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살았던 세상과는 전혀 딴판인 지금 우리 아이들이 사는 세상, 요즘 아이들은 디지털 세대라 한다.
사이버 세상에 상주하면서 소셜 미디어 속 자존감, 멀티 태스킹으로 전하되는 능력, 게임으로 단절되는 인간관계, 요즘 우리 아이들이 겪고 있는 문제다. 커먼 센스 미디어(Common Sense Media)에서 2019년에 실시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전체 아이들 절반 이상이 11세가 되기 전에 스마트폰을 개통했으며, 12세가 이하 아이들의 2/3 이상이 스마트 폰을 개통했다. 심지어 11세보다 더 어린 나이에 많은 아이들이 첫 휴대전화를 가지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부모들이 아이에게 첫 휴대전화를 사줘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뉴 햄프셔 대학(University of New Hampshire)의 법률 기술 조교수(associate professor of legal skills)이자 하버드 법대(Harvard Law)의 초빙강사(a visiting lecturer)로 활동 중인 리아 플런켓(Leah Plunkett)에게 그녀의 생각을 들어 봤다.
플런켓 교수는 부모들이 언제 자녀에게 휴대전화나 다른 스마트 기기를 사줘야 하는지 고민할 때 당면하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단순히 부모가 자신들이 어렸을 때에는 이런 같은 경험을 해보지 못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삶의 많은 다른 영역에서, 부모가 된 많은 사람들은 스포츠 팀을 만들지 않았던 과거나 초대를 받아 친구의 집에서 슬립오버를 해보지 않았던 때를 떠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부모들은 어린 시절에 이러한 기기를 다루며 살아가는 경험을 똑같이 해보지 못했다. 이러한 것들이 요즘 아이들은 알지만 어른들은 모르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른들은 어렸을 때부터 기기를 사용해 온 삶의 경험에 대한 신뢰성이나 수용성이 부족하다. 또한 지금 어른이 되어서야 디지털 기기를 접하고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디지털 기기에 대한 이해가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부모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이에 대한 몇 가지 팁을 확인해보자.
▶ 아이와 프라이버시에 대한 정보 나누기
플런켓 교수는 “프라이버시를 염두하고 볼 때, 부모들이 아이에게 휴대전화를 주면서 가장 첫 번째로 중요하게 설명해줘야 하는 점은 셀룰러나 와이파이가 연결되어 있는 기기는 아이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도 개인 정보를 수집한다는 것을 연령에 맞게 설명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데이터와 연결되어 있는 기기에서 입력하는 모든 정보는 아이들이 공유한 사람들에게만 공유가 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향으로도 새어 나갈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이 어릴 때에는 모든 것을 자세하게 설명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아이들이 좀 더 컸을 때는 프라이버시의 의미와 다른 사람들이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좀 더 이해할 수 있으므로 관련 사항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하게 대화를 나누어야 할 것이다.
▶ 자료 조사 미리 하기
플런켓 교수는 부모 자신과 아이들을 위해 디지털 라이프에 대해 생각해보기 좋은 시작점으로 부모들에게 ‘커먼 센스 미디어 웹사이트’를 추천했다.
이 사이트에는 연령에 따른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이해와 스크린 타임 규칙을 정하는 팁 등과 같은 휴대전화에 관련된 정보를 다루고 있다.
또한 부모들이 질문을 올리면 다른 부모들이 답을 해줄 수 있는 곳도 있어 개인 정보 보호, 비밀번호 관리 권장 사항과 금지 사항 등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아울러 휴대전화에 대한 학교 방침을 확인하여 자녀가 학교 방침을 숙지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플런켓 교수는 “부모가 휴대전화나 기기의 설명서 혹은 사용자 가이드를 훑어보는 것이 좋다”면서 아이와 함께 해보는 것을 권장했다. 그는 “부모가 아이들에게 휴대전화나 기기를 사주고 함께 앉아 설명서 전체를 아이와 함께 읽어보는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품을 이해하기 위해 웹사이트를 방문하거나 미리 설명서를 읽어봐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겠지만, 실제로 기기가 어떻게 작동되는지 아이와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전문가 과정을 수료해야 할 정도로 기계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여러 앱과 프로그램들, 설정과 기기에 대해 부모가 알게 된 점을 아이에게 알려주면 된다”고 설명했다.
▶ 다른 부모들의 조언 얻기
요즘 아이들은 어느 때보다도 더욱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여 친구들, 할머니와 할아버지에서부터 선생님과 코치 선생님에게도 연락을 하고 안부를 물으며 지내는 상황이다. 아이들과 기기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는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테크놀로지를 통해 배울 수 있는 행동 발달에 모범이 되거나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런 점들을 더욱 유념해야 한다. 또한 다른 부모들에게 아이들의 휴대전화를 어떻게 설정했는지 물어보는 것도 중요하다.
플런켓 교수는 “예를 들어 자녀에게 기기를 주고 난 뒤에 다른 부모들에게 ‘보통 아이들이 기기로 어떤 것을 할 수 있도록 하는가’ 등의 질문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이를 통해서 부모가 아이들에게 어떤 점을 기대하는지 등을 아이가 의식하도록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지금은 예전의 일반적이었던 삶과는 다른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부모가 여전히 서로 간에 소통하고 있다는 점을 아이들이 인지하는 것은 중요하다.
▶ 기기와 성능 결정하기
자녀에게 첫 휴대전화를 사주기에 적절한 시기라고 판단한다면, 개인 정보 보호를 우선순위로 두는데 효과적인 한 가지 방법을 알아 두자. 플런켓 교수는 “아이들의 첫 휴대전화를 사주고 싶다면 기기는 가능한 한 단순한 것으로 선택하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