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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경제전망] 미국 경제, 연착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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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난 80년 동안 경기 침체를 초래하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상당 수준으로 끌어내리는데 성공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고도 연착륙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이 들리고 있다.
미 경제는 2021년에 코로나 팬데믹 충격에서 벗어나면서 큰 폭으로 반등했고 지난해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최고 9.1%까지 뛰어 올랐다. 이에 연준은 금리를 제로(0%) 수준에서 현재의 5.25~5.5%로 대폭 끌어 올렸고 경기침체의 어두운 전망이 이곳저곳에서 들려왔다.
경제전문매체 월스트릿저널은 정기적으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경기 전망을 조사한다. 6개월 전만 해도 미 경제가 12개월 내에 침체에 빠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런데 지난 10월 조사에서는 경기 침체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주류를 이뤘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인 낸시 밴든 하우튼은 WSJ에 “우리가 지금 예상하는 것은 소프트랜딩(soft landing.연착륙)”이라며 “우리는 경제가 상당히 약화될 것으로 전망하지만 전면적인 위축은 피해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RSM U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조셉 브루수엘라스도 “소프트랜딩의 확실한 신호를 찾고 있다면 CPI 내부의 디스인플레이션 추세가 올초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경제가 훨씬 더 탄력적임을 증명하는 분명한 신호”라고 밝혔다.
지난 10월 CPI의 연율 상승률은 3.2%로 낮아졌다. 특히 기저(근원, 핵심) 인플레이션은 올해 6~10월 5개월 동안 연평균 2.8%를 기록해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 2%에 근접했다. 올해 1~5월 기록했던 연평균 5.1%보다 크게 낮아졌다. 플레이션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동안 미국의 고용은 계속 늘어났고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는 확실한 신호도 없었다.
➜ 노 랜딩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노 랜딩(no landing)’을 예상했다. ‘노 랜딩’이란 경제 성장이 너무 강해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까지 떨어지지 않는 경우를 뜻한다. 이로 인해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해질 수 있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표한 34명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4분기 설문조사 결과 경제는 4분기에 연율 1.3% 정도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3개월 전에 조사한 예상치(1.2%)보다 높아졌다. 필라델피아의 전문가 조사는 미국 거시경제 전망에 관한 분기별 조사로, 1968년 시작돼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는 ‘노 랜딩’ 관측이 주류가 된 것이란 분석이다. 마켓워치는 “코로나19 여파 이후 세계 경제가 지배력을 잃고 폭주한 2022년엔 경기 침체 두려움이 줄어들었고, 올해는 대부분 경착륙(경기 침체)이 언제 시작될지를 우려하며 보냈다”며 “그러나 내년 전망에 대해서는 ‘경제가 반드시 착륙해야만 하는가’라는 새로운 관점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연평균 기준으로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올해 2.4% 성장하고, 내년에는 1.7% 성장으로 소폭 둔화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역시 이전 예상치보다 0.3~0.4%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마이너스 성장 위험의 확률을 31.8%로, 이전 수치인 34.4%보다 낮췄다.
전문가들은 올해 4분기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3% 정도가 될 것으로 봤다. 이전 예상치인 2.9% 증가보다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또 4분기의 주요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도 전년 대비 2.9%로, 이전의 2.8%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 식어가는 소비…늘어나는 실업
아직 보장된 시나리오는 없다. 물가상승률이 연준의 목표치인 2%에 도달하지 못해 연준이 섣불리 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에서 그간 지연된 금리 인상의 효과가 갑자기 드러날 수도 있다.
지금까지 미국 경제를 지탱해온 기둥은 소비자 지출이다, 하지만 소비자 지출도 식고 있는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0월 소매판매가 전월비 0.1% 줄어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다만 이코노미스트들이 전망했던 0.3% 감소에 비해서는 선방해 미국의 소비 흐름은 여전히 생각보다 탄력적이었다.
소비자 지출은 올 3분기에 연율 4%의 증가세를 보였는데 이는 코로나 팬데믹 때 쌓아둔 저축 덕분이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저축률은 지난 5월 5.3%에서 9월에는 3.4%로 떨어졌다.
전미소매협회(NRF)는 올해 연말 쇼핑 시즌인 11~12월 소비자 지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5.4%나 2021년 12.7%의 증가율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미국의 실업률은 지난 10월에 여전히 3.9%로 낮았지만 지난 4월 3.4%보다는 0.5%포인트 상승했다. 이 같은 실업률 상승은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 전에 나타나는 신호로 해석된다.
신규 주간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실업수당을 받고 있는 전체 실업자들의 숫자는 지난 10월21일까지 7주일 연속 증가하며 160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월 이후 최고치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새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노무라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제레미 슈워츠는 높아진 금리로 기업과 가계가 예상치 못한 충격에 더 많이 노출되면서 경제가 침체에 빠질 위험은 여전하다고 밝혔다.
➜ 2024년, 금리인하 시작된다
연준은 12월 12~13일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회의를 갖는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3월부터 11회 인상을 통해 5.25~5.5%까지 상승한 상태다. 근원 CPI를 포함한 미국의 10월 CPI가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연준이 연내 추가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투자은행 가운데 UBS는 미국 경제가 내년 2분기부터 침체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연준이 현재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UBS는 연준이 금리를 내년 3월부터 인하해 내년 말 2.5~2.75%로 총 2.75%포인트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FOMC는 1년에 8번 열리고 3월부터 금리를 인하하면 연말까지 총 7번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하면 4번은 금리를 0.5%포인트씩 낮춘다는 공격적인 전망이다.
모간스탠리는 연준이 금리를 내년 6월부터 4번에 걸쳐 총 1%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내년 말 금리는 4.25~4.5%가 된다. 2025년에는 금리를 더 공격적으로 낮춰 2005년말에는 금리를 2.25~2.5%까지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하기 때문에 연준이 내년 4분기나 돼야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4분기에 금리를 한 번 0.25%포인트 인하하고 2025년에도 한 분기에 한 번씩 총 4번 금리를 내려 내후년 말까지 4~4.25%까지만 낮출 것이란 전망이다.
투자은행들의 내년 금리 인하 전망은 경기 침체에 대한 전망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UBS는 내년에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으로 보는 반면 골드만삭스는 향후 12개월 내에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은 역사적 평균인 15%에 불과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 10월 소매판매는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전월비 감소하며 경제는 확실히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연준은 경제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고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끝났다고 선언했다가 인플레이션이 다시 튀어 올랐던 1970년대의 실수를 반복하는 것을 가장 경계한다.
인플레이션을 확실히 잡으면서 경제는 침체에 빠지지 않도록 어려운 균형을 잡아야 하는 상황에서 연준은 여전히 인플레이션 통제에 더 무게 중심을 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내년에 4번의 금리 인하라는 금리 선물시장의 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뀌거나 UBS가 예상하듯 경제가 다소 큰 폭의 침체에 빠지거나 어떤 쪽이든 증시가 원치 않는 상황이 닥칠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리빙트렌드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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