위원회의 이사 7명, 연방은행 총재 중 5명이 1년 교대로 위원이 되어 총 12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단기금융정책의 목표를 결정하거나 공개시장조작의 방침 결정 등의 기능을 한다.
이 위원회의 결정은 미국의 경기를 예측하는 데 중요하다. 정례회합은 1년에 8회, 워싱턴의 FRB본부에서 개최된다. 연간 8회의 스케줄은 매년 3월 혹은 4월의 회합에서 결정하고, 정세급변에는 임시회합이나 전화에 의한 상담으로 대응하고 있다.
머니트렌드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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