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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 ‘강한 성장’과 ‘고용 둔화’의 이중주 불확실성의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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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월스트리트 저널(WSJ)의 분기별 설문조사와 최신 경제 지표들은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견고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고용 시장의 뚜렷한 냉각이라는 심각한 역설이 존재함을 시사한다.
인공지능(AI) 투자 붐, 관세,
지정학적 위험, 그리고 연방준비제도(Fed)의 독립성 논란까지 복합적인 요인들이 뒤섞여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세와 소비의 견인력
경제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이는 10월 WSJ 설문조사에서 3분기 GDP 성장률을 연율 2.5%로 예상했던 것보다 실제 수치가 더 높게 나올 가능성을 시사한다.
실제로 2025년 2분기 미국의 GDP 성장률 확정치는 연율 3.8를 기록하며, 이전 추정치(3.3%)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는 2023년 3분기 이후 가장 강한 성과다.
이러한 강력한 성과는 주로 소비 지출의 상향 수정에 의해 주도되었다. 2분기 개인소비지출(PCE)은 2.5% 상승하며 (이전 추정치 1.6% 대비), 특히 서비스 부문에 대한 지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데이터 센터 및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성장을 촉진하고 주식 시장을 부양하면서, 소비자들의 자산 효과와 심리적 안정감을 통해 소비가 뒷받침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지적재산권 제품 투자가 크게 증가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고용 시장의 급격한 냉각과 기업의 신중한 기조
강력한 GDP 성장세와 달리, 고용 시장은 심상치 않은 냉각 조짐을 보이고 있다. WSJ 설문에서 전문가들이 예상한 월평균 비농업 부문 고용 증가치 약 49,000명은 이미 실제 데이터에서 더욱 극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발표된 8월 비농업 고용은 전월 대비 22,000명 증가에 그쳐, 전문가 예상치(75,000명)를 크게 밑돌았다. 실업률은 7월 4.2%에서 8월 4.3%로 소폭 상승했다.
민간 고용조사업체 ADP 데이터에서도 8월 민간 고용이 54,000명 증가에 그치는 등 고용 시장 위축 증거가 잇따르고 있다. 5월과 6월 고용 수치도 큰 폭으로 하향 수정되면서 노동 시장의 급격한 둔화가 확인되었다.
고용 둔화 배경으로 꼽히는 관세 부과로 인한 기업 비용 상승, 소비자 불안, 그리고 AI 관련 혼란 등이 기업들의 고용 신중론을 부추기고 있다. 기업들은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정규직 대신 비정규직 및 시간제 일자리를 늘리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연방준비제도(Fed)의 독립성 위기와 정책 불확실성
Fed의 제롬 파월 의장은 여전히 높은 평가를 받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인사 개입 시도로 인해 Fed의 독립성 논란이 증폭되며 통화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이사를 해임하고 측근을 후임으로 지명하려는 시도는 112년 연준 역사상 전례 없는 일로,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중대한 제도적 위협이라는 경고가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준 독립성 훼손 시 물가 통제력이 약화되어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폭등하고 경제적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는 주식 시장의 장기적인 우상향 추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파월 의장 후임으로 거론되는 케빈 해싯 전 국가경제위원회 국장이 전문가들의 “최고의 선택”으로 꼽힌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보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지목된 것 또한 정치적 입김이 강화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지속되는 식료품 인플레이션과 소비자 고통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주춤하는 가운데서도 식료품 가격은 여전히 높은 상승세를 보이며 저소득층 소비자들의 가계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8월, 미국의 식품 가격 인플레이션은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하며, 2년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가정 내 식품 가격의 상승(2.7%)이 두드러졌다.
노동부 데이터에 따르면 커피, 갈은 쇠고기 등의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소비자들의 일상적인 지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소비자들은 할인 매장 이용, 쿠폰 사용, 더 작은 포장 사이즈 선택, 그리고 외식 대신 집밥을 선호하는 등 적극적인 소비 절약 행태를 보이고 있다.
대형 은행들의 이중적 시각: ‘경계 속의 낙관’
미국 대형 은행들은 단기적인 경제 건전성을 인정하면서도 잠재적인 리스크에 대한 경고를 늦추지 않고 있다.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은 강한 소비 지출과 기업 투자 증가, 그리고 낮은 소비자 연체율을 근거로 소비자의 건강함을 낙관한다. 이는 이들 은행의 3분기 순이익 증가로도 확인되었다.
반면,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장기적인 경기 순환 주기 부재와 사상 최고가 주식 시장, 그리고 일부 기업의 갑작스러운 파산을 거론하며 “바퀴벌레” 경고를 날렸다. 이는 금융 시스템 내에 눈에 띄지 않는 신용 위험이나 버블이 형성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한 소비자들이 신용카드 잔액을 늘려가며 지출을 유지하는 것은, 소비의 활력이 부채에 의존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취약성을 내포한다.
불확실성 속의 경제
현재 미국 경제는 AI와 소비 주도 성장이라는 밝은 헤드라인과, 급랭하는 고용 시장 및 정치화된 통화 정책 리스크라는 어두운 현실이 공존하는 “불안정한 호황(Uneasy Boom)” 상태에 놓여 있다.
예상보다 강한 성장은 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고용 둔화는 경기 침체(Recession) 우려를 다시 키우는 딜레마를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반된 신호 속에서 단기적 낙관과 장기적 위험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리빙트렌드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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