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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대법원, 트럼프 ‘출생시민권 제한’ 행정명령 위헌 판결

Written by on June 30, 2026

불법체류자·비자 소지자 자녀 시민권 제한 무산 … 연간 25만 명 이상 영향 예상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출생시민권 제한 행정명령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불법체류자와 일부 합법 체류자의 미국 출생 자녀에게 시민권을 제한하려던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이민 정책은 시행이 불가능하게 됐다.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1월 두 번째 임기 첫날 서명한 행정명령에서 비롯됐다. 해당 행정명령은 부모가 미국에 불법 체류 중이거나 학생비자, 취업비자, 관광비자 등 일시적인 신분으로 체류하는 경우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에게 자동으로 미국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은 이 같은 조치가 미국 수정헌법 제14조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수정헌법 제14조는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귀화한 모든 사람은 미국의 관할권에 속하는 한 미국 시민”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현재 미국법은 외국 외교관의 자녀나 적국 점령군의 자녀 등 극히 제한적인 예외를 제외하고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에게 시민권을 인정하고 있다.

이번 판결은 기존 판례를 재확인한 의미도 갖는다. 앞서 여러 연방 하급심 법원은 트럼프 행정명령이 헌법과 연방법에 위배될 가능성이 높다며 시행을 중단시켰다. 이들 법원은 1898년 연방대법원이 중국 국적 부모 사이에서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의 시민권을 인정한 ‘웡 킴 아크(Wong Kim Ark)’ 판결을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수정헌법 제14조의 ‘미국의 관할권(subject to the jurisdiction)’이라는 표현이 오랫동안 잘못 해석돼 왔다고 주장했다. 불법체류자나 비시민권자의 자녀는 미국의 완전한 관할권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자동으로 시민권을 취득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지난 3월 열린 공개변론에서 보수·진보 성향 대법관들은 모두 이 같은 주장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은 행정부가 외교관 자녀 등 극히 예외적인 사례를 근거로 불법체류자 전체에 적용되는 광범위한 해석을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논리적 비약을 문제 삼았다.

연구기관들은 해당 행정명령이 시행될 경우 매년 미국에서 태어나는 25만 명 이상의 신생아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했다. 또한 시민권 제한 대상에는 불법체류자뿐 아니라 유학생과 취업비자 소지자, 영주권 신청자 등 합법적으로 미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의 자녀도 포함될 예정이어서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판결로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출생시민권’ 원칙은 현행 헌법 해석에 따라 계속 유지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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