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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의 시간: AT&T 떠난 뒤, 달라스 다운타운의 미래를 둘러싼 근본적 질문
범죄·주차·노후 빌딩 논란 속 대기업 이탈 … 도심 재도약 해법을 두고 엇갈린 진단
달라스 다운타운이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범죄와 주차 문제, 노후화된 고층 빌딩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며 주요 고용주들이 하나둘 떠나고 있고, 건물주들과 개발업계는 하향 국면을 되돌릴 수 있을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특히 통신 대기업 AT&T의 본사 이전 계획은 도심의 구조적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결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다운타운은 더 이상 허브가 아니다”
40여 년 전 개장한 60층짜리 포스트모던 고층 빌딩, 현재의 Comerica Bank Tower에는 한때 대형 로펌 K&L 게이츠의 전신이 입주해 있었다.
높이 787피트의 이 타워는 오일 재벌과 금융인들이 달라스 스카이라인을 정의하던 시대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지금 이들 빌딩은 절반가량이 비어 있고, 해당 로펌은 지난해 12월 업타운 하우드 디스트릭트의 신축 오피스로 이전했다.
로펌 달라스 오피스의 베스 페트로니오 대표는 “다운타운은 더 이상 법률·비즈니스의 중심이 아니다. 지금의 허브는 업타운”이라고 단언했다. 이 같은 판단은 AT&T의 움직임과 맞물린다. 주차, 공공 안전, ‘새것’의 매력이 세 가지가 대기업의 선택을 바꿨다는 분석이다.
AT&T는 새 글로벌 본사를 플래이노에 건설할 계획이다. 달라스 시내에서 민간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오피스 면적을 쓰는 AT&T의 이탈이 현실화될 경우, 다운타운 오피스 공실률은 33.7%까지 치솟아 미국 주요 도심 중 최고 수준이 될 수 있다는 추산도 나온다.
여기에 Comerica 역시 대형 합병 이후 구조조정 가능성이 거론된다. 합병이 마무리된 뒤에도 “상당한 존재감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도심 잔류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두 회사가 빠질 경우, 다운타운의 ‘1,000명 이상 고용’ 대기업 7곳 중 2곳이 사라진다.
전문가들은 공실의 원인을 구조적으로 본다. DFW 지역의 교외화와 고속도로 확장, 콜린 카운티의 폭발적 인구 증가가 기업 입지를 북쪽으로 이동시켰다. 여기에 도심 치안에 대한 인식도 부담이다. 지난해 여름 대대적 치안 강화 이후 강력범죄 신고는 11%, 비강력범죄는 10% 감소했지만, 차량 절도는 22% 증가했다.
결정타는 ‘나이 든 빌딩’이다. 다운타운 오피스의 절반 가까이가 1980년대에 지어졌다. 파트너스 리얼에스테이트의 스티브 트리올레는 “중앙업무지구(CBD)의 평균 대형 빌딩 연식은 약 45년”이라며 “과거엔 ‘더 크고 더 높은’ 경쟁이었지만, 지금 기업은 수평형 캠퍼스를 원한다”고 진단했다.
달라스 다운타운은 이미 ‘주거화’가 진행 중이다. 지난 15년간 도심 거주 인구는 6,900명에서 1만6,000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노후 오피스를 아파트·호텔로 바꾸는 적응형 재사용(Adaptive Reuse) 프로젝트도 활발하다. 현재까지 약 6,000세대의 주거 유닛과 4,000실의 호텔 객실이 조성됐다.
그러나 이를 해결책으로 보기엔 한계가 분명하다. 트리올레의 분석에 따르면, 상업공간 중 주거 전환이 가능한 비율은 약 3%에 불과하다. “판을 바꿀 ‘게임 체인저’는 아니다”라는 평가다.
◈달라스 초고층 랜드마크 ‘The National’은 결국 차압 수순
달라스 도심의 상징적 초고층 건물 The National은 결국 차압 절차에 들어갔다. 과거 퍼스트 내셔널 뱅크 타워로 불렸던 이 52층 규모의 복합용도 빌딩은 텍사스 최대 역사적 세액공제 딜로서 한때 텍사스 최대 규모의 도심 재생 프로젝트로 주목받았지만, 고금리 환경과 도심 부동산 가치 하락이라는 이중 압박을 이겨내지 못했다.
개발사 토드 인터레스트는 4억6,000만 달러를 투입해 10년간 비어 있던 52층 타워를 복합용도로 되살렸지만, 고금리와 도심 가치 하락 앞에서 결국 대주에게 넘기게 됐다. 대표 숀 토드는 “현재 부채 수준에서 잔여 지분을 회수할 수 없다.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얄 스트리트(Y’all Street)’가 달라스 다운타운을 구할까 …
달라스 다운타운 최대 고용주였던 AT&T가 교외 이전을 공식화하자, 시 지도부가 새로운 ‘구원 투수’로 내세운 키워드는 ‘얄 스트리트(Y’all Street)’이다. 뉴욕 ‘월 스트리트’를 빗댄 이 표현은 텍사스 특히 달라스로 몰려드는 금융권의 확장을 상징한다.
AT&T 이전 소식 직후, 에릭 존슨 달라스 시장은 성명을 통해 “2019년 이후 270억 달러의 신규 개발이 이뤄졌고, 골드만삭스 캠퍼스와 ‘얄 스트리트’ 금융권 성장도 진행 중”이라며 낙관론을 폈다.
하지만 다운타운( I-35·I-30·I-45·우달 로저스 프리웨이로 둘러싸인 구역) 안에서 ‘대형 금융기관의 뚜렷한 신규 투자’로 꼽히는 사례는 많지 않다. 2024년 JPMorgan Chase가 클라이드 워런 파크 인근 아카드 스트리트 오피스를 확장한 것이 대표적이고, 나머지 금융권 대형 움직임은 빅토리파크·업타운 및 그 밖 지역에 더 집중돼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성명에서 언급된 골드만삭스 캠퍼스는 다운타운 서북쪽(페롯 자연과학박물관 인근 노스엔드)에서 추진되는 약 80만 스퀘어피트 규모 개발로, 향후 약 5,000명 수용이 거론된다.
또한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센터 인근에는 캐나다계 금융그룹 스코샤뱅크(Scotiabank)가 1,000개 신규 일자리 창출을 예고하는 등 ‘금융권 확장’의 체감 사례들이 이어진다.
하지만 동시에,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다운타운의 기존 오피스(BOA 플라자) 인력 일부를 클라이드 워런 파크 북측 업타운 권역에서 건설 중인 신축 타워로 옮길 계획이며, NYSE Texas(뉴욕증권거래소의 텍사스 거래소)는 오크론(Old Parkland) 오피스에서 운영을 시작한 것으로 소개된다. 즉 ‘얄 스트리트’의 상징적 사건들이 반드시 다운타운 내부에 고정되는 흐름은 아니라는 뜻이다. 전직 달라스 시 매니저이자 UT 달라스 교수인 테드 베나비데스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단 하나의 거대한 해결탄(몬스터 불릿)’은 없다”며, 다운타운이 앞으로 더 관광 친화적이 되고, 주거 비중을 키우며, ‘비즈니스에만 의존하지 않는’ 형태로 진화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스크립스는 ‘워크-라이브-플레이(work, live, play)’ 일하고, 살고, 즐기는 도시 전략을 언급하며, 다운타운은 ‘워크’는 갖췄지만 ‘라이브’는 확장 중이고, 특히 ‘플레이(머물며 즐길 공간)’가 가장 더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공원·녹지 확충과 예술지구의 강점, 새 컨벤션센터 등이 도움은 되겠지만, 사람들이 “도심에 와서 더 오래 머물고 탐색하게 만드는” 사회적 공간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AT&T의 교외 이전은 달라스 다운타운이 직면한 과제를 다시 드러냈다. 금융권 성장은 분명 새로운 수요와 인재 유입을 만들 수 있는 기회지만, 그것만으로 도심의 공실·안전·노후 인프라·활력 저하를 한 번에 뒤집긴 어렵다. 결국 해답은 산업 다변화, 주거 확대, 관광·문화·여가 콘텐츠 강화, 그리고 도심 내부 및 주변 지역과의 연결성 개선이라는 ‘복합 처방’에 달려 있다는 메시지다. 부동산 파트너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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