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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LA 산불 그리고 기후 변화가 가져올 주택 시장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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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최악의 산불로 LA 중산층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수십 년간 축적한 재산과 삶의 터전이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해버렸고, 비교적 저렴했던 시기에 주택을 구입하며 미래를 꿈꿨던 중산층 시민들은 이제 재건의 희망조차 불투명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산불은 초호화 주택이 밀집한 지역뿐만 아니라 교사, 간호사, 배관공 등 일반 중산층이 거주하던 지역까지 삼켜버렸다”면서 “이들 중 다수는 수십 년 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집을 구입해 자산을 축적해왔지만, 이제 그 재산의 대부분을 잃었다”고 전했다.
LA 산불과 주택 시장의 변화
LA 지역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산불은 주택 시장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번 산불로 인해 1만2000채 이상의 건물이 파괴되거나 손상됐으며, 특히 알타데나와 퍼시픽 팰리세이즈 등 중산층과 초부유층이 거주하던 지역의 피해가 컸다. 이로 인해 피해 지역 내 주택 가격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지만, 반대로 인근 안전한 지역에서는 주택 수요 증가로 인해 가격이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편, 산불 이전에도 심각한 주택난을 겪고 있던 캘리포니아는 이번 산불로 인해 주택 부족 문제가 더욱 심화됐다. LA 지역의 평균 임대료는 이미 전국 평균보다 33% 높았으며, 이번 산불로 인해 1만5000가구 이상이 집을 잃으면서 임대 시장은 더욱 치열해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월 임대료가 2만5000달러에서 4만 달러까지 치솟았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산불로 인해 해당 지역 임대료가 6% 이상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또한, 보험 문제가 재건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내 많은 보험사들이 최근 잦아진 산불로 인해 주택 보험 판매를 중단하거나 갱신을 거부하고 있다.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집을 잃은 조시 파픽(77)은 “보험으로 80만 달러를 받는다고 해도 이 지역에서 집을 다시 짓기엔 충분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은 피해 지역 재건을 돕기 위해 일부 건축 규제를 완화하는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장기적으로는 주택 공급 확대와 보험 시장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후 변화로 인한 해변 고급 주택 시장의 위기
LA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해안 지역의 고급 주택 시장이 위기에 처하고 있다.
매사추세츠주 케이프코드 만의 해변 절벽 위에 자리 잡은 약 550만 달러 저택이 해수면 상승으로 붕괴 위기에 처한 사례는 기후변화가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웰플리트 해변을 내려다보는 모래 절벽 위에 지어진 이 저택은 지반 침식이 진행되면서 구조적 위험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절벽이 연간 약 3.8~5.6 피트씩 침식되고 있으며 이 저택이 3년 안에 붕괴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국립해안관리청은 해안과 웰플리트 항구 지역의 주요 서식지 보호를 이유로 방파제 설치를 거부했으며 이에 따라 일부 고급 주택은 보호 없이 붕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AP통신의 분석에 따르면 근처 팔머스 지역의 해수면은 지난 90년간 11인치 상승했으며, 1995년부터 2024년까지 케이프 코드 주변 해수면 상승 속도는 이전 30년 대비 연간 0.16인치 더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해안 지역 주택 소유자들은 점점 더 많은 보험 문제에 직면하고 있으며 부동산 가치는 하락세를 보인다. 이에 따라 해변 주택 소유자들은 지속적인 재정적 부담을 떠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텍사스로 이주 … 합리적인 대안
이러한 재난과 경제적 부담이 심화되면서 일부 시민들은 캘리포니아를 떠나 더 안정적인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텍사스는 대표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텍사스는 비교적 낮은 주택 가격과 생활비, 그리고 낮은 세금 부담으로 인해 많은 이주민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텍사스는 캘리포니아와 달리 산불, 지진 등의 자연재해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으며, 부동산 시장도 안정적인 편이다. 또한 달라스, 어스틴, 휴스턴 등 주요 도시에서는 IT 및 첨단 산업의 성장이 활발하여 경제적 기회도 충분하다.
최근 수년간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이 텍사스로 이전하면서 일자리도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주택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텍사스로 이주하는 것은 단순히 경제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주택 보험 문제와 지속적인 주거 안정성을 고려할 때 더욱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캘리포니아의 주택난과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이 지속되는 한, 더 많은 사람들이 안전하고 비용 효율적인 대안을 찾아 텍사스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전망과 대책
LA 산불과 기후 변화가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부동산 투자자들과 주택 구매자들은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산불 위험이 높은 지역이나 해안 지역에서의 부동산 거래는 장기적인 리스크를 감안하여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또한, 보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친환경 건축 기술을 도입하거나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재난 방지 정책을 적극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기후 변화가 가져오는 물리적, 경제적 변화에 대응하는 것은 주택 시장에서 필수적인 과제가 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일부 지역의 주택 가격이 오를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안전성과 지속 가능성이 보장되는 지역이 더욱 큰 가치를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부동산 시장은 단순한 위치적 가치가 아니라 재난 대응력과 환경적 지속 가능성을 핵심 요소로 평가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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